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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 번 보려다 자전거로 130km 달린 사건

머슈룸맨 |2010.10.09 18:36
조회 421 |추천 1

 

 

때는 고3 여름방학이었음.

 

원래 고3은 여름방학따윈 없지만 우리학교는 자비로와서 처음 1주일간의 시간이 존재함.
수능전 마지막 방학이라고 힘내자는 의미로 반애들 단체로 계곡 놀러가는것 까지는 좋았음.
근데 돌아오고나서 친구가 무슨 파일을 보내주는거임 X나 쩐다고...

처음 보는 제목이었는데 시드마이어의 문명4 인거임. yoo~~ what the fX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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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 에투에투 아미나~바바 에투에투 아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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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금같은 일주일의 마지막날이 저물고 있는거임......ㄱ-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쾡한 눈으로 문명을 지우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내 뒷통수를 후려쳤음.

 

아, 바다가 보고싶다......

 

왜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나도 모르겠음.

다만 고3여름방학이고 내일부터면 또 학교가서 공부 할 생각에 스위치가 켜진거임

이런게 청춘 아니겠음?? ㅋㅋㅋ
한번 스위치가 발동하면 무조건 고고하는 성격이라 바로 네이버 지도를 검색해봤음.
광진구 성수동 강변에 살고 있었는데 대충 루트가 그려짐. 여기서 가장 가까운게 서해니깐

 

 


강변북로를따라 서쪽으로 쭉~~~가다보면 바다가 보일거란 생각이 들었음!!
한숨쉬지마셈 생각없는게 아니라 결단력이 있는거임 ㅋㅋㅋㅋㅋ

 

그렇게 다음날 아침이 되고 알람도 안맞춰놨는데 폰이 울리는거임.
번호를 보니 담임임.  바로 배터리 뽑아버리고 자전거를 챙기러 내려가는데

 

아 큰일났음...

 

자전거 열쇠가 안보이는거임...

찾아도 안보이길래 한시간정도 부엌칼가지고 자전거줄 끊어보려하다가 12시쯤이 되자 걍 근처 자전거집에 달려갔음. 근데 이상하게 그때부터 어떤 흰색 밴이 날 쫒아오는거임.
걍 방향이 같겠지 하며 자전거 들고 낑낑대며 겨우 도착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툭툭치길래 돌아봤더니....

 

"이봐 학생 우리 경찰인데 자전거 왜훔쳐? 어디학교냐??"

 

으악 씨빫ㅋㅋㅋㅋㅋㅋㅋㅋ
신분증에 빨간줄 그을 뻔 하다가 사정 설명하고 증거 보여가며 겨우겨우 설득성공하고 그 덕에 자전거집 할아버지가 군말없이 자전거줄 끊어주었음. 게다가 서해보러 간다니까 고생하라며 기름칠까지 해주니 이건 거의은혜수준.

 

자 이제 출발인거임!!

 

꼭 자유인이라도 된것처럼 느낌이 너무 좋았음 ㅋㅋ
앞에 자전거타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목숨걸고 쫒아가서 추월하는 재미로 계속 달리는데 끝이 없음 계속 계속 사람이 앞에 있는거임 ㅋㅋ
강변북로에 사람들도 많고 경치도 너무 좋아서 진짜 달릴맛이 나는거임!!
나중에 데이트할일 생기면 여기로 데리고 오리라 꼭 마음먹을 정도로 잘 꾸며놨었음.

 

 

아 근데 빡치는게 너무 긴거임...

 

 

 

 

12시에 출발해서 강변북로만 달리고 있는데 벌써 해가 저편으로 저물어가고 있었음....

 

"아 ㅅㅂ 바다 언제 나오냐"

 

강변북로 근처 편의점에서 김밥 먹으며 불평할때까지만 해도 이 길이 이렇게 험난할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음. 게다가 얼마정도 더 가니까 친절하게 인천공항까지 몇km라고 표지판까지 있길래 진짜 죤나 얼마 안남은줄 알고 있었음...ㅠㅠ 표지판 개시키

 

 

 

불행은 갑작스럽게 찾아왔음...
달리는데 어느순간 길이 없어진거임....
대충 옆에있던 계단위로 올라가보니 뭐?? 행주대교?? 

