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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망해서 몸서리쳤던 소개팅

민망해;; |2007.11.29 23:43
조회 3,832 |추천 0

27살입니다. 대학원생이구요..

25살이랍니다. 스튜어디스래요..

 

아.. 어떤 남자가 스튜어디스랑 소개팅 한다는 데 마다하겠습니까..ㅋㅋㅋ

 

평소보다 일찍 퇴근해서 나름 꽃단장을 했죠.

이래저래 해서 급작스런 만남이다 보니, 조금 늦게 (저녁9시) 약속을 잡았습니다.

서로 저녁식사는 했고, 간단히 차나 마시자고 하길래, 동네에서 야경이 좋다고 알려진 발산역에

위치한 "CXXXX"라는 스카이 라운지 바에 예약을 했어요. (서로 같은 지역 주민임.)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스테이크를 먹을것도 아니고 해서 크게 부담갖지 않고 장소를 정했던 거죠.

조금 늦을꺼라는 연락을 받고, 먼저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학생이 가서 식사를 하기엔 약간 부담스러운 정도? 흐음.. 그런데 그 중에 딱 눈에 띄는 메뉴가 있었어요.

 

"오픈 7주년 기념!!!! 칠레산 와인 [어쩌구저쩌구] 70000원 --> 35000원 "

 

평상시에도 와인을 즐겨마시던 저로써는 확 눈에 띄는 메뉴였어요. 아주 착한 가격에 말이죠. ㅋ

그래서 좀 있으면 오실 그 분이 와인이 괜찮다고 하면, 이거 마시면 되겠다.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10분쯤 후 그 분이 오셨고, 간단히 인사를 주고 받은뒤 메뉴판을 건냈습니다.

그 분이 뭐 고를지 고민할때.."혹시 와인 좋아하세요?" 라고 물어볼 작정이었죠 ㅋㅋㅋ

근데 그 분 고민도 안하시고, 고르신게.. [하우스 와인 : 7000원] 이더라구요..

잘됐다싶어서..

"병으로 드실래요?" 라고 물었어요.

그러자 그 분 와인을 상당히 좋아하시는 듯 갑자기 얼굴에 화색이 돌더니..

"제가 골라두 돼요?" 라고 묻더라구요..

전 그러라구 했죠 뭐..

근데 그 분이 고른건..이름조차 알수 없는...

[닝러ㅐㄴㅇ러냉 : 10마넌] 이었어요.. -_-;;

 

병으로 먹자고 한 건 저였고.. 순간 얼굴에 화색이 도는걸 아쉽게도 놓치지 않고 본 저로써는..

태연한 듯....................................

 

"와~ 그거 좋겠네요 ^.^ "

 

 

흐음...;;;

스카이라운지에서 10만원짜리 와인이면 싼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시겠지만..

전 속으로 은근히 그 오픈기념인지 뭐시기 하는 그 칠레산 와인을 생각하고 있었고..

처음에 말씀드렸다시피 학생신분으로써는 상당히 부담되는 가격ㅠㅠㅠㅠ

게다가 최근에 차사고까지 내서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렵던 저한테는 헐...

 

뭐 어쨌거나.. 이왕만난거 잼있게 놀자싶어서.. 챱스테이크 하나를 안주로 시켰습니다.

살짝 저의 체크카드에 남은 잔액을 생각해보니.. 정확히 20만원...........-0-;;

'에이 몰라~~!!!' ㅋㅋㅋ

 

뭐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서로얘기도 잘 맞는거 같았고, 와인도 안주도 아주 맛있었어요..

살짝 취해서 상대방이 더 괜찮아 보이기까지도..ㅋㅋㅋ (그 쪽도 그랬을까요? 흠흠 -_- 뭐 암튼)

12시가 가까워졌고, 술도 다 먹어갈 쯔음에 그 분이 화장실에 가시더군요.

 

전 미리 계산하려구 종업원을 불러서 저의 체크카드를 주며 계산해 달라고 했어요..

잠시후 종업원이 와서 하는 말이..

 

"잔액 부족이라는데요.."

"어라 그럴리가 없는데?? 다시 한번 해보시겠어요?"

잠시후..

"잔액 부족 맞으신거 같은데요.."

 

허걱 조때따!! -_-

 

당장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빠아빠!!!! 나 소개팅 했는데 카드에 돈이 잔액부족이래요. 빨리 20만원만 부쳐주세요"

"ㄴㅇ루냉러ㅔ내후ㅐㄴㅇ린ㅇㄹ~~!!!!!"

"아 진짜~~~ 아빠 급해서 그래요. 꼭 갚을께요."

 

다행히 스튜어디스 그 분은 전화를 끊자마자 오시더라구요..

그래서 돈이 내 통장에 입금되기 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약 10분 정도 얘기 좀 더 하다가..

계산대 앞에 섰죠.

 

계산대 앞의 사장님.

참 얄밉게도 웃으면서 말씀하시더라구요..

 

" 카드에 잔액이 부족하다네요 ^^ "

" 아.. 잠시후에 다시 한번.."

 

이때부터 현실화 되어 가는 불안감..ㅠㅠㅠㅠㅠ

 

" 카드에 잔액이 부족하다네요 ^^ "

" 카드에 잔액이 부족하다네요 ^^ "

" 카드에 잔액이 부족하다네요 ^^ "

 

4번 긁어보았는데.. 4번 다.... ㅠㅠㅠㅠㅠ

옆에서 스튜어디스 그분은 막 웃으시면서 자기 카드를 막 꺼내시고.. 저는 다급한 마음에..

 

"아니에요~아니에요 잠시만 기다려 보세요..ㅠㅠㅠㅠ"

 

결국 5분여를 실랑이 하다가 그녀의 카드로 쓰윽~ ㅠㅠㅠㅠ

 

그 분 집까지 같이 걸어가면서 저는 돈을 뽑아서 주겠다는둥, 계좌이체를 해주겠다는둥,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는 멘트만 나불나불.. (아 진짜...-_-)

저도 얼마나 민망했으면 얼굴을 손으로 막 가리고ㅜㅜㅜㅜ

그렇게 서로 민망해하면서 헤어졌죠 뭐.. 전 부끄러움에 몸이 부르르 떨리고...ㅋㅋㅋ

 

알고보니..

 


 

 

20만원이 있었던 어제.. 바로 핸드폰 요금이 빠져나갔더라구요 ㅠㅠㅠ

게다가 10만원을 부쳐주신다던 아버지는

실수로.. 10000원을 부치시고는..

부랴부랴 다시 10만원을 부치신거였어요..ㅠㅠ

 

아...전 정말

어제 생각만해도 민망해서 몸이 막 부르르 떨려요...ㅠㅠ

오늘 바로 신용카드 하나 신청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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