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와 매형은 일년에 둘이 합쳐 일억삼천이 조금 넘는 연봉을 받는다.
n금융과 h건설에서 둘다 본사과장을 하고 있고 둘다 30대 초반이다.
그럼에도 집은 서대문 투룸이고 차는 세피아...그것도 중고로 산 10년은 훨씬 넘은...
그들을 보고 있자니 돈을 벌어 어디쓰는지 참 궁금했는데
인간이 살아가는 의식주 중에
집은 구리고 밥도 집에서 해먹고 옷도 저렴한 백화점아울렛이고...
저축은 얼만지 모르겠으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들 부의 척도는 적어도 집과 자동차가 아니다는 것이다.
(물론 요즘 일억을 번다고 부를 논할 가치가 있냐고 묻기도 하겠지만)
하지만 정작 돈을 써야 할때는 언제든지 냉큼 지갑을 여는게 누나와 매형이었다. 둘다 종교는 없지만 성금기탁을 곧잘 하고 집에서 해먹는 밥을 좋아하지만 가족이 놀러가면 정말 서울에서도 최급이라고도 할 만한 맛집을 예약하고 생일이나 기념일에는 명품딱지가 붙은 소포가 오기도 한다.
그렇다고 자신들한테 소홀하지도 않다. 주말이면 해외로 곧잘 여행가기도 하고 이제 여유가 약간 생겼으니 누나는 그 좋아하던 시집을 모으고 읽는 일에 혈안(?)이 되어있고 낚시와 여행을 좋아하는 매형은 조만간 수상보트를 살 예정이라고 한다. 차는 세피아면서 왠 보트며 그 좁은 집에 놔둘곳은 있냐고 물으면 그냥 웃기만 하였다.
나는 그들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 대한민국에서의 집과 차는 필수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더 큰집에 더 큰차를 타고 싶은게 당연한게 아닌가.
이렇게 말하면 매형은 그런다. "사려면 사면 되지만 그다지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래야 될 날이 오면 사면된다"
ㅡㅡ......
그들이 알고 보니 소위 보보스족이었다.
혹자는 미국에서 생겨난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엘리트 층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냥 기묘한 궁상이다.
어쩌면, 혹은...집과 차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편집광적이라고도 불릴 만한 증세를 내가 보이고 있는지모른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