 

 

 

 

더이상 서쪽으로 전진이 불가능해진거임...
큰일났음 난생처음보는 풍경에 해는 완전히 졌고 도로랑 차밖에 안보이는거임....

폰지식인 #9999인가?? 그걸로 행주대교에서 서해바다 어떻게 가냐고 물어봐도 ㅅㅂ 질문자가 많다는 구라치면서 결국 환불해준다나....

 

그렇게 좌절하고 있을때 갑자기 어떤 오토바이 형님이 근처 삼각 안전지대(?)에 잠깐 오토바이를 멈추는거임!!
진짜 페달 차랑 경주할만큼 밟아서 그형한테 달려갈 수 있었음...

 

"헉...헉...저기 죄송한데요 여기서 바다보러갈려면 어디로 가야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형 레알 당황한듯했음...하긴 왠 미친놈이 ㅋㅋ 여기서 ㅋㅋ 바다를 찾아 ㅋㅋㅋㅋ

그래도 내 진실한 눈빛에 차마 그런 말은 못하고 이 대교를 지나면 김포공항이 나오니까 거기서 다시한번 물어보라는거임. 내가 찬밥 더운밥 가릴때가 아니잖슴 ㅋㅋ
고맙다고 넙죽넙죽 인사하고 다리를 건너려고 딱 다리를 처다보는데....

이건 뭐 차들 속도가 고속도로가 따로 없음....게다가 도로 양 옆에 나무들이 자라서 길막까지하고있으니...ㅋㅋㅋ

 

(제가 찍은 사진 아님)

 

 사진은 나무가 별로 안자랐을때지만 나는 레알 똥줄타며 차가 뜸할대 나무 한칸씩 건너가며 겨우 목숨을 유지하고 다리를 건널 수 있었음.
나 때문에 드라이버님들도 똥줄탔을테지만 이건 정말 어쩔 수 없었음..ㅠ_ㅠ (죄송해요)

그렇게 겨우 다리를 건너고 그 형이 알려주신 방향대로 무작정 달리니 김포공항 표지판이 여럿 보나오고 헤메이지 않고 갈 수 있었음.

 

 

 

 

 

 

 

김포공항에 들어가자 인심좋게 생기신 경비원 할아버지가 웃으며 날 반갑게 맞아주는거임

 

"학생 여기서는 못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땐 뭔소린가 했는데 도착해서 거울보니까 옷이랑 얼굴이랑 수건가 되있어서 가출소년으로 착각하셨나봄 ㅋㅋㅋㅋ

다시 사정 설명하고 울먹이며 영감님..... 바다가.....보고 싶어요.....

정대만삘로 읊어주니까 한참 생각하시더니 갑자기 전화기를 집어드시는거야.
아 돛됬다 하고 도망칠 준비하는데 할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이

 

"어, 여기서 인천가는게 계양으로 돌아가는거 맞지??"

 

그리곤 종이에 친절하게 지도를 그려주시는거임 ㅠ_ㅠ

아, 서로에대한 믿음은 아직 죽지 않았음..ㅠ_ㅠ

할아버지 말씀 잘 들어보니 여기서 부천으로 간 뒤에 계양을 지나 인천공항으로 달려보라는 거였음.

 


이게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루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달린 루트가 아마 이거임.

 

할아버지가 말씀하신대로 달리는데 여태 달린 길과는 다르게 제대로 포장도 안된 도로였음. 게다가 달리다보니 어떤 군부대도 지나친듯함.(이 군부대 뭔지 아시는분 댓글로 알려주세요 ㅠ_ㅠ)
밤이라 차도 사람도 별로 없고 풀은 내키만큼 우거져있고 인도는 울퉁불퉁한데다 좁기까지하면서 귀뚜라미까지 울어대니 힘든것보다 살인자나 탈영자라도 만날까봐(요즘은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움) 죤나 무서웠음 ㅠ_ㅠ


그래도 다행이 길이 맞는지 큰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거임 ㅋㅋ 아마도 부천인듯했음.
아파트는 많은데 불이 하나도 안켜져있어서 완전 유령도시같았음

