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관련기사<http://www.ytn.co.kr/_ln/0103_200710301641135435>

지난 10월 30일, 삼청동 교육평가원에서 열린 '유아교육 발전 5개년 계획’ 공청회에 다녀온 중앙대 유아교육과 학생입니다.
우선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희는 '동원'된 것이 아니라 저희 '의지'대로 공청회에 갔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저희는 아무것도 모르지도 않을 뿐더러, A+나 알바비를 받으려고 동원된 것도 아님을 우선 말씀드리고 시작하려 합니다.
저희는 11시가 조금 넘는 이른 시간에 도착하여 앉아있었습니다. 1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먼저 와 계시더군요.
공청회 자료집을 읽으며 앉아있는데, "왜 못 들어가게 해! 니들이 뭔데!" 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모자를 쓰고 긴 외투를 입은 여자분이
도우미분들을 밀치고 들어왔습니다.
무슨 일인가 해서 뒤를 돌아보니, 단체로 도착하신 어린이집 원장님들이 밀고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제 옆에 계셨던 원장님이 말씀하시기를, '아무 것도 모르는 새파랗게 어린 것들이 방명록 쓰고 들어가라고 붙잡고 지랄하는 바람에' 그렇게 억지로 밀고 들어오셨다고 하더군요.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쓰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2층 좌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앉으셨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거죠.
시작하기도 몇 시간 전부터 자리차지를 위한 은근한 경쟁이 있었습니다.
공청회 자료집을 두고 잠시 앞줄에 있는 친구들에게 다녀온 사이에 자리를 뺏기기도 했구요.
공청회에 온 인원은 많은데 자리는 400여석밖에 없었기 때문에 자리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경찰분들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하셨습니다.
한 경찰분께서 맨 뒷자리에 앉은 분께 "안전을 위해 경찰들이 앞뒤로 있어야 하니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하셨지만, "싫어요, 경찰아저씨들이 서있어" 라고 반말을 하시면서 들은척도 안하고 앉아계시더라구요.
심지어 경찰분들이 앉아계시다가 화장실을 가신 동안 그 자리를 차지하고 앉으시거나, 앉아계신 경찰분께 일어나라고, 일어나서 뒤에 서있으라고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시 30분이 되었고, 공청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공청회를 시작하기 전에 사회자 분이 나와서 "어린 학생들도 있는데 어른들이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자 한 분이 큰 소리로 "흥, 성숙? 웃겨" 라고 하시더군요. 그 때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2층의 자주빛 외투를 입고 안경을 쓰신 분이 내려와서 자리가 없는 다른 분들을 복도에 앉게 하시는 바람에 도우미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습니다. 사회자분이 "통로에 앉아계시는 분들은 지금 일어나주시기바랍니다" 라고 여러 차례 양해를 구했지만 들은 척도 안 하고 계속 앉아계시더라구요.
다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게 되었는데 , 오디오 문제인지 음향이 끊겨 사회자분께서 직접 하는 걸로 간단히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주위에서 비웃는 소리와 함께 "엄청 긴장하셨네" 라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보육인이고 유아교육인이고를 떠나서 기본적인 예절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격려사가 끝나고, 도우미들이 단상을 치우고 발제를 위한 책상과 의자 등을 설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옆에 있는 분이 "지금 시작해?" 라고 하시며 "발제 시작하기 전에 해야지." 라고 하시더군요. 순간 뭐를 시작한다는 건지 불안한 생각이 들어 쳐다보았는데, 뒤에 있는 분이 "잠깐 좀 더 지켜보고." 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발제자가 올라와서 유아교육 발전 5개년 계획안에 대한 발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한 분께서 큰 소리로 여러 말들을 외치셨습니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저건 아이를 위한 교육이 아니다. 부처간의 밥그릇 싸움이다." 등의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한 분이 무언가를 외치기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 다른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습니다. 그 분은 벌떡 일어나시더니 "원장님들, 내려오십시오." 라고 의기양양하게 외치셨습니다. 그러자 다른 분들이 "네~" 라고 하시며 우르르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통로에 앉아있던 분들까지 합쳐져서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밀고 내려왔고, 경찰분들과의 몸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양쪽 두 군데 통로로 사람들이 밀고 내려왔고, 한 쪽은 중간쯤에서 제지가 되었지만 나머지 한 쪽은 무대 바로 앞까지 사람들이 몰리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난장판 속에서 저희들이 똑똑히 보았던 것은, 경찰분들은 시민을 때리지 않아야 한다는 의무 떄문에 의자를 붙잡고 그 많은 인원을 몸으로 버텨내려고 하시는데, 그런 경찰분들의 팔을 온 힘을 다해 주먹으로 치는 분이 있었다는 것과, 어쩌다 경찰분께서 손으로 밀거나 하는 장면은 "경찰이 사람 때린다" 면서 뒤에서 휴대폰을 들고 계시던 다른 분들이 사진을 계속 찍으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큰 배낭을 메고 머리를 묶으신 여자분께서는 경찰이 앞으로 못나가게 막자 의자에 사람들이 앉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자 위로 올라가서 사람들 어깨를 밟고 의자를 건너서 앞으로 가려고 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상식 밖의 행동이었고, 결국 경찰에 의해 제지가 되었습니다. 자리싸움이 일어나기도 했고, "아이들도 그렇게 가르치시냐" 는 질문에 "그렇다"고 하시면서 니가 이 자리 샀냐고 막무가내로 앉아계시더군요.
