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타블로에게 진실을 고합니다” 일명 타진요의 열심회원입니다. 이제 악플러 생활을 정산하고 오늘부로 타진요의 활동을 접으려 합니다.
제가 타진요를 알게 된 건 올6월 경이였습니다. 호기심에 들어가 본 타진요의 글을 보기 위해 가입을 했고 글을 읽으면서 타블로에 대한 의혹이 생겼습니다. 여러 글들을 읽으며 타블로를 조롱하는 글들을 올리기도 했고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알바로 몰아 쫒아내기도 했습니다.
저는 여지껏 살아오며 항상 인기가 없는 편이였습니다. 딱히 특기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고 말주변도 없어 남에게 칭찬을 받은 적이 언젠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타진요에서는 제가 조금 더 타블로에게 자극적인 조롱을 할때마다, 나와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더 거세게 비난할 때마다 저의 의견에 동조하고 칭찬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고무되어 하루에 눈을 뜨면 타진요에 접속을 했고 알바를 마치고 집에 오면 방에 들어가 새벽까지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매일매일 하루에 수시간씩 타진요에서 활동하며 점점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늘어났고 어느새 제가 글을 올리면 몇 분안에 칭찬 댓글이 주루룩 달리게 되었습니다. 아마 타진요에서 오래 활동하신 분은 제가 누군지 짐작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네 생각하시는 그 사람이 저 맞습니다. 왓비님에게 까페가 넘어간 후 저는 스텝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혹시나 모를 고소의 위험 때문에 고사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엠비씨 방송을 보며 제가 믿어왔던 “증거”라는 것들이 모두 논파되는 것을 보면서 제가 믿어왔던 타블로에 대한 의혹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에 열심히 활동하시던 회원들이 하나둘씩 사라졌습니다.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고 회원들을 독려하던 왓비님은 까페를 넘기고 물러났고 회원들은 고소장을 받으며 흔들려 갔습니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마약과 같았습니다. 바깥 세상과는 전혀 다른 사이버 상의 저의 지위를 잃을 수 없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마땅한 취직자리를 구하지 못해 빌빌거리는 저에게 사회적 지위가 높은 여러 회원님들이 칭찬해주고 맞장구 쳐주고 우대해 주는 게 너무나 좋았습니다. 사실 타블로의 진실 따위는 이제 중요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런 기회를 준 타블로가 고마울 정도였습니다.
더욱 더 열심히 활동했고 조금이라도 중립적인 글이 올라오면 알바로 몰아서 활동 정지를 유도했습니다. 타진요가 없어진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으니까요. 얼마전 까페가 새로운 주소로 이동하면서 활동 정지 되었던 회원들이 다시 글쓰기가 가능해지면서 반대 여론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회원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귀를 막아야 했습니다. 악을 써가며 사람들을 알바로 몰았습니다. 더욱 더 거세게 타블로를 비난하고 회원들을 독려했습니다. 우리는 대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 세상은 지금 우리를 악플러로 치부하지만 언젠가는 진실을 알아줄 것이다. 우리는 유신의 탄압을 피해 세상의 등불을 밝히는 투사들이다. 엄청난 배후 세력의 비호를 받는 타블로에 맞서 우리는 싸우는 것이다. 더욱더 회원들을 독려했습니다.
어제 하루종일 타진요에서 활동하며 새벽에 컴퓨터를 끄고 누웠습니다. 잠을 청하려 했지만 불안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회원들이 흔들리지 않을까, 제가 자는 동안 누군가 타블로에게 유리한 결정적인 증거를 올리지는 않을까.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잠이 들었습니다. 꿈에서 저는 방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저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짓말쟁이라고 침을 뱉고 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 일기장을 꺼내 놓고 읽으며 킥킥거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저희 부모님 사진을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방에서 뛰쳐나가 문을 열고 나갔는데 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저를 보고 웃고 있었습니다. 제 친구, 형들, 동생들 모두 저를 보며 손가락질하고 있었습니다.
식은 땀을 흘리며 잠에서 깼습니다. 너무나 생생한 기억에 잠에서 깬 후에도 몸서리 쳤습니다.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우며 생각해봤습니다. 타블로에게 너무나도 미안했습니다. 타블로는 하루하루 이런 느낌이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문을 열고 나가니 어머니가 제가 좋아하는 알탕 끓였다고 먹으라고 하십니다. 제가 너무나도 부끄러웠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이런 놈인걸 알까요? 경찰서에서 혹시라도 고소 당했다고 전화 오면 얼마나 놀라실까요.
이제 그만하렵니다. 오늘부로 타진요 탈퇴하고 다시는 가지 않으렵니다. 다시는 갈 수 없도록 이 글도 타진요에 올릴 계획입니다. 어제 까페에 알밥킬X라는 아이디로 활동하시는 분이 올리신 글이 있습니다. 그분도 아이디에서 느껴지다시피 굉장히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이였는데, 지인 중에 스탠포드 나온 분이 있는데 그분이 타블로 스탠포드 나온 거 맞다고 하는거에 충격 받아서 글을 올렸습니다. 지지자도 꽤 많으신 분이였는데 그 글 올리자마자 이사람 수상하다고 하더니 알바라고 강퇴당했습니다.이 글을 올리면 저도 바로 알바로 몰려서 글 삭제 당하고 활동정지 당하겠지요. 오히려 그게 저한테 나은 일일 수도 있습니다.그렇게라도 해야지 타진요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타블로씨에게 진심으로, 정말 진심으로 죽을 죄를 졌다고 사과드리고 싶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지은 죄가 용서가 안되는걸 알지만 그래도 평생 죄송한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앞으로 고생하신만큼 더 행복한 삶을 꾸리시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