 

근데 ㅋㅋ 큰일인게 ㅋㅋ 할아버지가 그리다가 빡쳤는지 지도가 부천까지밖에 이어져있지 않앜ㅋㅋㅋ

 

흔한 상점도 없고, 여긴 어디?? 난 누구?? 하면서 좀 쉬고있으니깐 어떤 아져씨가 3륜 바이크를 타고 오는거임!!
역시 하늘은 내편인거임!! 하면서 달려갔는데 뭔가 심상치가 않았음...삼백안이라고 해야하나?? 검은눈동자가 완전 작은거임...ㄷㄷㄷ좀 쫄았지만 용기내서 물어봤음.

"저기, 계양 가려면 어디로 가야해요?"
"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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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그게 다요??"
"ㅇㅇ 절루 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겠음 ㅋㅋ 가야지 저쪽으로 ㅋㅋㅋㅋㅋ 하지만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으로 무작정 달렸더니 나오는건 ㅋㅋ

 

 

길이 없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인도는 막혀있고 그 앞으로 고속도로진입로같은 도로가 가로질러있는거임 ㅋㅋㅋㅋ
대충 사이드가드위로 자전거를 넘기고 한숨을 쉬는데 등뒤로 관광버스하나가 주차되어 있는거임...

진짜 기도했음. 제발 사람느님 계셔주세요 ㅠ_ㅠ


다가가봤더니 정말 운전기사아저씨가 일을 마친듯 음악을 (베토벤 운명이었음ㅋㅋ) 고풍스럽게 감상하고 있는거임 ㅋㅋ
여튼 계양가는 길을 물어보니 역시 관광버스 기사님답게 완벽한 어드바이스를 해주시는거임 ㅋㅋ

근데 여기서부터는 길이 워낙 복잡해서 어떻게 계양까지 가게됬는지 확실하지 않음...

계양에 도착할때쯤 완전 파김치가 되어있었음 ㅠ
그나마 계양은 편의점이 바로 보여서 재빨리 들어가 에너지바처묵처묵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음 ㅠ_ㅠ


그런데 편의점 알바누님이 하는 소리가

"인천?? 일루 쭉~ 가면 산하나 나오는데 그거 넘어가면 인천공항이야^^"


이제는 산을 넘어야하는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사가 완전 지리산 뺨칠정도였음.
먹을때 빼고 처음으로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음..
정상에 올가니 공사중이었는데 이 루트가 맞는지는 모르겠음...


하.지.만.
역시 오르막이 있으니 내리막도 있는거임 ㅋㅋ 진짜 가면서 제일 신났던 순간이었음ㅋㅋ
느낌상으로 한 20분정도 내리막 달린거 같았음 ㅋㅋㅋㅋ

근데 너무 내려가다보니 왠지 느낌이 안좋은거임 그래서 사람이라도 있으면 다시 길을 물어보려고 찾고있는데
마침 빨간불이 되며 앞서가던 하얀벤이 멈추어선거임. 한밤중이고 그 주변엔 아무도 없어서 그차에 다가갔음.
더울때라 그런지 유리창이 내려져있었는데 그 옆으로 다가가 말을 걸었음

 

"저기요"


"으아아아아아ㅏㅇ아아아앙아악!!!!!!!!!!!1"

 

차가 급발진하며 덜컹거리더니 멈추는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음을 참을 수 가 없었음 ㅋㅋㅋ 다행이 운전자님도 어이없었는지 같이 ㅋㅋㅋㅋ 주위에 차도 없겠다 몇마디 나누었음 ㅋㅋㅋㅋ


었쨌든 길은 확실한 거였음. 이대로 쭉가면 드디어 바다가 보이는거임 ㅠ_ㅠ
그렇게 달리고 달리니 드.디.어. 인천공항 톨게이트가 눈앞에 들어왔음 ㅠ_ㅠ

내 승리다 하면서 다가가는데 이건 뭥미?? 레알 빡친듯한 아져씨가 달려오더니

 

"자전거는 이리로 들어오면 안되!!!!!"

