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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과 정말로 끝났어

 

 

 

 

그사람이랑 헤어졌어
여느떄와 다름없이 그사람의 전화를 받고는 목소리를 듣는순간 나는 직감했어
아..
거의 통보수준의 이별이였어
나는 어이가 없어서 그만 실실 웃고 말았어
그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정말 어이가 없더라
그리고 드는 생각은 나는 너에게 잘못한 것이 없다,너는 나에게 잘못한 것이 있다.

그런데 니가 나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있다
아무튼 짧은 통화에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난 쿨하게 웃었어
그리곤 내가 더이상 좋지 않다는 그의 말에 덤덤히 알았다며 전화를 끊으려 했고
그사람은 연신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하지 않았어

 

전화를 끊고는 방 침대에 앉아 티비를 켰어
사실 멍 했던것 같아 눈물은 나지 않았어.

슬프지 않았던건가, 실감하지 못했던건가

 

엄마 심부름 때문에 급히 세탁소에 갈 일이 생겨서 집 밖으로 나오는데
차가운 공기와 바람소리가 내 뺨을 때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사람에게 전화를 하고 싶어졌어
난 일방적으로 그 사람에게 통보를 받은 입장이고,

그 사람만이 그 사람의 마음을 내게 말했으니까
나 또한 그 사람에게 나의 마음을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받지 않았고,
다음에 오는 문자는 연락하지 않을꺼고 받지도 않을꺼다 연락하지 마라 미안해 라는 문자.
나는 웃음이 나더라
불과 2시간전만 해도 시시콜콜 다정히 연락을 해오던 그 사람이었는데

나는 무섭게 그러지 말라고,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어서 라고 그랬더니 전화가 오더라
그래서 그사람에게 그랬어
오빠 마음 충분히 알았고,

사실 나 또한 오빠에게 이별을 말하고 싶었던 순간이 얼마나 많았었는지
이렇게 서로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황인 지금, 그 시간에 힘을 빌려 서로 정리하는 시간으로 삼자고 했어

 

사실 우리는 대학생의 신분인지라

이틀의 한번 꼴로 만나서 하루종일 같이 있다가 헤어지곤 했어
강추위로 귀가 떨어지는 날씨에도 만났고,

30도에 나가 떨어질 만큼 더울때도, 천둥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불때도 우리는 만났어
누구보다 순수했던 우리는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는 3개월에 한번 꼴로 여행을 다녔지
생각해보니 우린 여행하면서 만나서 여행하면서 끝을 본것 같다
생각나니? 여행지인 그곳에서 우린 서로의 끝을 봤어. 나는 그때 깨달았어
아 우리는 사랑이 아니라 집착 그리고 정이구나

 

단 한가지.

1년을 만나오면서 시작부터 끝나는 그날까지 나에게 준 독한 상처.그사람의 잘못.
그 일로 인해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몇번.
헤어지자고 말한 후에는 정말이지 1시간도 못버티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미안하다고, 너 없이 살수 없다고, 나없이 살수 있냐고 그렇게 붙잡은 우리였잖아
이렇게 나약한 마음으로는 세상 누구에게도 뒤질 사람들 아니었잖아
그렇게 끊지 못하고는 그렇게 억지노력으로 만남을 계속 이어왔지
서로 얼굴을 보면 좋았으니까
사람이란게 참 웃기지
죽일듯이 싸우고, 상처받고 ,서로에게 지칠때로 지쳐도 우린 서로 얼굴보면 마냥 좋았잖아
참으로 신기해 이게 사랑인가, 사랑이 아닌거 같다
남들이 보기엔 사랑이었지만 사랑이 아니었던 거야.
이런 시간들로 인해 오빠가 없으면 죽을 것 같은 마음도,서서히 돌덩이 처럼 굳어졌고
몰래몰래 나를 방어하기에 바빴고, 담담해 지기위해 마음의 정리를 하고 있었나봐
그래서 오빠의 갑작스러운 어이없는 통보에도 이렇게 담담할 수 있나봐

오빠 또한 내 앞에서는 내가 원하는것 모든것을 해 주었어, 군말없이
하지만 오빠의 진심은 그게 아니었던 거야.
내가 오빠를 이해할 수 없었던 것처럼,

오빠 또한 나를 이해 할 수 없었고,

오빠가 하고 싶은데로 하고 싶었는데
내가 해달라고 하니까 꾸역꾸역 하고 있었던거야
오빠의 억지노력과 뒤에서 다른마음을 먹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버린 나

그리고 변하지 않는 우리, 반복된 싸움
오빠와 나는 뒤틀릴데로 뒤틀려있고, 꼬일데로 꼬여 있었던 것 같아.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 그에게 나는 그만 울컥 펑펑 울고 말았어
이건 그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라고도 아니고,

