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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ios, my cozy house.

inane |2010.10.22 02:36
조회 911 |추천 0

2년동안 살면서 정이 많이 들은 집이다.

혼자 살기에는 꽤 큰 평수였고, 채광이 잘되던 2층집.

 

역에서 걸어서 7분거리,

직장이 바로 역 옆이었으니까 집에서 직장까지 겨우 7분거리.

자전거타면 3분에 주파.

 

내 생에 이렇게 출퇴근이 편하기는 처음이었다.

 

집 잘 어질러놓는 나, 쫓아다니면서 치우는 여동생,

처음 집에 들어갈 때 이대 가구거리에 가서 예쁘게 꾸밀 가구도 하나하나 사서 배달시키고,

비어있던 책장은 꽉 차고,

침대이불과 커텐 색상을 맞추고,

싱크대에 시트지를 바르고,

식탁과 신발장에도 여동생이 시트지를 하나하나 공들여 발랐다.

 

그래서 공주방같이 변했던, 처음으로 가졌던 독립된 공간.

동생이 호주에 나가있던 8개월간은 오롯한 나만의 공간이었고,

아주 가끔 친구들을 초대해서 음식을 만들어먹기도 했지만, 퇴근 후 라디오나 음악을 틀어놓고 혼자 책을 읽던.

정말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addios.

방을 내놓으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사가면서 빈방이 되면 정말 눈물이 왈칵 쏟아질것 같아 포스팅을 하기에 이르렀다.

 

안녕.

꿈과, 아늑함과, 핑크빛 기운을, 하나가득 선사하던 내이름으로 된 첫 집.

부모님 호적에서 나와 세대주신고를 하던날 기분이 묘해서 와인을 한병 다 마시고 잤던 기억이 난다.

이젠 내놓은 자식이구나 싶어서.

 

새로 오는 사람도 나처럼 소녀의 감성을 지니고 방을 많이 많이 아껴주면 좋겠다.

내가 아껴준 만큼.

 

새로 가게 될 집은 좀 덜 공주스럽게 꾸며야겠다.

이번에는 무채색의 모던으로 인테리어를 해야지. 어차피 가구는 다 화이트니까.

분홍색과 프로방스 꽃무늬로 수놓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어버렸다.

 

4층짜리 연립주택이었다.

 

현관문에 있던 도어락. 덕분에 안심하고 다닐 수 있었다는.

 

건물 입구.

 

1층계단에 이렇게 자전거를 세워놓았다. 집주인 아저씨가 자신의 자전거를 올려놓고 우리보고 안에 들여놓라고 하셨던 친절함. 언젠가 내 자전거 타이어가 펑크났던날, 아저씨는 나 몰래 아침에 자전거에 바람을 넣어주셨다. 근데 그 정든 자전거는 추석연휴때 도둑을 맞았고, 사진에 남은건 내 동생 자전거.

 

2층으로 올라오면 이렇게 바깥에 문이 있다. 왼쪽은 다른 여자분이 사는집, 오른쪽은 우리집으로 들어가는 복도와 연결되는 2번째 현관문.

 

위의 문을 열면 긴 복도가 나온다. 복도왼쪽엔 보일러실, 우리집은 정면에 위치했던 202호. 오른쪽엔 203호 여자분이 살았다.

 

 

내 방 전경. 왼쪽엔 침대, 그 옆에는 화장대와 전신거울, 작은 책꽃이에 시트지를 붙여 수납공간으로 쓰고, 책장을 들여놓고 장농도 놓았다. 책장앞에 책상을 놓고 노트북을 두었고, 좌식의자를 놓았다.

 

텅텅 빈 채로 책꽃이를 놓았는데, 교보문고 플래티넘회원이 되어버렸다.

 

아끼는 책들과 옷장.  

 

이집에 와서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맨 아래는 전자레인지, 그 위는 컨벡션오븐, 에스프레소머신과 전기밥솥, 그 위에는 난 화분과 믹서기. 공간활용이 절묘하게 됐던 주방용 렌지대.

사실 친구들이 놀러와서 남편만 구하면 되겠다고 뼈아픈 농담을 던지고 갔다.

집에 웬만한 살림살이가 다 갖춰져 있으니.

 

침대 이불과 커텐을 같은 무늬로 맞췄었다. 내가 꼭 끌어안고 자던 티거인형과 미스터도넛 인형.

 

좀 더 넓게 보면 이런모양. 침대 바로 옆에 화장대를 놔서 아로마 향을 종종 켜놓고 자곤 했다.

 

현관쪽 모습. 오른쪽 신발장에 시트지를 붙이고, 왼쪽에 신발 거치대를 또 놓았다. 여자집 아니랄까봐 신발이 많으니까. 현관은 아무리 정돈해도 재활용 쓰레기 모으고, 빨래 건조대 넣고 하니까 어쩔 수 없더라.

오른쪽은 화장실 문. 나랑 동생이 모두 좋아하는 깜찍이 연아가 두팔벌리고 욕실갈 때마다 반겨준다.

인형들이 올망졸망 있던 저 선반은 원래 있던것. 그 밑에는 옷걸이에 나무집게를 연결해서 목걸이를 수납했던 나만의 목걸이 거치대이다.

