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에브리원.
불과 어제까지 일어났던 따끈따끈한 제 고백얘기 들려드리려구요.
혹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면 제 방법을 이용해보심이??
물론 이 방법이 통하려면 약간의 똘기가 필요하답니다. 캬ㅑㅑㅑㅑㅑ
몇 주 전, 학교 가는 전철 안.
학교까진 장장 25분을 가야하기에, 그 날도 습관처럼 앉자마자 눈을 감았죠.
그러다가 설잠을 깨서 중간 역 확인하려 실눈을 뜨고 보는데..
정말 거짓말이 아니고,
난 내 눈앞에서 광채를 보았어요!!!!!!!!!!!!!!! 우어어어어어어어!!!!!!!!!!!!!!!!!!!!!!
뭔가 되게 하얗고, 번쩍이고, 뿌옇지만 선명하다?!
잠도 덜 깬 실눈이었는데
바로 내 앞에 서 있는 한 남자가 그릏게 그릏게 빛이 나는 거예요! 엄마>,<
정신이 번쩍 든 나는 몰래 한번 쏵~ 스캔을 떠주었죠.
청바지를 입고 있는 그의 곧뻗은(?) 다리,
깔끔한 검정색 컨버스화,
[미시경제학]책을 들고 있던 그 손가락!
엄훠, 경제학과인가? 꺄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
일부러 맞은편에 역 안내판 보는 척 하면서
도도하게 옆머리를 쓸어올리며(내 시선 가리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의 얼굴까지 스캔을 했죠! 엄훠 괜찮타.![]()
엇, 혹시 반지 있나? 왼쪽 4번째 손가락 확인!
없다.
B.I.N.G.O.
분명 이 남자는 우리 학교생이 분명했어요.
남은 지하철 라인에 학교역이라곤 우리 학교밖에 없었거든요.
분명 이 녀석은 나와 함께 내릴 것이다.
그리고 함께 스쿨버스를 탈 것이다.
그래, 그 때 옆에 앉아 고백하면 되는 거다. (읭? 뭐래ㅋㅋㅋ)
그 짧은 순간에 별의별 상상을 하며 혼자 뻘짓을 하고 있는데
그 때!!!! 스윽?!?!
으아, 그 사람이 내 옆에 앉았돠!!! 정확히 왼쪽에!!!
심장 두근 반 세근 반+,+
그러다가 학교 역 도착!
나는 지하철 문 열리자마자 쏜쌀같이 총알같이 뛰쳐나왔어요. 번개속도로!
제 전공책 하나를 지하철에 살포~시 놔두고요.
물론 의도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종점 막바지라 지하철엔 사람이 별로 없다.
휑~하니 남겨진 좌석에 나의 전공책이 버려져 있다. 그의 옆에.
거기엔 이름과 전공이 적혀있다.
분명 그는 내 책을 보곤 날 쫓아와 줄 것이다.
약 20분 동안 머리 쥐어짠 시나리오.ㅋㅋㅋ
솔직히 머리카락 휘날리며 출구를 향해 뛰면서
내가 참 뭐하는 짓인가................................. 싶더군요.ㅋㅋㅋㅋ
급한 마음에 내던지긴 했는데 과연 현실가망성이 있나싶고 아놔.ㅋㅋㅋㅋㅋㅋㅋ
혹시 그가 내 뒤를 쫒고 있진 않을까..
뛰어가는 내 모습이 추하진 않을까..... 좀 갸날프게 뛰어볼까.....
어머 아침에 무릎 쪽에 스타킹 나갈 것 같았는데 뭐 뒤에선 안 보이겠지?
혼자 쌩쑈.
한 3분간 전력질주해서 출구로 나와 스쿨버스역에서 그를 기다렸죠.
열라 헥헥거리다가, 차마 뒤를 대놓고 볼 순 없어서
핸드폰 액정으로 볼랑~말랑~ 출구 쪽으로 위치 맞추고 있는데
"저기요.."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
그 빛남이다!!!!!
진짜다!!!!!!!!!!!!!!!
