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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정도면 충분히 임산부 처럼 산다나? 그거 조금하고 뭐가 힘드냐고..

hohomom |2010.10.24 09:04
조회 1,106 |추천 3

어디 하소연할데도 없고 해서 글 올려봅니다.

 

임신한 분들 다 겪는 일일텐데 왜이렇게 서러운지.

 

어제 후배 결혼식에 남편과 3살먹은 딸 그리고 임신 7개월 반인 저 이렇게 셋이 가는 길이었습니다.

 

임신 중 호르몬 변화인지 자꾸 깜빡하는 기억력 때문에 청첩장을 안 갖고 나온게 화근이었어여.

 

대충 위치는 알고 있었는데, 남편이 식장 근처에 와서는 자기 네비를 검색해 달래서 조작하는데 차도 움직이고 배도 부른터라 손 위치가 내 맘대로 안되는 거예요. 그래서 버튼 두개를 잘못 조작했더만..

 

남편이 짜증이 났는지 청첩장도 안챙겨왔냐며, 너 뭐 챙기는거 보면 답답하다고 하는거예요.

 

외출시 남편은 자기 몸 하나 챙기는데만 40분이상 걸리는 사람이예요. 저는 아이 챙기랴, 아이 물품 챙기랴, 저 챙기랴 화장도 못하고 나오기 일쑤인데 말이예요.

 

그래서 제가, 내가 챙길게 많아 그런지 빼먹은거다. 라고 했더만..

 

갑자기 흥분하며, 너 충분히 임산부 처럼 살거든? 집안일 조금 한단다고 뭐가 힘드냐? 막 그러는거예요.

 

순간 너무 화가 났어요.

일단, 제가 임신해서 못 챙긴거라고 말한적이 없는데 그런 말이 툭 튀어나온걸로 보아, 평소 제게 불만을 갖고 있었던 거 같았지요.

 

그래서 제가, 뭘 임산부처럼 살아? 내가 지금 임산부라서 못했다고 했어? 갑자기 그 소린 왜 해?

그랬더니 남편 왈, 할 소리 했다! 하는거예요.

 

여자분들 알겠지만, 집안일이 어디 티가 나나요?

남들보다 배가 두배는 커서 힘들지만, 2일에 한번씩 꼭 청소기에 물수건질 하고, 일주일에 한번은 꼭 화장실 락스로 바닥까지 박박닦고, 설거지에 빨래에, 아침마다 남편 밥해서 아이 챙겨서 보내는데, 그렇게 제가 하는 일이 없나요?

참, 청소는 티가 안나는건 확실해요 애가 3살이라 뒤돌아서면 또 어질러져 있지요. 그렇다고 매 시간 뒤꽁무니 좇아다니며 치우는것도 바보 같은 짓이자나여?

 

해본분들 알지만 적어도 하루에 3~4시간은  집안일로 시간 보내잖아요?

제가 집안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준비하는것도 있어서 공부도 해야하는데,

사실 집안일 하다가 애 챙기다 보면 시간도 없고..그래서 새벽에 일어나서 공부해요.

임신하면 얼마나 졸리고 피곤한지 아시죠?

 

물론 우리 남편은 딴에는 잘 도와주는 편이예요.

하지만 제가 정작 힘들어 못하는 물수건질이나 바닦청소 같이 엎드려서 하는건 절대 안 도와줘요.

그냥 빨래나 휙 돌리고(물론 남편이 돌리면 손이 더 맣이 가요. 그래도 도와주는게 고마워 암말 안하는데), 애 장난감 정리해 주는 정도지요.

 

그리고 반찬 투정은 얼마나 해대는지..

반찬 종류부터 갯수,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 같으거 까지 잔소리예요.(시어머님 스타일과 비교합니다. 그사람에게 시어머니는 여신이예요)

그 사람한테 밥상차려줄때마다 무슨 시험 보는 거 같아요.

덕분에 제가 조아하는 생선과 고기는 구경못한지 오래구요.

맨날 막 무쳐낸 나물에 부침 조아한답니다. 반찬 갯수는 많을 수록 조아하는데 두번 올라온건 안먹어요.

밑반찬같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건 절대 손 안대는 바람에 항상 밥 차리는 시간이 오래걸려요.

 

전자제품관리도 제가해요. 필터를 청소하거나 갈거나 하는거요.

사실 그런게 좀 귀찮은 일인데, 선풍기 여름 내내 써도 먼저 닦을 줄 몰라요.

그냥 제가 둔한 몸으로 분해해서 일일이 닥아 잘 싸서 창고에 넣지요.

 

암튼..이런저런 남편 시집살이에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저보고 임신해서 유세라는 식의 말을 뱉는데 어이가 없었어요.

지난 7개월 동안 그 말하고 싶어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집안일 좀 도와주면서 임산부처럼 산다고 얼마나 속으로 비꼬았을까요?

 

애 셋 낳자고 하면서 매일 1,2시 퇴근에 저 혼자 육아를 감당해야 하는데..

배 부른 몸으로 육아 감당도 쉽지 않고,

제가 차린 밥상 한번 맛있게 먹어준적 없고,

내가 하는 집안일 티가 안나 그런지 맨날 논다고 생각하는 저 단순한 남편때문에

이틀내내 울었어요.

다시 한번 다짐했어요. 셋째는 없다고!!

 

제가 앞에서 울면 또 화내요. 운다고..성격이상하다고..

다른 여느 남자들도 여기서 이십보 백보 그렇게 차이 안난다고는 하더라고요..

이럴바엔 그냥 애들 데리고 혼자 살까봐여..T.T

누구 말처럼 애 가졌을때 유세좀 떨면 좀 어때요? 그리고 제가 떤게 뭐가 있어요?

 

추천수3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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