무대앞까지 사람들이 몰린 쪽에서는 통로쪽에 앉아있던 친구가 치이고 밀려서 그 무리 속에 섞이는 상황까지 일어났습니다. 겨우겨우 빠져나와 자리로 들어오긴 했지만, 많은 신문기사 사진에도 나왔듯 정말 난장판이었고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어린이집 원장분들의 대표로 보이는 분이 메가폰을 들고 앞으로 나가서 말씀을 하시고, 다른 분들은 거기에 환호를 하고 박수를 쳤습니다. 그리고 "무효! 무효! 무효!" 소리를 지르거나, 발제자에게 "내려와! 내려와!" 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결국 계속 밀고 소리지르고 점점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통에 공청회가 중단되었습니다.
대표분께서는 어린이집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자신들의 입장에 대해 이런저런 말씀들을 하셨습니다.
다른 분들은 거기에 호응하기도 하고, 자기들끼리 웃으며 잡담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쉽게 끝날 거면서 왜 그 난리야" 라는 말도 들려왔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르며 웃기도 하였습니다. (아직까지도 그 노래를 왜 하셨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어쨌든 공청회는 무효가 되었고, 5층에서 공청회를 한다는 소문에 우르르 몰려갔다가 다시 내려오기도 하고, 밖에서 시위를 한다고 나가기도 하고, 인천 지역만 남고 나가자는 등 우왕좌왕한 상태가 계속되었습니다. 중간에 실내등이 꺼지기도 했는데, "치사하게 아까 나간 년들이 (타 대학 유아교육과 분들이었습니다) 불끄고 나간거야. 불켜라! 우리는 인간도 아니냐? " 라면서 소리를 지르시는 걸 보니 어이가 없더군요.
아무튼 저희는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어린이집 원장님들은 "나가서 시위를 하자"는 파와 "아니다. 아직 공청회 유효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우리가 나간 동안 공청회가 성사되었다고 하면 어떡하냐. 자리를 지켜야한다."는 파로 갈렸습니다. 일부는 나가서 교육평가원의 정문을 막고 시위를 했고, 일부는 난간에서 손을 흔들며 응원을 했으며, 일부는 자리에 앉아계시더군요.
그러더니 몇몇분들이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이 여기 왜 있어. 여긴 학생들이 있을 데가 아냐. 학생은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지. 여기 있으면 위험할텐데?" "학생들은 집에 가. 공청회 끝났으니까." 라고 하시며 저희들을 보내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다른 학교에서 오신 대부분의 학생분들이 나갔구요.
하지만 저희들은 나가지 않고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 안에는 저희 과 교수님도 안 계셨고, 저희들 뿐이었습니다.
교수님은 저희에게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으라고 하신 적도 없었고, 저희는 저희 의지대로 그냥 있었습니다.
