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27살 공무원의 빚얘기 들어보실래요..

아리가또 |2007.10.29 23:41
조회 1,114 |추천 0

처음으로 톡에 글을 써봅니다

저는 27살의 건강한 남자구요, 현재 9급 공무원입니다

25살에 합격하여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26살에 일을 시작했습니다

작년 연봉은 세전 2880이였구요,  세후로 치면 한달에 190~200사이 실수령 했습니다

올해로 공무원생활 2년차 4호봉....

하지만 저에게는 삼천만원의 빚이 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가끔씩 가슴을 짓누르고 속이 상하기도 하는 좋은(?) 빚이에요

제 얘기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들어주세요..

 

제가 공무원시험에 합격할때쯤 저희집은 사정이 아주 안좋았습니다

어머님은 자영업을 하셨는데, 재래시장이 죽어가면서 가계를 겨우 운영만 하는 수준이셨고

아버지는 2000년부터 회사택시를 모셨는데 죽도록 일하고 월수 100도 될까말까한 수준이였죠

대학입학때도 서울지역 대학을 포기하고, 등록금이 삼분의 일뿐이 안되는 지방 거점국립대에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대학입학후에는 전공이 딱히 적성에 맞지않아,  학업에는 그리 충실하지 못했구요..   술도 많이먹고 놀면서 틈날때마다 노가대 배달 같은 알바하면서 돈을 모았습니다 .   써빙이나 편의점같은일은 적성에도 안맞아서 (제가 튼튼하고 힘을좀씁니다)

방학때면 노가대나 공업단지 알바를 하면서 돈을 많이 모았습니다

물론 그걸로 용돈도 하고 술도먹고 했죠 ^^

군대가기전에 그동안 모았던 돈을 부모님께 그냥 드릴까 하다가,  이래저래 어려운 집안사정에도움을 드리고자 집안을 리모델링하고 더운데 고생하시는 어머님 가계에 에어콘도 놔드리면서 다 썼습니다.   마지막으로 일했던곳이 욕실용품 도매하는곳이였는데,  몇달동안 가장좋은 물건들눈에 찍어뒀다가 사장님께 말씀드리고 다 샀습니다.  사장님께서 기특하다고 모든 제품을 원가만받고 주시더군요,  2002년 당시에 최고급비데 변기 세면기 샤워기 타일 등등..

같이 일하던 형님은 아무런 댓가도 없이 그것들을 다 설치해주고 시공해주시더군요^^

 

아무튼 이래저래 세월흘러 군대를 전역했습니다.  사이사이 휴가기간에 집안사정이 더 안좋아 지는것을 계속 느꼈습니다.  전역하자마자 오래전부터 하고싶었던 공무원시험 공부를 시작했죠,  학교식당에서 알바하면서 식판닦고 공짜밥 먹으면서 새벽에 도서관출발 저녁 늦게 막차타고 집에 오는 생활을 하면서 미친듯이 공부했습니다. 

여자?  사치였습니다.   24살 저에게 삶의 목표는 공부와 합격뿐이였죠.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배낭처럼 큰 가방을메고 도서관에 갔는데,  200석 규모자리에 저 혼자 있던적도 있었습니다..  그때 정말 꼭 합격해서 너희들 공부할때 나는 놀겠다고 굳게 다짐했었죠

그런 힘든 과정을 거쳐, 필기시험 면접시험에 최종합격을 했고

온가족이 컴퓨터 모니터앞에서 부둥켜안고 목놓아 울었습니다 ( 지금도 눈물이 나네요)

지금은 직렬의 특성상 고향을떠나 타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올해초 부모님께서 어렵게 말씀을 꺼내시더군요,  아버지연세도 있으시고(53세) 체면도 있으

시고해서 더 늦기전에 개인택시를 해야되지 않겠냐는...

저도 짐작 하고있었습니다.   너무나 힘들고 어렵게 바닥을 보면서 말씀하시는 어머님 말씀에

밝게 웃으면서 절반을 내겠다고 웃으면서 얘기했습니다. 

엄마는 너무 미안해 하셨지요

공부할때도 시험공부할때도 합격하고 차가 꼭 필요한대도 못사줬는데

우리 큰아들한테 부모가 너무 큰짐을 지우는게 아니냐고 힘들어 하셨습니다

저도 사람인데 안 힘들었겠습니까 ^^

힘들었습니다.   어쩔수없이 차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 700만원짜리 중고차를 샀는데 그것역시집에서 마이너스통장으로 사주시고 제가 반년동안 값은지 얼마 안된 상황이었거든요

 

저는 다시 각오를 했어요,  7급시험도 반드시 합격하고 빚도 2년내에 다 값겠다

더불어 자투리 돈으로 재테크를해서 서른전에 1억을 반드시 모으겠다구요!

성격상 극한 상황에 몰리면 더 힘을내고 강한 의지를 발하는 스타일입니다.

현재 한달에 90만원 가까이 빚을 변제하고 있습니다

벌써 600만원정도 값았죠 ^^

2009년 3월이면 다 값게 됩니다 ^^

출퇴근용 기름값이 한달에 15만원정도 합니다

집에서 밥을 해먹는데 아무거나 잘먹습니다

헬스클럽은 안다니고 집에서 덤벨들고 완력기하고 동네뛰고 건강은 무지하게 좋습니다

절친한 한의사 친구가 공부열심히 하라고 약도 지어줍니다 ㅠㅠ (친구야 사랑해)

가끔씩 여유돈 생겨야 옷이나 한벌 사입을까 말까 하는 어려운 생활이지만

쪼개고 또 쪼개서 펀드 두개넣고,  놓칠수 없는 기회라 중국주식 우량주사서 묻어놓았습니다

소득공제를 위해서 장기주택마련저축도 넣고있구요

부모님께 드린돈은 나중에 돌려받지 않을겁니다. 

그대신에 목숨걸고 열심히 공부해서 30전에 7급도 합격해서 집안 잔치한번 더 하겠습니다

28살이 코앞인 지금 고향도 그립고, 여자를 만나기도 힘든 상황이라서 가끔씩 지치고 힘들기도 합니다.  저도 남자고 사람인지라.....

고향쪽에 정말 괜찮은 여자를 소개해준다해도 만날 여력이 없네요.

연말 정기인사때 고향쪽으로 가지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고향에 가면 저의 속마음 다 이해해줄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고 싶고 공부도 더 열심히해서

성공하고 말것입니다

속마음을 털어놓을곳이 없어서 여기다 하소연아닌 하소연을 해봅니다 ^^

아 가을은 외롭다 젠장 ㅋㅋ

혹시 저를 아는 사람이 볼지 몰라서 자세한 지역은 숨깁니다 

20대후반 젊은분들 제글을 보면서 용기를 얻으시길 !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