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일 계속되는 야근에도 죽지않고 살아있는 30대 중반 직장남입니다.
짬짬이 판 들어와서 이런저런 글들 보면서 기분전환 하곤 하는데 요새 헤드라인에 공무원들 이야기가 나오는거 같아서 제가 겪은 경험 몇자 적어 올리겠습니다요...
전 주로 정부기관의 오더를 받아서 일을 하는 업체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한가한 공무원 양반들이 행여라도 이 글을 보실까봐 어떤 기관과 업체인지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냥 공무원들 상대로 일하는 사람이라고만 봐주심 되겠습니다.
공무원들과 일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들은 정말 타고난 초슈퍼 울트라 갑입니다.
전 그분들과 가끔 밥을 먹을때마다 그 분들이 직접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먹는걸 보며 감동받고는 합니다. 아 저분들도 직접 하시는 일들이 있구나 하고요.
이른바 초슈퍼 울트라 갑
그분들이 일하는 방식을 살펴봅시다.
1단계: 대책없는 요구
공무원: OOO씨 이거 좀 해줘요.
나: 아 그거요. 어떻게 해달라는 말씀이신지?
공무원: 아 뭐 그냥 대충 이렇게 저렇게 해줘요.
나: 아...그래도 정확히 어떤걸 원하시는지 알면 작업하기가 훨씬 수월할텐데요..
공무원: 일단 '큰방향'에서 이렇다라고 보시고 작업한 결과를 일단 봅시다.
나: 아...네..알겠습니다...
2단계: 대책없는 수정
공무원: 음 해서 보낸거 봤는데 내가 생각한건 그 방향이 아닌데..
나: 아..그때 제가 작업계획 보내드렸을때 별다른 이견이 없으셔서 그대로 진행한 건인데요..
공무원: '큰방향'에서 내가 생각한거랑 달라요. 이게 아니지.
나: 그럼 큰방향이란게 어떤걸 말씀하시는건지..
공무원: 일단 다른 안을 몇개 좀 보내줘봐요.
나: 아...네...
3단계: 어이없는 결론
공무원: 보내주신거 봤는데 아무래도 내가 생각한거랑 좀 다르네요.
나:....네.....
공무원: 뭐 일단 이쯤에서 접어두고 다른거부터 진행하시죠.
나: ......(속으로 이런 시베리아 십장생같은 XX)
- 그분들이 하시는 일은 언제나 모호합니다.(하시는 것도 아니죠..시키시는 일은..)
- 그 모호한 일을 명확히 하라고 끈기있게 요구합니다.
- 그러다 지치시면 그냥 접어두십니다.
- 그러고도 그분들은 꼬박꼬박 월급을 받아가십니다.
- 전 그런 그분들의 눈밖에 나서 행여라도 실적이 떨어질까 노심초사 애걸복걸합니다.
- 그런 그분들의 월급도 결국은 제 세금으로 나가는거겠죠?
무사안일 복지부동 공무원들.
한편으론 그들이 부럽고, 한편으로 한심하고, 한편으론 분노하며, 한편으론 동정하는...
그런 아리송한 기분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처럼 공무원 상대로 일하시는 분들은 모두 공감하시겠죠?
정말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공무원이 일을 잘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공무원이 최소화되면 됩니다. 왠만한 기능들은 아웃소싱시키고 최소한의 관리 기능만 남겨둔다면 정말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정부가 될겁니다.
새 대통령이 대기업 사장했던 양반이니 부디 효율적이고 콤팩트한 정부 조직을 만드시길 납세자의 한사람으로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