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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슈퍼스타K 연결짓기

 

 

허각, 존박, 장재인 빅3 중에 장재인이 탈락했다.

그동안 장재인이 온라인 투표에서 한번도 빼먹지 않고

1위를 달렸던 것을 감안하면 그녀의 탈락은 그녀의 지지자들에게는

듣고도 믿을 수 없는, 재앙과도 같은 소식이었을 게다.

 

나는 여기서 심심풀이 땅콩 식으로 정치인과 슈퍼스타 K를

연결지어 생각해보려 한다. 재미있고 발랄한 또다른 해석은 환영

하지만 괜히 죽자고 달려드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1) 장재인=박근혜?

 

장재인은 애초부터 고정 팬이 명확했다. 윤종신은 그걸 비주류 음

악이라고 표현했는데 아이돌이 장악한 공중파 TV 기준으로 분명

장재인의 음악은 비주류다. 그렇지만 음악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장재인이 부르고 추구했던 음악은 저변이 넓었다. 장재인은 20세

밖에 되지 않은 여자였지만 통기타를 어깨에 매고, 이은미나 장필

순에게서나 우러나올법한 아우라를 선사했다. 그래서 그녀는 애

초부터 강한 고정팬을 갖게 되었고 그것은 계속적으로 유지되었다.

 

11명의 슈퍼위크와 같은 상황에서 그녀의 고정표는 두드러진다.

그렇지만 하나둘 탈락하면서 탈락자에게 문자를 보냈던 이들은

새로운 사람을 찾게 된다. 그렇지만 그들의 선택지에 장재인이라는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장재인으로부터 나오는 '뮤지션' 느낌이

강승윤과 같은 아이돌 타입의 가수를 지지하는 이들에게는 불편

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기존 탈락자를 응원했던 이들이 모두 아

이돌을 지지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아이돌과의 후보들이 탈락한

가운데 그들을 지지했던 문자들이 장재인에게 돌아가기에는 둘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컸다.

 

여기서 나는 박근혜를 발견한다. 물론 박근혜와 장재인은 어떠한

연관관계도 없다. 나는 다만 둘이 처한 상황을 보려는 것이다. 박근

혜가 대구경북과 보수층, 60대 이상으로부터 굳건한 지지를 받으며

30%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과 장재인의 상황은 다르지 않다. 그

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박근혜를 지지할 것이며 그 지지의 강도

는 무척이나 강하다. 그렇지만 박근혜는 그 이상을 결코 치고 올라

가지 못한다. 장재인이 아이돌이 될 수 없듯, 박근혜 역시 정체성을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선거에서 다자구도가 의미가 없는 것처럼, 장재인의 패배도 여기

에서 기인한다. 선거에서는 1등을 두들겨맞아 결국에는 이길 수 없

다는 속설이 있는데 장기간 1등을 해온 장재인도 마찬가지였다.

11명이 백가쟁명할 떄와 3인이 겨루었을 때의 득표율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장재인의 표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찬가

지로 30%의 지지율을 받는 박근혜는 양자구도가 될지라도 지지율

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다.

 

(2) 허각=노무현, 존박=이회창?

 

공정사회가 이슈다. 그만큼 특권과 반칙이 지배하는 사회이기에

너무도 당연한 정의, 공정이라는 단어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는

것이다. 그런데 일종의 예능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에서도 공정사

회 어쩌구 하는 단어가 들어서기 시작한다. 이것은 결승을 다툴

허각과 존박이 가진 극명한 상대성 때문이다.

 

허각은 중졸의 수리공이다. 키는 작고 집안도 보잘 것 없다. 반면

존박은 미국의 명문대를 다니는 엄친아다. 외모도 수려하고 집안

도 괜찮다. 게다가 미국인이다.

 

이 극명한 대비 속에서 허각을 응원하는 사람은 물론 외피적으로는

그의 탁월한 노래 솜씨를 말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공정사회의

구현을 이야기한다. 허각은 그간 온라인 문자투표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심사위원 투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도 허

각은 매번 똥줄을 태워야 했다. 반면 존박은 몇차례 위기를 겪었지

만 끈질기게 살아남았고 날이 갈수록 노래솜씨도 좋아진다는 평가

를 받았다.

 

허각에게 공정사회의 외피를 둘러씌우는 것은 잘 사는 집안 자식이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반면, 못 사는 집 자식이 공부도 못하고

성격까지 더러운 거지같은 이 세상에 대한 일종의 시위다. 그런 이

들에게 허각의 우승은 정의사회구현에 한발자국 나가는 것이다.

없는 사람, 못배운 사람, 작은 사람도 이길 수 있는 그런 꿈을 허각

과 비슷한 사람들은 꾼다. 존박과 같이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 사

람이 우승을 하며 모든 것을 거머쥘 때 허각의 지지자들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담배를 입에 물 것이다.

 

그것은 노무현과 이회창의 대결을 연상케 한다. 특권과 반칙을 용

납치 않고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고졸 출신 노무현과 모든 걸

다 가지고도 모자라 대통령까지 하겠다고 나선 대법관 출신의 이회

창. 이회창은 매번 앞서갔다. 반면 노무현은 바람 잘 날 없이 힘겨

운 날을 버티며 자신의 진가를 국민들이 알아주기만을 바랬다.

 

노사모가 투표 당일까지 주위 사람들에게 투표 독려 문자를 보며

마음을 졸인 것처럼 허각의 지지자들은 정의가 살아있다면 허각을

지지하자며 문자를 독려한다. 존박의 지지자들이 상대적으로 여유

로운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슈퍼스타 K는 CJ라는 대기업이 운

영하는 무대이고, 투표결과가 100% 명백하게 공개되지 않는 시스

템이다. 노무현과 같은 허각이 이회창과 같은 존박을 이길 수 있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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