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0년 10월 30일 토요일.
원래 주말에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넘어가........) 12시까지 퍼자는 저이지만
그 날만큼은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어요.
남친님과 처음으로 조조영화를 보러 가기로 한 날이였기 때문이죠.
두근두근.
어제 예매도 마쳤고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를 향해 달려갔죠.
영화가 10시 30분에 시작이라 9시 30분에 만나서 아침을 먹고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어요.
약속 시간이 다 되었을 때 쯤 남친님이 어디 계신지 궁금해서 전화를 했죠.
"전원이 꺼져 있어....."
응.................................?
서둘러 얼굴에 밀착해 있던 핸드폰을 떼어 내 핸드폰에 찍힌 번호를 확인해 보았어요.
믿을 수 없지만 이것은 남친님 번호가 맞아요.
절대로 잘 못 건 것이 아니예요.
날짜도 10월 30일이 맞아요.
시간도 9시 30분이 맞아요.
아, 근데 괜찮아요. 영화는 10시 30분이니까요.....................................
남친님은 분명 1시간 내에 연락을 주실 거예요....................................
밥쯤이야 팝콘으로 대체 해도 되는 것이니깐효...............................
아........... 놔............. -_-
남친님이 핸드폰을 잃어 버린 걸까요................
이제 곧 영화가 시작인데 전화를 아직도 주지 않으세요....................
다시 한번 전화를 해 보았죠.
"전원이 꺼져....."
너나 꺼져.......... -_-
그래.................... 핸드폰을 잃어 버린 걸꺼야..........................
내 번호가 기억이 나지 않아 연락을 주지 않으신 걸꺼야.............................
번호를 기억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니까.....
그래........................
일단 예매는 내 돈으로 했으니.................
영화는............ 일단 보자......................
저는 조조영화를 만원 주고 보았지요.....................
아놔...................... 일반보다 이천원 비싸 -_-
지만.................. 그래도 일단 보아야지요.......................
영화를 볼 때 핸드폰을 끄는 것은 매너죠.
결코 중간 중간 핸드폰을 확인할 까봐 끈 것이 아니죠.
잠시 핸드폰을 잠재웠어요.
아니 사실 영화 보는 동안 연락이 오지 않으리란 건 알고 있었어요.
남친님은 잠자는 숲속의 왕자님이니까요............
주무시면 아무것도 모르세요..................... ㅠㅠㅠㅠ
영화가 끝나고 핸드폰을 살며시 켜 보았죠.
에이 설마 ~ 전화 한 통은 와 있겠지~~ ^^
따위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
왕자님은 도도하시니까요....................................................
역시.............. 도도하셨어요.
역시............. 퍼 주무시고 계신 게 분명해요.
아무리 왕자님이지만 이건 아니잖아요.
너무 짜증이 났지만
남친님이 일어나셨을 때 부재중 20통...............
이딴 건 싫었어요.............................................
그 날 오후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겠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해는 졌고
6시 30분쯤 됐을 때
남친님께 문자가 왔어요.
"주민등록등본 스캔 떠 놓은 거 있어?"
네?????????????????????????????????
이게 무슨 개소리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는 미안해 라는 말도 모르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아니잖아 남친아.............
안 보낼까 하다가...................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없어
라고 딱딱하게 보냈죠.
아 , 그 전날 저희는 인터넷으로 폰을 산다 어쩐다 하면서 저런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그랬더니 평소와 다른 문자 스타일을 보고 남친님이 답문하셨어요.
"잠깐만............. 우리 심야 영화 보기로 한 거 아니였어?"
네?????????????????????????????????????????????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10월 29일에 나눴던
저희의 대화 내용을 살펴 보기로 하죠.
전화로 ))
나 : 그럼 우리 내일 조조로 심야의 FM보자. 10시 30분인데
9시 30분에 만나서 아침을 먹자. 예매는 내가 하고 문자 할게.
문자로 ))
나 : 근데 부당거래가 더 재밌을 것 같아.
남친 : 아... 아홉시?
나 : (뭔 소리인지 이해 못했음) 부당거래는 9시 50분인데, 부담되면 그냥 심야 보자.
남친 : 그래 ㅋㅋㅋ
나 : 그럼 내일 9시30분에 보자 ^^
부담되면 그냥 심야 보자
부담되면 그냥 심야 보자
부담되면 그냥 심야 보자
부담되면 그냥 심야 보자
부담되면 그냥 심야 보자
저는 그냥 심야의 FM을 보자는 얘기였는데
남친은 심야 영화를 보자는 얘기로 알고 있었던 거였어요..............................
아...........................
나의 2010년 10월 30일 토요일....................................
정말..............................
어서 남친이랑 더 많이............... 친해져야 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