우리의 결정에 후회를 해서도 아니였어
다만 이렇게,결국 이렇게 끝나버린 우리의 사랑이 안타까웠고,

한없이 나에게 주었던 그의 사랑에 미안하고 고맙기도 해서였어
그런데 이러면 내가 더 미안해 진다고, 내 마음 약해진다고 도망치듯 끊어버리는 그,

끊어버린 전화를 들고는 나는 공원 벤치에 앉아 한없이 울었어

 

그 다음날은 우리 300일이었다
나는 조금 놀랐어, 아무렇지도 않은 나를 발견하고는
전 같으면 벌써 전화를 했을꺼고, 밥은 입에도 대지 못하고 멍 때리고 지냈을 나 일텐데
그렇지 않더라, 내마음이 너무 편안했고 그 사람이 보고싶지도 않았고, 궁금하지도 않았어
일촌, 친구를 모두 끊어버린 그사람
예상은 하고 있었는데 그래버린 그사람을 보고는 그저 웃음만 났어
그리곤 전화번호를 지우고, 사진을 정리하고

 

순간순간 드는 생각, 내가 대견하다 , 내가 많이 변하긴 했구나

 

그런데
그날밤 나도 모르게 누군가가 말릴 틈도 없이
눈물이 폭팔하고 말았어
나는 서둘러 집밖으로 나와, 패딩을 뒤집어 쓰고 혼자 울면서 길을 걸었어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고 울 때면

내 옆에 서서 날 보듬아주고 내 눈물을 닦아주곤 따뜻하게 입맞춤 해주던 그 사람이었고
항상 날 보며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던 그사람 이었는데
지금 내 옆엔 아무도 없었어


이제는 오빠에게 전화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너무나 슬펐어
이제는 오빠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 마음이 답답해 미칠것만 같았어

 

하지만 나는 오빠에게 전화를 할 수가 없어

우린 서로 이별을 동의하고 받아드렸지만,
표면적으로는 오빠가 나에게 이별통보를 해버린 상태니까
그래서 내가 전화를 해버리면 내가 매달리는 꼴이 되어버리니까
나는 오빠에게 전화를 할 수가 없어

 

그 다음날인 내 생일,야속하기도 하지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했어
한결같이 그러더라 잘 헤어졌다고
오빠가 속상하게 한 일을 말하면서 또 눈물을 흘렸어
그러면서 다짐했지,

정말 오빠란 사람은 나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고, 오빠 또한 그 상처를 받을꺼라고
나에게 오빠는 아픈사람이고 미워 할 수 있는 사람이야

 

생일파티를 하곤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타러 가는데 울컥하더라
그 한밤중에 나는 여섯 정거장이나 되는 거리를 걷고 걸었어
그냥 울고 싶었거든
우리가 걸었던 그 길엔 나 혼자 였고

나는 이렇게 힘든데 위로해 줄 이 하나 없다 라는 마음에 더 울컥했어
나는 전화를 하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담고는 집에 왔어

 

그 날 새벽 그사람의 전화, 생일 축하한다는 전화
나는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이 덤덤히 고맙다고 전화를 받고는 잠자리에 들었어

 

오빠를 놓지 못하고 억지노력으로 잡고 있었던 이유였던,

그 문제, 또한 이제 거슬리지도 않아
관심밖이 되어버렸어
사실 오빠가 이별을 통보한 이유 중 하나는 알것같아
하지만 오빠는 항상 내게 그랬잖아. 오빠가 하는 말만 믿으라고
그러니 아니라고 믿을꺼고, 설령 그게 거짓말일지라도 이제는 상관없는 일이야

 

나쁜 기억은 잊을 꺼고, 좋은 기억만 기억하려고 노력할꺼다
이건 노력을 해야할만큼 그 사람의 잘못이 내 가슴 깊숙히 상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로 인해 나는 남자를 믿지 못할 것 같고
경계하고 또 경계하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곤두 서있을꺼야

 

우리는 1년을 만나면서 10년을 만난것처럼 뜨겁게 사랑했고

서로가 서로를 위해 눈물흘렸던 그 시간들
지금 단 하나 생각나는 점은
나는 그사람에게 따뜻하게 말 한마디 못해주었고
짜증만 부리기 일쑤였고, 사랑받고 싶은 아이처럼 심술만 부렸어
그사람에 대한 배려 따윈 없었던것 같아 정말 바보같지

 

나는 그사람에게 사랑한다고 진지하게 이야기 한적이 없다

장난스럽게 몇번 이야기 했을 뿐,
그 사람은 나에게 사랑해 라고 말하며 해달라는 말을 몇십번이나 했건만
나는 무뚝뚝한 성격을 탓하며 사랑한단 말을 하지 못했다

 

나는 오빠와의 기억과 많은 추억들을 억지로 지우지 않을꺼야
그 추억속엔 오빠 혼자만이 아닌 나도 함께 있으니까,우리가 함께 있으니까

 

나는 그사람을 계속 기억 할꺼다. 잊지 않을꺼야
24살 나의 처음인 그 사람, 소름끼치게 미운 사람이 아닌
스물네해 뜨거웠던 우리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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