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심심해서 톡을 눈팅하던 중에,
정말 궁금해져서 글 하나 올려봅니다.
여기 계신 분들, 정말로 헤어진 이성과 친구 사이로 지내는 분 없나요??
제 경우엔 있거든요.
정말 친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관계라고 생각하는 옛 남친일 뿐입니다.
대충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지금 제 나이가 25살.
그 아이를 사귄건 19살 때의 일이니 사귄지는 6년쯤 되었네요.
고3 올라가기 전부터 사귀어서 1년 반 정도 지난.. 대학 1학년 봄에 헤어졌습니다.
조용하고, 다정다감하고, 화 한 번 내는 일 없고
생각이 깊고 글을 아주 잘 쓰는 친구였어요.
별다른 이유는 듣지 못한 채,
그냥 "처음과 같지 않다. 네가 처음처럼 좋지 않다." 는 말만 듣고 헤어졌습니다.
헤어질 때, 그 이유가 너무도 납득이 가지 않았기에
(아무 이유없이 사랑이 변할 수 있다는 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지금보다도 훨씬 어린 나이였죠. 물론 이유가 정말 없었는지, 어떤 말못할 이유로 맘이 변한 건지는 아무도 모르지만요.)
한 3일 정도는 아무것도 못 먹고 울다 잠들고 울다 잠들기만 반복했어요.
그러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며칠간 음식과 물을 거의 섭취하지 않아 각질이 허옇게 일어난 피부에 대충 파우더만 두들겨 바르고 무작정 서울행 막차를 탔더랬죠.
(그 때 저는 지방에, 남친은 서울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정이 가까운 시각에, 홀로 서울에 떨어진 내게 그 애는 그저
"바빠서 만나줄 수 없다." 고만 하고 끝끝내 나와주지 않았고.
저는 겨우 다른 친구에게 연락이 닿아 밤새 술만 마시다가 다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 다정하던 아이의, 차갑고 냉정한 반응에
서서히 마음을 접고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죠.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요.
나중에도 그 헤어진 이유가 너무도 궁금하였지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저랑 헤어지고 다른 여자를 만나지도 않았다고 하니.
아직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러고 나서 2, 3년 쯤? 지났을 때, 싸이월드로 갑자기 쪽지가 한 장 날아왔어요.
그리고 음악 선물 하나.
쪽지의 내용은, 대충,
"너와 헤어지고 한참이 지난 후에 나도 또다른 사랑을 하게 되었고,
내가 너에게 매몰차게 대했을 때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차갑게 이별을 당했다.
그 땐 너의 심정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는데, 그제서야 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별한 것을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때 내가 너무 어리고 서툴었기에, 이별까지도 너에게 필요이상 모질게 행해진 것 같아 꼭 사과하고 싶었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쪽지에 답을 하고,
몇 개월 뒤 동네에서 만나 맥주도 한 잔 하면서 잡다한 주변 얘길 하다가 헤어지기도 했고,
동창들 모임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만나게 되었죠.
아주 가끔 홈피에 드나들며 안부를 묻거나,
새로운 글에 댓글을 달기도 하고, 방명록을 쓰기도 하고,
그러다 몇 개월에 한 번쯤, 둘이서 또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만나 담소를 나누기도 하구요.
그 때는 정말 가슴 아프게 좋아했던 아이지만,
시간의 무게 때문인지, 이성으로서의 감정 같은 게 남아있지도 않고.
그 후로 만나도 스킨십은 커녕 손끝하나 옷깃 한 번 부딪쳐본 적이 없습니다.
그 아이가 쓰는 글을 읽는 것이 좋아 가끔은 홈피에 드나들기도 하지만
주위의 다른 어떤 여자에게도 신경 같은 것 쓰이지 않고,
설레임도 미련도 없는 .. 정말 마치 오래 전부터 그냥 친구였던 것처럼 편안하기만 합니다.
오히려 정말 서로를 깊이 알았기에, 더 오래된 친구마냥 편하죠.
게다가 지금은 정말 사랑하는 남친도 있구요.
남친이 생긴 후로는 동창 모임 외에 단둘이 만나 맥주 한 잔 하는 자리도 만들지 않습니다.
(이건 그 애를 반드시 이성으로서 조심해서라기 보단, 남자친구에 대하여 지키는 기본적인 예의, 신뢰로서 그런 거구요.)
그 아이도 저와 다시 어떻게 해보려고 마음 먹었다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 되요.
따로이 잦은 연락을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동창 친구들보다 더하거나 덜한 것도 전혀 없고.
마치 사귀기 전처럼 깍듯하고, 절대 선을 넘지 않습니다.
아무튼.. 얘기가 길어졌는데,
결론은...
전 정말 이 아이랑 단순한 친구 사이로 남았다고 생각하거든요. ㅠ ㅠ
근데 그렇게 말하면 많은 분들이 "절대로 ! Never !! 그런 관계는 없다"고 합니다.
정말 궁금해요 !!
여러분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