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없는 농담 자체를
평소에 하지 않는 그 였지만
그 날 만은
그것이 실없는 농담이기를 간절히 바랬다....
허나 지금까지 나의 인생을 돌이켜 보면
어찌 하나라도
내가 진정으로 바라던 것이
이루어 진 적 이 있었던가......
아니면 나 라는 인간은
항상 이루어지기 힘든 것들만을
간절히 소망해 왔었나?
흠.....언뜻 들으면 비슷한 말 이지만
그 뜻을 파고 들자면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전자의 의미는
나 라는 인간은
항상 재수가 더럽게 없는 인간이라는 말이고
후자의 의미는
나 라는 인간은
욕심이 배를 따고 들어 온 인간이라는 말인데...
중요한 것은 어느 것 하나
나 라는 인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30하고도 몇 년 이나 더 살아온 내가
이 날 이때까지
단 한가지 변함 없이
고수하고 있는
신념이랄까....
개똥철학이랄까.....
'세상 남자는 지 아버지 빼놓고 믿을 놈 하나 없다...'
이것은 울 집 안 여자들 사이에만
면면히 흘러오는 또 다른 가훈...(울 집은 가훈도 많아.....
)
그렇다면 내 인생에 믿을 남자는
울 아버지 한 분....
그러나 그 아버지도
울 엄마 관점으로 봤을 땐
믿을 수 없는 세상 남자 들 중 하나 일 뿐...
그렇다면........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가훈 속에서 꿋꿋이 살아 온 나에게...
어느 순간 조금의 심경 변화를 갖게 만든 이 남자....
한 동안 저 위 의 가훈이...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지만, 요 놈은 한 번 믿어 볼까?!'
이렇게 생각을 바꾸려고 마음 먹은 그 찰나에
이 남자 왈......
한 번은 바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완전히 맛이 가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마침 한 여자가 수작을 걸어 오길래
그 여자랑 그 여자 집으로 가서
섹스를 했단다....
술을 많이 마시긴 했지만
그 와중에도 내 생각을 했는데
넘 마셔 도덕성마저 취했는지
그냥 여자가 이끄는대로
한참을 있었단다....
그러나 어느 순간 술이 약간 깨기 시작하면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나에대한 사랑이(이것은 지 말이고...내 생각엔 죄책감이라고 본다.)
하던 섹스마저 중단시키고
잠시 침대에 뻗어있다가
일어나서 곧장 나왔단다.
물론 이것이 내가 듣지 못한 2초동안에
그가 했던 말이 아니다....
그 2초동안에는
그냥 이렇게 말했다.
"내가 언 년이랑 실수로 잤는데.....
그래도 너를 아직도 너무 사랑한다!"
그런데 난 앞의 말은 못듣고
뒷 말만 듣고 혼자 좋아서
호탕하게 웃어 재끼자
그 남자는 더 당황하고.....
가훈이고 나발이고.....
그 순간 나에게 든 생각은
오직 두 가지...
내 청력에 문제가 있거나
이 남자가 날 떠보려고 일부러 해 보는 말이 것이라는
야무진 착각.......
그러나 항상 모든 일은
내가 기대하는 반대 방향으로 가는 법....
내 청력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고
누군가를 떠보려고 일부러 말하는 것 자체가 뭔지를 모르는 사람이고....
내가 쇼킹한 사건 사고를 들었을 때 사고 대처 능력......
1.일단 나의 청력을 의심해 본다.
2. 그리고 주로 내가 해 온 행동 양식에 비춰 상황 판단을 한다.
(내가 주로 일부러 떠 보려고 황당한 질문을 이 남자에게 많이 해 왔기때문에..)
3.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한 동안 행동한다.
(그렇게 행동하다보면 정말 아무 일이 없을 수 있다고 나에게 최면을 걸지만 결코 성공한 적은 없다.)
4. 그 다음......내 자신을 원망한다.
5. 그리고 그래도 내가 원해서 시작한 일이므로 한 동안 책임 지려고 갖은 발악을 한다.
