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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친구에게 삭힌 홍어를 대접해 주었음.

홍어야싸랑해 |2010.10.28 13:20
조회 1,006 |추천 2

안녕하세요~ 톡을 그리 자주 읽진 않지만 어쨌든 20대 초반 남자입니다.

지금은 미국 뉴욕에서 석사 2년차로 유학 중이고요.

 


이렇게 친절하게 계속 쓰려고 했지만 어째 판의 분위기에 안 맞는 것 같아서

그냥 음슴체로 통일하겠음. OK?

 

지난 일요일에 미국인 친구와 있었던 이야기를 올리려고 함.

 

 

 

왼쪽은 나, 오른쪽은 그 친구. 올해 석사 1년차로 들어온 이 친구의 이름은 무려 '미키'임. 이름부터가 일단 개그임. 그러고 보니 어쩐지 미키마우스 필이 나는 것 같기도.....

 

이 친구는 학부 시절에 한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서인지 한국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 한국의 주요 정치사의 사건들을 줄줄 꿰고 있음은 물론,  천안함 폭침 사태의 과정도 다 알고 있고,  심지어 최근에 한국에 벌어진 배추파동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내 밥상에는 양배추 김치만 올리라"고 지시한 것까지 다 알고 있을 정도. ㅎㄷㄷㄷㄷㄷ

 

 

이 친구를 한인 타운에 데리고 가서 소갈비를 사주었더니, 판타스틱 테이스트 코리안 바비큐 하면서 아주 좋아했음...... 그러고 나서는 좀 더 특이한 한국 음식을 먹자고 했는데.

 


그래서! 내가 아주 좋아하는 삭힌 홍어를 소개해 주기로 했음.ㅋㅋㅋㅋ

 

참고로 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경상도 사람이고, 태어나서 12년을 경상북도 포항에서 자란 네이티브 경상도 사람인데, 신기하게도 전라도 특산품인 삭힌 홍어를 한 번 맛보고 반해 버렸음.ㅋㅋㅋㅋㅋㅋ 그 후로 부모님께 틈만 나면 홍어를 사 달라고 졸랐음.

 

혹시 삭힌 홍어 맛이 어떤지 감이 안잡히시는 분은, 한 점 입에 넣는 순간 찌릿한 냄새 때문에 코를 콱 쥐어잡히는 기분이 든다고 생각하면 됨. 하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계속 집어먹게 됨ㅎㅎㅎㅎ

 

일주일 전에 물어물어 삭힌 홍어를 파는 식당을 알아 두었음. 아 내가 생각해도 난 참 잔인한 것 같음.....

 

가기 전에 적당히 예고를 해 두었음.

 

"미키, 이 홍어라는 게, 한국에서도 그렇게 많이 먹는 음식은 아님."

 

"ㅇㅇ 상관없음"

 

"이거 맛이 상당히 매니악하니까 각오하는 것이 좋을 거임."

 

"상관 없음. 나는 매운 김치도 잘 먹음."

 

"오 진짜임?"

 

"코리안 푸드가 아무리 매니악해 봤자  나는 뭐든지 다 먹을 수 있음."

 

"ㅋㅋ"

 

"ㅋㅋ"

 

드디어 식당에 도착해서 홍어를 주문함. 원래는 메뉴판에도 없는 요리인데 주방장이 오늘만 특별히 만들어 온다고 함. 오오오 뉴욕에서 홍어를 먹을 수 있다니ㅠㅠㅠㅠ

 

주문 받는 아주머니가 미키를 데리고 온 것을 보고 놀라서 말을 건넴.

 

"얘가 이걸 먹는다고???"

 

"ㅇㅇ. 내가 오늘 맛보여 줄 수도 있음."

 

"헐퀴...."

 

"아니 장난이고 그냥 나 혼자 먹을 거임.ㅎ"

 

아주머니가 너무 심각하게 물어봐서 그냥 페이크를 침.

 

 


아주머니가 가고 나서 미키가 말을 건넴.

 

"저 아주머니가 뭐라고 함?"

 

"내가 그 음식을 주겠다니까 널 걱정해서 한 말임."

 

"ㅇㅇ??"

 

"각오하셈."

 

"ㅋㅋ"

 

"ㅋㅋ"


육회비빔밥이랑 삭힌홍어 삼합이랑 두 개를 시켜서 일단 육회비빔밥이 먼저 나옴. 오우 딜리셔스 하면서 비빔밥을 먹고 있는 미키의 눈앞에 홍어 접시가 등장함. 두둥~

 

"미키, 냄새 어떰??"

 

"오우, 이거 대체 뭐임...."

 

"자 이렇게 맨 아래에 김치를 깔고, 홍어를 올리고, 돼지고기를 올려서 세 개를 겹쳐서 먹는거임."

 

"ㅇㅇ"

 

미키는 한국음식을 여러 번 먹어 보아서 제법 능숙한 젓가락질로

내가 하는 것을 따라 했음.

 

 

"자 미키, 맛이 어때?"

 

미키는 예상치 못한 강한 냄새에 흠칫 당황하다가 이내 의연하게 홍어를 꾹꾹 씹어 먹는 강인한 미국인의 도전정신을 보여주였음.

 

"오....... 이거 나름 괜찮음"

 

"정말 괜찮음?"

 

"음, 뭔가 신비롭게 도전적인 맛이라능......"

 

거기서 딱 멈췄으면 홍어에 대해서 알흠다운 기억만을 가지고 갈 수도 있었겠지만

 

신기하다고 한 5개 쯤을 계속 집어 먹어보더니 미키가 말했음.

 

"음..ㅠ..나는 많이 먹진 못할것 같음. 난 육회비빔밥이나 계속 먹을 거임."

 

"ㅇㅇ. "

 

아무래도 너무 많이 먹었더니 뒤늦게 입속에 진하게 홍어의 향이 느껴지는 모양임. 

 

그러고 나서는 접시에 남은 홍어들은 다 내가 신나게 먹어치웠음.

 

홍어가 전라도에서는 잔치상에 빠지면 안되는 음식이라는 등 이야기를 하다가

홍어가 전라도와 경상도 사람들이 지역감정으로 싸울 때 쓰는 소재라는 등의 이야기로 넘

어가서 갑자기 한국 정치 이야기로 한 1시간은 떠들었을 거임.

 

식당 문을 열고 나오면서 미키가 말했음.

 

"맛있는 거 사 줘서 정말 고마움."

 

"친구끼리 뭐 어때."

 

"아, 너도 준비해 두는 게 좋을 거임."

 

"뭐임?"

 

"내가 다음에는 오로지 미국인들만이 먹을 수 있는 미국 향토 음식으로 내가 화끈하게 대접해 주겠음."

 

"ㅋㅋ"

 

"ㅋㅋ"

 

 

 

아 그 미국인의 음식은 무엇일까 벌써부터 기대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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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씨 메인까지 갔네요ㅋㅋ

 

 

 

추천수2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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