그런데 컷트머리에 약간 통통하신 한 원장님이 저희 친구 한 명한테 막 뭐라고 퍼부으시면서 "중앙대 유아교육과라고? 니들 사진찍어서 다 올릴꺼야. 교수가 학생들 수업 빼먹고 이런 데나 동원시킨다고." 라고 하시면서 친구 사진을 정면에서 3장이나 찍어갔습니다. (물론 친구는 싫다는 의사표현을 분명히 하고 피했지만 계속 막무가내로 들이밀고 찍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러더니 다른 분들도 "너희들 다 사진 찍어서 올릴꺼야. 하긴 니네가 무슨 잘못이 있니. 이런 데 학생 동원시킨 교수가 잘못이지." 라고 하시며 "공청회에 학생들이 왜 와? 학생들 데리고 공청회하냐? 웃기고 있어 아주" 라고 하며 저희 교수님들을 모욕하고 저희를 모욕하는 발언들을 하셨습니다. 그러더니 핸드폰을 꺼내시면서 "이쁜 애들부터 찍어야지." 라고 비아냥거리시더군요.
저희는 대답도 하지 않는데 "왜 안간대?" 라고 하면 다른 분이 "교수가 꼼짝말고 있으라고 했대. 교수가 가라고 해야지 가지. 아주 모범생들이라서 A+ 맞겠네"라는 둥, "알바비 얼마 받았어? 내가 따블로 줄 테니까 갈래?" 라는 둥 대놓고 비꼬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
그래서 "저희는 교수님이 가지말라고 한 게 아니라 저희 의지대로 있는 겁니다." 라고 했더니 "내가 아침에 교수가 니들 데리고 들어오는 거 다 봤어." 라고 억지를 부리시더군요. 실제로 저희 교수님 공청회에 오시긴 했지만 늦게 오셔서 들어오지도 못 하셨습니다. 저희보다 2,30년은 더 오래 사셨을 부모님뻘의 어른들이 그런 식으로 우기시니 할 말이 없더군요.
그런 식으로 서로 먼저 나가라는 대치 상태가 계속 되다가, 한 할머니 분께서 무대에 올라오셔서 "우리는 오늘 공청회를 들으러 왔으니 공청회를 듣고 가야합니다." 라면서 커텐을 열으셨습니다. 한쪽 커텐을 열고 다른 커텐을 여는 동안, 어린이집 원장님이 커텐을 닫았습니다. 그렇게 커텐을 열고 닫고 하는 힘겨루기가 몇 차례 반복되었습니다. 그 때 다른 원장님들이 보인 언행은 정말 수준 이하였습니다.
"냅둬. 노약자를 보호합시다~~" 라며 비웃으시는 분도 계셨고, "나이들어서 기운도 좋으셔. 저런다고 공청회가 시작한대?" 라는 분, "아주 노망났네. 아유 먼지나 하지마!" 라고 하거나 "그냥 커텐 열게 냅둬. 열라 그래." 라는 등의 말들이 쏟아져나왔습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말은 한 남자분께서 무대쪽으로 나가려고 하자 다른 분이 막으면서 "냅둬냅둬, 저 할머니 냅두면 고혈압 걸려서 쓰러질테니까. 지금 혼자 열받아서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야." 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그게 어른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입니까.
관계자 분으로부터 오늘은 공청회를 다시 하지 않을 테니 돌아가도 괜찮다는 말씀을 전해듣고 저희는 그 곳을 나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 아까 친구 사진을 찍어간 그 원장님에게 가서 사진을 지워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괜찮아. 모자이크 처리해줄게." 라고 하시더군요. 몇번 더 부탁을 했지만 그런 식으로 나오시길래 어이가 없어서 "그럼 저희도 찍어서 모자이크 처리 해드릴게요." 라고 하고 핸드폰을 꺼냈습니다.
그랬더니 그 분이 "싫어 나는 그런 거 안 찍어." 라고 하시면서 배낭으로 얼굴을 가리시더군요. 그래서 "그런데 저희는 왜 찍으셨어요?" 라고 했더니 "니들은 예뻐서 찍는 거야~ 우리는 안 예뻐서 그런거 못 찍어" 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핸드폰을 들었고, 갑자기 그 분은 주머니에서 X자가 그려진 마스크를 꺼내더니 눈까지 가리도록 쓰고 고개를 돌리셨습니다. 주위에서 보고 있던 다른 분들도 갑자기 마스크들을 다 꺼내더니 쓰시더군요. 어쩜 그런것까지 준비해오셨는지.. (만약 제 친구의 사진을 올리신다면 저도 올리겠습니다. 그 어린이집 학부모들이 보면 충분히 원장님인지 아실만큼 아주 잘 나왔거든요.)
저희가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아유 왜 벌써 가~ 더 놀다 가 애기들아~" 라고 빈정거리시거나, "아직 알바시간 다 안 찬 거 같은데 벌써 가게?" 라고 비꼬는 말들이 들려왔습니다.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니네들" "애기들" 이라고 막말하시는 거 정말 기분 나빴고, 그 분들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만 더 생겼습니다.