6. 그리고 8년 후에는 헤어짐을 결심한다......![]()
이렇게 뛰어난 사고 대처 능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난 또 다른 한계에 부딪힌 듯했다.
너무나 큰 의문이 들었다.
그가 이야기했다.
그 날 술을 엄청 많이 마시긴 했지만
분명히 자신이 크나 큰 잘못을 저질렀다.
그 집을 나와 일주일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왜 자신이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날 사랑하지 않아서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분명히 나를 사랑함에는 틀림없고
단지 그 날 밤에는 술에 취해
그 바에 앉았는데
너무 외롭더란다....
하지만 사고를 친 후에
따른 고통은 자신의 상상 보다 더 심하더란다.
죽고싶더란다.
몇 날 며칠을 잘 먹지도 못하고 잘 자지도 못하고
(그래도 좀 쳐먹기는 쳐먹고 자기는 잤나보다....'잘'이라는 말을 쓰는걸 보니..)
정말 혼자서 많은 반성을 했단다.
그리고 다시는 평생 그런 짓을 안하기로 다짐했단다.
며칠 동안 이런 생각을 정리하고 반성하고
어느 정도 정상적인 심리상태가 되었을때
마지막으로 그를 괴롭히는 것은
나에 대한 죄책감....
그래서 용서는 못 받더라도
적어도 나에게 사실을 알리고
용서를 구하고
벌을 달게 받겠다는 심사로
나에게 진실을 밝혔단다....
그것이 자신이 생각하는 '정직'이고
나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단다.
정말 이 말을 하는 이 놈에게
(여기서부터는 내가 아무리 사랑하는 남자지만 '놈'을 붙이지 않을 수 없다.)
"야!.....이 개 같은 놈아.....
니가 지금 니 입으로 '정직'이라는 단어를
말 할 처지가 되는 줄 아냐?
뭐? 나한테 정직 하고 싶어?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
그런 놈이 술집에서 여자 만나
디비져 자고 들어오냐?
진실을 밝혀?
진실같은 소리하네...
나를 아직 사랑해?
어디 그 더러운 입으로
나한테 아직 사랑한다고 씨부리고있어?
듣는 내가 역겹다.
사랑이라는 단어 한 번 만 더 쓰면
입을 확 찢어 놓을 줄 알아라....
나를 그렇게 사랑한다면
첨 부터 그런 짓을 안했어야 했고
그리고 실수로 그런 짓을 했으면
니 관에 못 박히는 날까지
니 가슴 속에 묻어 놓고
나한테 빚졌다 생각하고
니 살껍데기로 내 짚신만들며
봉사하고 살든지....
왜 멀쩡하게 잘 지내는 나한테
너 정직하고 싶어서
니 마음 더 편해지자고
그 따위 소리를 지껄이는데?
어떻게 내가 너 한테 무슨 잘못 한 적도 없고
울 둘 사이에 문제도 없고
이 남 의심 잘하는 내가
정말 한 평생 살아가면서
첨으로 인간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 하려는
그 정확한 순간에
것도 가차 없이
이런 일을 벌려서
날 물먹여??
이 삶아 먹어도 시원찮을 놈아!!!!!!!!"
..................................
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놈의 언어가 웬수지.....
무슨 수로 내가
'입을 찢겠다'
'씨부리지 말라'
'물먹이냐?'
'삶아 먹어도 시원찮을 놈!'
'살껍데기로 짚신을 만들다'
를 그럴듯하게 영어로 구사하겠는가????
딱히 이 문장들을 정확히 표현 할 방법이 떠오르질 않는다.
증말 열은 머리 끝까지 받아있는데...
머리 속은
최대한으로 저 뉘앙스를 살릴 수 있는
영어 문장을 구사하랴
바짝 오른 열 식히랴
정말 첨으로 크나 큰 언어의 장벽을 느끼며
(저 위의 욕 그대로 그 놈이 느끼게 표현할 형용사가 영어로는 턱 없이 부족하다...아님 내 실력이 딸리는 것이겠지?!)
내가 왜 사서 이 고생하는지 내 자신이 미워지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