 

엌..............일단 내가 생각해도 그게 옳은 말일거같아서 한편으로 자전거를 세운뒤에 물어봤음.

 

"그럼 어떻게하면 바다가 볼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죠?? 저 여태까지 죤내 힘들게 왔는데 ㅠ_ㅠ"

 

그 아저씨는 한참 고민하더니 이 길을 되돌아가서 월미도로 가라는 거임.

바다보러가다가 디스코팡팡하게생긴거임ㅋㅋ

울며 겨자먹기로 되돌아 가는데 정말 막막했음. 예정에 없던 길이라서 정보가 하나도 없던거임.
게다가 주위를 둘러봐도 온통 공장공장공장공장 뿐이고 편의시설은 하나도 없었음.

 

그리고 결국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던거임 ㅠ_ㅠ

 

그냥 표지판이 나오길 바라며 한 20분쯤 달리는데 어떤 흰색 소형 트럭이 내앞에서 유턴을 하는거임

태어날때 이후로 그렇게 소리친적이 없던거같음ㅋㅋ
차가 멈추고 그 안에는 잘생긴 훈남형이 타있는거임,

내가 바다보고싶다고 월미도 가는길 알려달라니까

 

"어...완전 길 잘못들었네. 월미도 이쪽 아니야, 음...일단 타라 자전거 뒤에 싣고"

 

ㅠ_ㅠ 천사가 따로 없었음.
그렇게 길까지 제대로 잡아주고 이대로 쭉 한길로 내려가다가 현대간판 보이면 우회전을 하라고 알려주시는거임.
새로 힘을 얻고 페달을 조카 밟았음 ㅋㅋ 북인천 공업단지라서 그런지 정말 길은 반듯하고 보이는건 공장공장공장공장
그리고 가끔 흑형이랑 아랍형들이 일하고 있는거보니 정말 한국아닌것 같았음. 새로운 한국이었음 ㅋㅋ

길도 일자고해서 야자하는 애들이랑 통화하면서 가니 금방 가는듯했음 ㅋㅋ

 

아 근데 또 빡치는게 갑자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거임....여름이었는데도 레알 추워서 몸이라도 녹일겸 근처 공장에 다가가 율무차를 뽑았는데 ㅅㅂ
ㅅㅂ 뜨거운 물만 나왔음 ㅠㅠ ㅋㅋㅋㅋ

생각해보면 이때가 가장 고비었음 정말 근처 파출소에라도 들어가 자고싶었음 ㅠㅠ
근데 또 못하겟는게 계속 표지판에 북항이니, 만항부두니 계속 바다가 보이는거임...

정말 달리고 또 달렸음 그리고 보이는게

 

 

(내가 찍은건 아님 ㅋㅋ 밤늦게여서 그런지 불 꺼져있었음...)


크... 한밤에 도착해서 바다는 볼 수 없어서 그냥 일단 잠을 자기로하고 다음날 회덮밥을 먹으며 서해 앞바다를 바라볼 수 있었음 ㅠㅠ

 

오후 12시에 출발해서 강변북로, 왕십리(중간에 자전거 망가져서 고치러ㅠ_ㅠ), 행주대교, 김포공항, 부천, 계양, 인천 국제공항 톨게이트, 북인천 공업단지, 북항, 만항부두를 거쳐 새벽2시에 월미도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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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명의 사람들의 도움덕에 살아서 갈 수 있었어요 ㅠ_ㅠ
이렇게 도움을 받아보니깐 마음이 몰캉몰캉해져서 저도 막 도와주고 싶어요 ㅋㅋ

고맙습니다~~

 

젊을때 이런거 한번 하면 좋은 추억이 되는거 같아요 ㅎㅎ

단, 갈때는 준비를 철저히 하고 갑시다 ㅠ_ㅠ 저처럼 개고생하지 마시구 ㅠㅠ

 

간건 이렇게 간거고 돌아올때도 완전 스펙타클했는데 글실력이 없어 우선 여기까지만 ㅠ_ㅠ 사람들이 재미없다고하면 부끄럽잖아요 ㅋㅋ

 

 

행복한 토요일밤되세요~~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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