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26살 직장女임
일 아주 잘하며 잘먹고 살고 있음
매일 사무실에 처박혀 살아서 답답함이 나의 목을 조름
하지만, 나에게도 6년 전에는 꽃답고 (꽃 중에는 할미꽃도 있음)
파릇파릇한 (바다에서 나는 파래 같은 그런 파릇일수도 있음) 시절에
용돈 좀 벌어보겠다고 아르바이트 세상으로 입문해드림
20살이었지만 나 나름대로 그 시절에는 이왕 일하는거 특별하고
돈이 좀 되는 일을 해보자고 소매를 걷어부치고 독수리의 눈을 하고
어떤 알바가 있을까!!!!!!!!!!!!!!!! 를 외치며 검색한 결과
작은 언니의 소개로 압구정동 (지금은 사라졌고 결혼식장이 들어섰음) 에 소재한
버블티 (그때 당시에는 획기적인 인기를 몰고 있었음) 까페에 일을 하게 됨
위치특성상 연예인 기획사들과 매우 거리가 가까웠음 (모델라인, 엠넷, 싸이더스 등)
까페에 들어서마자 덕지덕지붙은 연예인들 싸인지들을 보면서 에헤라디야
심봤다아아아아 풍악을 울려라 마음속으로 잔치를 벌였지만 아주 태연히
열심히 일해보겠습니다!!! 를 외치며 20살 다운 포부를 당당히 밝혀드림
막상 일을 시작해보니 일반인들보다는 예상대로 연예인들이 더 많이 출몰함
하루에 연예인 한 명 왔으면 우리 알바생들끼리는 오늘은 성적이 저조하다며
투덜투덜댈 정도로 연예인님들이 한 다스씩 출현해드림
알바 첫 날은 김선아씨가 매니저를 대동하고 입장해주심
같은 테이블에 신이(?? 기억이 제대로 안남. 색즉시공 나온 사람)씨도 오심
화면에서 봤던대로 미인이고 목소리가 그야말로 똑같음
목소리 똑같은거 갖고 감탄한걸 보니 난 정말 파래같이 파릇파릇 했음
셋은 딸기 스무디 2잔 바나나 스무디 1잔을 시킴
(잠시 부연 설명으로 우리 까페는 2층 짜리 구조였음
1층에는 주방이 있어서 거기서 모든 음식을 제조, 2층은 그냥 서빙)
흥분한 나는 1층으로 달려가서!!! 김선아씨 주문하신거!!!
제가 갖다 드려도 되요? 네? 네? 네? 알바생 중 내가 가장 어려서
알바 언니들은 그래 이 풋내기야 니가 가라는 식으로 나에게
서빙할 권한을 주심 난 너무 흥분되고 심장이 뛰기 시작함
스무디들과 함께 2층으로 가면서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음
쟁반 위에 올려진 딸기 스무디 두 잔과 바나나 스무디 1잔이
그렇게 영롱하고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음 행복한 알바 잡았다 싶었음
근데 그날 김선아씨 매니저 배가 엄청 고팠나 봄
내가 쟁반에서 내려 놓기도 전에 자기 바나나 스무디를 휙 가져가면서
쟁반의 무게 중심이 안 맞기 시작함
한쪽으로 딸기 스무디 두 마리가 쏠리기 시작함
나의 뇌신경들이 비상사태다 큰일이다 어떻게 해서든 막아라 라고
운동 신경으로 신호를 보내기도 전에
딸기 스무디들은 언니!! 더이상 못 버튀겠어요!!! 라면서
쟁반에서 미끄럼을 타더니 그대로 매니저의 옷으로 흠뻑!!!!!!!!!!!!!!!!!!!!!!
부우우우우우우우운홍빛 얼룩을 만들어 드림
아까의 흥분은 이미 헬기타고 떠나셨고
난 눈물이 고이기 시작함
지금 생각해보면 대체 왜 눈물이 고였는지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어린 마음에 알바 첫 날 큰일 났다 싶어서 눈물이 고였나 봄
눈물을 글썽이고 있으니까 김선아씨가 달래주기 시작함
매니저보고 (진짜 티비에서 나오는 목소리랑 똑같다) 왜 급하게
컵을 받냐고 그러고 매니저 역시 자기가 급했다며 나를 달래주기 시작함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연신 외쳐대며 후다닥 뛰어 내려가서
수건를 들고 올라와서 여어어어얼심히 테이블 주변을 닦아드리면서
알바 첫날은 그렇게 지나감
이것은 그냥 시작의 전주곡에도 불과하지 않음
한재석 에피소드, 배용준 에피소드, 천정명 에피소드, 김수로 에피소드,
그 외에 이름을 밝히구선 쓰면 안될 것 같은 악명높은 여자 연예인 에피소드도 다수 있음
반응이 좋다면 몇 개 더 적어보겠음
스트레스로 인해 잠시라도 현실을 잊기 위해 판에 접속해있는 모오오오든
대한민국 남녀들. 진짜 진짜로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