'죄없고 순진한 우리들을 못 배웠다고 무시한다' '우리에게 이런 식의 대우밖에 안 해주냐' 고 하기 전에, 먼저 자신들이 어떤 행동을 하시는지 생각해보셨는지요. 일부 튀는 사람들의 영향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쪽의 이미지는 그쪽분들이 만드는 거니까요.
원장님들 내에서 서로 뭐라고 나무라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어떤 원장이 학생들을 때렸다고 하시면서, 때리거나 그러면 우리가 불리하니까 안 그러기로 했는데 왜 애들을 때리냐고 하더군요. 그 학생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저희는 그렇게 대강당에서 빠져나왔고, 정문쪽으로 나왔을 땐 난간에서 만세를 부르고 손을 흔드는 대표 분을 비롯한 여러 분들이 보였습니다. 정문 쪽은 아예 사람들로 꽉 들어차서 나갈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저희는 후문쪽으로 담을 넘어서 그 곳을 빠져나왔습니다. 바깥에 있었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희과의 남자아이들을 밀고, 치고, 손찌검을 하셨더군요. 게다가 저희 쪽 선생님이 인터뷰를 할 때에는 "생긴 건 부엌떼기같이 생겨서.. 좀 배운 년이라고 잘난체 한다" 는 식으로 직접 욕을 하기도 했답니다. 정문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못 나가게 해서 시비가 붙기도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공청회는 무산된 채로 끝났고, 남은 건 그 분들에 대한 실망과 안 좋은 기억들 뿐입니다.
어린이집 원장님들께서 '유치원 종일제 안 한다고 난리일땐 언제고 이제 와서 그러냐' 고 하시던데, 그건 어린이집 원장님들과 여성가족부의 견해가 다를 수도 있는 것처럼 저희와 교육부의 견해가 달라서 빚어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선진국들은 0세부터 5세까지 통합된 유아교육기관이 존재하며, 교육부가 당연히 해야할일을 지금껏 못 해오다가 이제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생계가 달린 일이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걸 이해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반응하는 방법입니다. 공청회를 그렇게 막무가내로 무산시킨다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요. 그 자리에 아기를 업고 온 분도 있더군요.
저희가 영아를 빼앗으려고 한다고 하시고, 일곱살을 위한 환경에 핏덩이 아가들을 둔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하시던데.
반대로 핏덩이 아가들을 위한 환경에서 일곱 살 유아까지 키우려고 하시는 어린이집도 생각해보셔야 하지 않을까요.
유아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영아를 맡을 수 있겠냐고 전문성 운운하시던데,
6개월~1년만에 보육교사 양성원에서 자격증을 받으신 분들도 영아 담당 전문가이시라면,
4년동안 유아교육과 보육을 배우면서 자격증을 2개씩 취득한 저희들도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한 원장님이 "니들이 맨날 똥기저귀 갈고 그럴 수 있을 거 같애? 니들 맨손으로 똥 닦아봤어?" 라고 하시던데, 기저귀 가는 거 왜 못 합니까. (맨손으로 똥을 닦는다는 건 비위생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똥기저귀 갈고 분유 타 먹이는 게 전문성이라면 보육교사양성원을 다닌 사람보다는 아이 엄마가 훨씬 더 전문성이 있는 거 아닙니까. 단지 먹고 자고 싸고 하는 것만 뒷바라지 하는 게 다라고 생각하는 몇몇 몰지각한 분들 때문에, 이익에 눈이 멀어 닭 한 마리로 원아들 전체에게 죽을 끓여먹이고, 남은 음식쓰레기들로 꿀꿀이죽을 만들어먹이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지 않았나요.