하지만 겉으론 완전 평온하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한..
아니 어쩌면 조금은 시크하고 무심하며 귀찮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네?" ![]()
"저.. 책.. 두고 내리신 것 같은데.."
어머. 얘 진짜 걸려들었어.
저는 무심하게 책을 건네받으며 냉소적으로 "아 감사합니다." 대답했죠.
그리곤 도도하게 스쿨버스에 올라탔어요.
그리곤 급 후회.
아니 이렇게 끝날 거면 대체 책은 왜 두고 뛴 거야? 아놔 젠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학교 도착.
전 그의 신상이라도 파악하고 싶어서 그의 뒤를 따라갔어요.
경상관에서 그의 사물함 번호를 파악했죠.
으아... 나 알아버렸어, 그의 이름, 그의 전공.................................샤라라라라ㅏㅏㅏ
오늘의 날짜를 기억했죠.
아 그는 화요일 3교시 수업, 강의실은 저기구나!
그렇게만 하고 돌아오는데,
으아..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건가... 허무하더라구요.ㅋㅋㅋㅋㅋ
근데도 도저히 그 빛남을 잊을 수가 없어서 친구들한테 말했더니
이것들은 한술 더 떠서 고백하라며, 내기한다며, 제기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멍~하니 과 연습실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이 CF가 떠오르는 건 뭘까요?
2% 음료 CF중에서 한 풋풋한 남학생이 어떻게 고백할까 주저주저하다가
좋아하는 여학생이 오자 타이거마스크를 쓰고
"나 니가 땡겨!"
왜 이게 갑자기 생각나는 거지? 운명인가? 나 뭐래? 읭?
그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말상머리 마스크.
제가 연영과라서 연습실엔 별의별 잡동사니들이 다 있거든요.ㅋㅋ
정말 불현듯이었어요.
그래, 저 말상머리 마스크를 이용하자.
지금 내가 봐도 그 땐 뇌를 집에 두고 왔나 봄.ㅋㅋㅋㅋㅋㅋㅋㅋ
일주일 후, 다시 화요일.
저는 3교시 시작 훨~씬 전부터 그의 사물함 앞에서 그를 기다렸어요.
물론 제 손에는 말상머리 마스크를 쥐고. 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쓰면서 그 때 생각나서 쪽팔려 죽을 것 같아. 악악.ㅋㅋㅋㅋㅋ
잠시 이불 뒷발차기 좀 하고. 으우앟ㅇ고ㅑ아ㅗㅏ위ㅏㅜ앙야야ㅠㅠㅠㅠㅠㅠㅠ
사실 그 때 그 심정은 솔직히 제 정신이 아니었고-
이거 아니면 방법이 없었고- (아놔 정말 없었을까??)
놀려대며 비아냥거리는 친구들을 한방 먹이고 기겁하게 해주고 싶었고-
중요한 건, 그만큼 그 빛남에게 꽂혔었고.ㅠㅠㅠㅠㅠ
어찌됐든, 잠시 후 그가 오는 것을 확인하고 현관 앞에서 나는 맘을 가다듬었죠.
물론 이젠 난 사람이 아니어요. 나는 말이어요. 히히히히힝.
윽, 마스크 안에 냄새 열라 역해. 쇼킹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나는 조그만 두 구멍으로, 빛나고 있는 그를 향해 서서히 다가갔어요.
그는 핸드폰 보면서 오느라 아직 날 못 봤네요.
마스크 쓰니까 뭔가 용기가 생긴다. 근데.ㅋㅋㅋㅋ
주위에 누가 있는지 신경이 안 쓰인다?ㅋㅋㅋ 왜냐면 안 보이니까;ㅋㅋㅋ
심장박동 두근두근.
난 보았다.
그와 나의 간격이 불과 몇 발자국 안 되는 그 시점에서.
나를 보고 인상을 찌푸리던 그의 얼굴을.
어머 그래도 괜찮아. 넌 멋있으니까.
난 사람이 아니다. 난 말이다. 히히히히힝.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아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