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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던 궁합마저 나쁘다는데...정말 힘빠진다~

진이 |2003.08.03 02:37
조회 2,417 |추천 0

 

  토요일은 휴가가 끝나기 이틀전이었다. 그 흔한 휴가는 커녕...휴가 동안 두어번 만난게 더구나...그나마도 한번은 대판 싸우느라 제대로 놀지도 못했었지.

 

 누가 먼저 전화를 거는지....누가 먼저 만날 것을 제안하는지...누구의 목소리가 더 상냥한지...그런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스스로를 얼마나 더 초연하게 해야하는지...어쩌면 아주 이기적이었을, 어쩌면 너무 예민하고 상대에게 욕심이 많았던 내가 나를 달랜다.

 

 오늘은 전화를 하는데 또 부모님이 곁에 계시는지 목소리가 터프하다 못해 뚱하다. 나도 내 의견을 말하고저(부모님 계신데서 전화받기가 그러면 단칸방도 아닌데 딴데 가서 전화를 받던지...잘한다고 하는 내게 예전에 비해 너무 하는 것 같아서) 의사표명을 했다.

 

 어차피 부모님 계신데서는 전화통화 길어지는 자체만으로도 찍히는 일이니까 통화는 그런대로 끝내고 문자를 보냈다.

 

 아주 감정적으로는 보내지 않았지만, 요즘 힘들고, 노력하는 나에 비해 너의 태도가 서운하다고...

 

 그랬더니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하다고...실은 아버지가 전화끊으라고 옆에서 소리치셨다고...(아버님 목소리는 들었는데 그게 그소린줄 몰랐음-그게 난줄 알고 소리지르셨을거란 생각에 더 힘이 빠지고 짜증도 났음). 더군다나 자기 아프다구...다정스레(스러울려고 노력?) 문자가 왔다.......

 

 그래서 아예 집을 나섰죠. 머리나 하자...전 미용실 가는거 굉장히 싫어하거든요.

 

 그런데 친구 기다리다가 이 지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주카페가 생긴걸 보구는 친구끌고 갔어요.

 

 지난번에 남친이랑 대학로에서 같이 봤을 때는 궁합이 매우 좋다고 했거든요.

 

 마음도 하두 답답하고 해서 갔는데 원래는 제 사주만 보려다가 지금 사귀는 남자가 있어도 이별수가 있고, 어쩌고 해서 15000원이나 더주고 궁합까지 봤습니다.

 

 작년 8월에 남친 병장 때 굉장히 심각한 일루 한번 헤어질 뻔한 고비가 있었는데...그걸 얘기하더라구요...섬뜩하긴합디다...근데 그 직전에 궁합본다는 말에 우리 관계에 대한 것은 말로든, 표정으로든 힌트도 주지말라는 남친의 충고가 있어, 고개만 까딱까딱하며 애써 침착한척을 했죠.

 

 작년에 헤어졌어야 하는데 여기까지 온거라구...제가 듣기로는 남친과 제 궁합은 좋은데, 둘이 있으면 돈이 안된다고...그러니 안좋은 인연아니겠냐고...그렇게 들었는데...(제 사주가 나아서 손해본다는 말이 있더군요)

 

 제 친구는 궁합은 좋은데 인연이 아니다, 라고 들었다네요. (제 친구는 그 얘기 듣기 전부터 제가 가끔씩 이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너무 힘들어하는걸 봐와서 그런지 이참에 헤어지라네요...내가 그렇게 힘든티를 냈나...남친한테 미안할 정도로...전 친구한테 저 싸이코 점쟁이~! 뜨내기라서 6개월있으면 여기 없으니까 저런다고 반박했쪄...)

 

 저는 사주에 남편도 남편이지만, 시댁덕 보는 사주가 있는데, 남친이 마마 보이인데다 어머니가 아들을 망쳤다(참 심한 표현이죠?), 그 어머니가 아들을 다 주관하는데 그 시어머니 덕은 못본다...뭐 그러더라구요.

 

 예전에 궁합봤을 때는 제가 온통 불인데, 남친이 나무라서 언뜻 생각하면 다 태울것 같지만 남친이 물이 있는 나무라 제가 결국 진다구요. 제가 웬만한 남자한테 안잡히는데 남친사주엔 물이 있어 잡힌다구...아주 찰떡 궁합이랬는데...

 

 그 때 여자역술인이 풀이했던 내용이랑 갑자기 돌변하네요.

 

 남친은 물이 있는 나무란 말은 않고...아주 추운 눈벌판에 홀로 서있는 소나무라 강직하고, 냉정한데...(남친은 착하고, 똑똑하다...이게 칭찬의 전부입디다) 내가 아무리 불로 녹인들 녹겠냐구...당신만 힘들어질뿐이라구...

 

 사주나 뭐 그런건 대체로 인터넷에서 본거랑(제가 답답하면 유료로 해서도 보거든요) 비슷하구...

 

 같이 갔던 친구는 사주만 봤는데 너무 잘맞힌다구...

 

 그런데다 점쟁이가 나중에는 아예 6개월안에 헤어진다, 아니면 복채 물어줄테니 오래요.

 

 제가 못견딜거라네요.

 

 참 나...제 친구한테 명기(거시기라고 마구 표현하며 남자들, 특히 유부남들이 한번 맛을 들이면 헤어나오질 못할 명기라고 아주, 강조를 해서 상스런 기분들게 하드니만) 저한테는 울남친과의 궁합에 그런 악담을 퍼붓더군요.

 

 답답해서 찾아갔으니...의사로 치면 아주 정확한 판단을 해주는게 상책이긴 하겠지만, 얼마안되는 복채까지 들먹이며 우리는 깨진다, 하는데...기분 팍 상하드라구요.

 

 모르겠네요. 이렇게 직설적인 역술인은 첨이라...것두 아주 악담에...언제나 심심풀이로 보는 궁합도 좋게만 나왔던 우리인지라...

 

 그치만 기가 팍 죽더랍니다.

 

 예전같음 남친한테 쪼르르 전화걸어 점쟁이 욕했을텐데...남친은 요즘 비실비실 자꾸만 아프고...쉬고 싶어하니...그러지도 못하구...머리하는 내내 맘 무거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궁합 때문에 글올리는 사람들 보면서 외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스스로 궁금해했었는데.

 

 가뜩이나 심약한 상황에서 작년의 위기까지 알아맞히며, 우리는 인연이 아니라 하니...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요.

 

 남친한텐 그냥 좋게 나왔다구 했는데.

 

 마음이 너무 심란하군요. 가방에 있는 그 역술인이 준 종이를 비에 적셔버릴라다가 걍 들고들어오긴 했는데 무슨 저주문서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꾸만 집착하고, 조바심치는 제 자신...이건 벌써 불행의 시작일까요?

 

 힘이 듭니다...

 

 딴데같으면 불쑥 몇만원이나 내고(그 사기꾼 같은 역술인 사주 5분봐주는데 만언, 궁합이랑 이것저것 보충해주는데 한 10분...그거에 만오천언...총 이만오천원 받습디다...아~ 어떡게든 그 사람이 사이비임을 증명하고파...ㅜ.ㅜ) 그런데 친구랑 가지도 않았겠지만, 설령 들어가 그런 말 들었다 해두...

 

 그야 말루 "놀고 있네. 즐" 이러고 말 내가...씩씩하기 힘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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