 

클림트를 좋아해서 꽤 비싼 금액을 주고 카피 그림을 사서 걸어두었다. 현관 들어오자마자 이 그림이 보인다. 저 신발거치대가 없을 땐 더 그림이 잘 눈에 띄었는데, 신발장때문에 약간 안타까운 모습.

 

동생이 자기가 공들여 시트지 붙였다고 꼭 사진으로 남기라고 했다. 원래 브라운색의 칙칙한 신발장에 시트지 붙이고, 그 위에 신발과 장바구니, 그외 것들을 수납했다. 

 

주방의 모습. 의자에는 의자커버를 씌워주었고, 분리형 청소기 거치대도 직접 달았다. 식탁 위의 도트무늬 핑크 수납장은 동생의 아이디어. 그 위에 무선주전자와 소형믹서기, 영양제등을 수납할 수 있다.

 

주방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본 모습. 밥도 잘 해먹었고, 베이킹도하고, 뭐 웬만한 요리는 다 할 수 있었다. 왜 아줌마들이 큰 주방에 열광하는지 절절히 느꼈던 한해. 주방이 커야 요리하기가 편하고 좋구나라는것을 깨달았다. 냉장고에는 동생이 시트지를 붙였고, 그위에 철지난 옷들을 수납했다.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미니 키티상은 방에서 뭔가 먹을때 매우 요긴하게 쓰였음.

 

싱크대 찬장도 다 하나하나 시트지 붙인것이다. 아이보리 시트지를 붙이고, 그 위에 다른 무늬의 데코시트도 사다가 붙였다.

 

식탁과 수납장만 보면 이런 모습이다. 벽시계는 코스트코에서 10500원에 특템했었다. 식탁은 원래 초록색 벽돌무늬였는데, 식탁도 동생이 시트지 사다가 다 붙였다. 

 

 선반위에 올라가있는 돼지 저금통과 인형들.

 

책장과 옷장만 따로 빼면 이런 모습. 옷장위에 상자가 들어갈 공간이 남아서 여행가방과 상자들을 넣어두었다.

 

책장과 화장대만 떼면 이런모습. 책장 위에는 JVC오디오 스피커가 딱 들어간다. 접지식 오디오라서 내가 올리고 내가 연결하느라 한 1시간 끙끙댔던 기억이.

 

다시 방 전경.

 

3일에 한번 정도 세탁기를 돌려서 빨래 건조대는 주방에 놓거나 아니면 화장실 앞에 놓곤했다.

 

다른각도에서 본 책장, 옷장, 냉장고. 방이 완전한 사각형이 아닌 한쪽 벽이 깎인 모양이다. 그래서 가구놓기가 참 좋았다.

 

욕실 커튼속에 숨어있던 드럼세탁기.

 

변기위에도 색깔 맞춰서 예쁜 변기시트를 씌워주었다.

 

욕실은 그냥 깨끗하게 썼음. 비누거치대와 칫솔꽂이가 키티라는것만 빼면.

 

침대쪽에서 본 방 전경.

 

옷장옆에 붙어있는 냉장고. 혼자나 둘이서 살기에는 저 냉장고면 충분한듯 했는데 와인을 사모으기시작하자 또 냉장고욕심도 나더라.

 

좀 흔들리긴 했지만 내 보물1호 책장. 이사가기전에 책벼룩을 하고 갈까 생각중이다. 본책은 반값으로 팔고 또 다른책을 사야할까.

 

책장과 화장대.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는 절판된 책을 어렵게 구했다. 사실 안읽은 책들도 꽤 된다. JVC오디오는 아이팟 충전과 도킹이 되서 나에게 선물준다 생각하고 질렀다. 일부러 방에 TV는 놓치 않았고, 한전에 전화해서 TV수신료도 뺐다. TV없이 살아버릇한지 오래 됐더니,나는 TV소리가 거슬린다. 그냥 음악이 나오는 조용한 방이 좋다.

 

오디오 옆에는 귀걸이 거치대, 전신경에 비친 어질러진 방.

 

원래 한쪽 벽면이 완전 창문이다. 옷이 하도 많아서 전에 살던 주인이 쓰던 블라인드 장을 다시 조립해서 놓고 옷을 수납하고 철지난 옷은 정리해서 위에다 올려두었다. 옆에는 이마트에서 득템한 초대형 미피쿠션.

  

화장대 위에는 향수들과 나와 내 동생의 사진을 걸어두었다.

 

원래 화장대는 정리 안하는 성격.

 

잘 때 마다 침대에 누우면 우리가족사진이 보인다. 자기전에 엄아아빠얼굴, 내얼굴, 동생얼굴 다 보고잘 수 있다. 

 

욕실 옆의 선반. 위에는 인형 모아놓고, 아래에는 목걸이를 진열해놓았다. 롱네크리스들을 옷걸이에 나무집게로 하나하나 집어서 걸어놓으면 찾아 쓸때도, 정리할 때도 좋다.

 

이렇게 하나하나 정리하니 더 안타깝구나.

 

부디 좋은 주인이 와서 더 예쁘게 꾸며주기를.

실평수가 13평이 나오기 때문에, 가구를 다 빼면 정말 넓은 공간이다. 6명의 친구가 놀러와서 다 넓게 자고갔을정도의 공간이었다.

3중으로 문이 잠기기 때문에 위험하지도 않고,

큰길가.

편리한 교통.

목동 곳곳의 맛집도 다탐방하고.

 

하여튼 참 정이 많이든 그곳.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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