저는 어린이집에서 봉사활동도 하고 실습도 하면서, 나름 좋다고 하는 유명한 짐** 어린이집에서 바퀴벌레가 들끓고, 이불도 없이 바닥에서 아이들을 재우고, 교사들은 교사방에 모여서 누워서 티비를 보고 있으면서 아이들이 바깥에서 자기들끼리 무엇을 하고 놀던 상관하지도 않는 것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한 마디도 꾸며낸 것 없습니다. 함께 간 친구도 있고 그 위치와 일시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좋은 어린이집도 많고 그 어린이집이 열악한 상황이었다고 해도, 0세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섞여서 자기들끼리 바퀴벌레가 지나가는 볼풀장에서 놀고, 선생님에게 안기고 싶어서 칭얼대는 아이는 교사가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누워있으면서 발로 아기 배를 툭툭 치더군요. (발로 배를 토닥거리면서 재우려는 시도였겠지요) 간식은 웨하스 한 봉지와 우유 1000미리로 모든 아이들이 나누어먹었고, 점심은 이것저것 잡다한 재료가 섞인 볶음밥이 다였습니다. (제가 식사준비를 도우러 주방에 갔을 때 남은 반찬들을 다 넣고 볶고 계시더군요)
뿐만 아니라 제가 전국 어린이집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보조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어린이집의 열악한 상황들을 많이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원장이 원장 겸 교사 겸 주방장 겸 운전기사 겸 청소까지 맡으시는 곳도 있더군요. 국가지원을 받기 위해 일정한 인원이 있어야 하는데, 서류상으로는 가족들 명의로 그 자리를 채워서 속임수를 쓰는 곳도 있구요. 여쭤볼 게 있어서 전화를 드렸는데 어른은 어디 갔는지 꼬마가 받아서 안 계시다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 원장님은 그렇게 자리를 비웠다가 학부모님이라도 찾아오시면 어쩌려고 그러셨을까요.
물론 제가 접한 곳은 극히 일부의 열악한 어린이집이겠지요. 물론 저렇게 열악한 유치원도 어딘가 존재할지도 모르구요.
지금 제가 얘기하려는 것은 어린이집이 안 좋고 유치원이 좋고 이런 얘기가 아닙니다.
그렇게 영아에 대해 전문성이 있고 유아교육인들이 넘보지 못 할 만큼 영아를 위한 환경과 교육에 자신이 있으시다면,
학부모들이 공정하게 판단하도록 당당하게 대응하시는 건 어떠실련지요.
어린이집은 원아모집이 안되서 문을 닫고 재정난에 허덕이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학부모들은 '아이를 맡길 데가 없다' 라고 하는 이 모순된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주실 껀가요.
애초부터 부처, 보육교사의 자격요건, 어린이집 설립 기준 등 많은 부분에 문제가 있어왔고 그 혼란 속에서 어린이집이 어린 아기들을 맡아왔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 교사의 질이나 원의 시설환경 등 질적 부분의 개선에 힘쓰지 않으면 어린이집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서류를 속여서 보육지원비를 빼돌리거나, 교사지원금을 원장이 가로채는 일들이 생겨나는데 국가에서 어떻게 원장님들이 요구하시는 것처럼 행정절차 없이 마음껏 지원을 해줄 수 있겠습니까. (이 일 또한 실제 일어난 일들임을 이미 알고 계실 것입니다.)
어린이집은 영아전담기관으로 거듭나던지 (직접 영아전담이라고 말씀하셨으니 만3-5세는 제외해야겠지요)
아니면 질적 수준을 갖추고 유치원과 동등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주장하시는 대로라면 유치원에서도 만 3-5세 유아들은 유치원에서만 전담해야지 왜 어린이집에서 뺏어가냐고 들고 일어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앞에서도 밝혔듯이 저는 공부하는 학생이고 예비교사이며 아직 미흡한 점도 많은 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 날 그렇게 모르는 아주머니들께 모욕적인 말을 들을 정도로 모자라거나 어리지도 않은 사람이구요.
그 날 그 현장에 있지 않으셨던 분들, 오셨다가도 밖에서 제지를 당해서 안의 상황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가까이서 직접 보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적어본 것입니다. 물론 이 글은 교수님이 시킨 것도 아니고 어디서 베껴온 것도 아니고 제 생각을 쓴 것이구요.
무조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마시고,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하거나 함부로 평가하지 마시고,
객관적으로 서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그 날 그런 행동들은 나이많은 어른들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행동들이었다고 생각하며 저희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기에 사과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장님들 말씀대로 저희는 아직 어려서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포용할 능력이 아직 부족하거든요.
며칠 전 다른 학우가 올린 글에 "학생이 공부할 시간에 뭐하고 있냐" 는 식의 리플을 단 걸 보았습니다.
그러는 원장님들은 "어린이집에 핏덩이같은 어린 것들을 놔두고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 고 그 날 말씀하시지 않았나요.
무엇이 우선인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긴 글을 끝까지 정독해 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