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J.B.Grunuie님의 글을 퍼온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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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아지른 절벽에서 ‘기석’은 벽을 부수며 앞에 가고, 계곡의 파편들이 ‘주한’에게 무섭게 덮치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펼쳐지는 두 사람의 공방전은 짧지만 아주 길게 계속되었다. 주한은 해저 비행기의 앞에 있는 벽을 향해 레이저를 발사하고, 벽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해저 전투기는 역 분사를 하며 멈춰서고, 돌진해 오던 주한의 전투기와 접촉했다. 그리고 무너져 내리는 돌무더기 속에서 혼전이 벌어졌다. 혼전 속에서 해저 전투기는 더 이상의 전투 능력을 잃고 힘 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속 무너져 내리는 돌 무더기사이로 주한도 추락하기 시작했다. 시야를 구분할 수 없는 먼지와 연기가 순식간에 주위를 휘감았다.
그러나 뜻밖에 계곡 아래에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었다. 해저 전투기는 계곡 끝에 걸려서 바다로 추락하려 하고 있었다. 해저 전투기의 전투용 생물에서 조정 캡슐이 튕겨져 나와 바다로 빠졌다. 그리고 이미 추락한 상공 전투기에서도 주한이 탄 조정 캡슐이 튕겨져 나왔다. 캡슐에서 나온 주한은 해저 전투기에서 유채에게 감긴 섬유질을 끊어내고 유채를 구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해저 전투기는 스스로 필사적으로 절벽 아래 해저로 추락 하려 하고 있었다. 해저생물은 필사적으로 물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해저생물이 절벽 끝으로 거의 다다르려는 순간 해저생물의 섬유질 근육을 주한이 칼로 휘저으며 빠져 나오려 하고 있었다. 그때마다 생물은 고통으로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그만해. 제발! 괴로워하고 있어...”
유채가 소리쳤다. 그러나 주한은 더욱 냉담해 졌다.
“나도 느끼고 있어. 하지만 지금 빠져나가지 않으면 우리가 죽게 돼. 이놈도 죽지 않기 위해 우리를 계속 압박해 오고 있어.”
이윽고 두 사람은 해저생물의 몸에 구멍을 내서 빠져 나왔다. 그리고 곧 해저생물이 바다에 추락했다. 주한과 유채는 한참을 그 자리에 않아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고통 속에 상공 전투기도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잠시 후, 유채가 일어나서 상공 전투기의 조정 캡슐로 이동했다. 기계장치는 깨져서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두 사람은 안을 살펴보았다. 안을 살펴보며 유채는 무척 격양되고 있었다.
“이들은 살아있는 생물을 이용해서 전투를 하고 있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도대체, 언제까지... 인류는 과학을 악용해서... 자연을 파괴해야 하는 거지...?”
“신이 부여한 특권이라는 믿음이 사라질 때 까지는 그렇겠지...”
유채는 이미 이성을 잃고 있었고, 그녀의 목소리는 비난과 조소가 섞여 있었다.
“특권? 신은 자연을 다스리라고 했지! 지배하라고 한적은 없어! 인간은 자연을 다스리는 특권과 함께, 또 보호할 의무가 있는 거야!”
주한은 말이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안정을 찾은 유채는 조종석에서 조그만 캡슐을 유심히 바라보여 손을 댔다.
“이건 뭐지? “
그리고 잠시 후 다시 분노에 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런 세상에...”
주한이 유채의 분노에 답했다.
“이곳의 생물들은 각기 다른 환경에 다르게 급속히 진화한 것 같아. 해저생물은 지상이나 상공에서 일정시간이 지나면 급격히 전투력이 떨어지고 있었어. 물론 상공기지의 전투용 동물도 일정한 구름층을 지나 지상에 내려오니까 급격히 전투력이 떨어졌고 말야.”
“캡슐에 있는 이 작은 동물.. 이미 죽었어. 이 동물은 환경변화의 정도를 측정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에 사용된 게 분명해. 그래서 조종사들은 이 생물의 반응을 보고 자신이 탄 전투정에 대한 다른 환경에서의 생명력을 판단하게 되는 것이고...”
유채는 갑자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이 원망스럽기라도 한 듯 계속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소리로 무겁게 중얼거렸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어. 빨리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해야 해. 그들이 언제 또 올지 모르니까”
주한이 그 말을 한 후에도 유채는 한참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다시 냉정을 되 찾고 주한에게 물었다.
“그런데... 해저도시에서는 왜 나를 필요로 하는 걸까?”
“글쎄”
“…”
“곧 알게 되겠지.... 네가 꼭 필요한 존재라면 언제라도 다시 찾아올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