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세우고
창밖으로 떨어지는 비를 보고있다가
잡아끄는 남자와
뿌리치는 여자를 보게되었다.
참 필사적으로 붙잡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실해보이는
남자의 표정과,
더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는 듯한
여자의 매몰찬 몸짓..
별 생각 없이 보고있는데
갑자기 여자가 몸을 돌려 내차 쪽으로 다가왔다.
황급히 고개를 숙이는 순간
차 옆을 쌩하니 지나쳐간다.
휴~
숨을 내쉬며 고개를 드니
쫓아오다가 우뚝 멈춰서버린 남자가
차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있다.
민망해 할까봐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남자가 팔을 들어
눈께를 가리고 선다.
생각도 못한 곳에서
우는 남자와 마주쳐버린 나는
말할 수 없을 만큼 무척 당황스러웠다.
불쑥 차를 움직여
그를 무안케하고싶지는 않았으므로
인기척을 숨기고 그렇게 한참을 있었다.
남자는 이제 가만히 땅을 보고 서 있다.
내자리에서 눈물이 보이지도,
더이상 팔로 눈을 가리지도 않았지만
나는 그 남자가 여전히 울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가만히 남자를 보고있던 내 눈에서도
뜨거운 무언가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한 남자가 비오는 길에 서서 울고
아무 상관없는 한 여자가
비오는 차 안에 앉아 울고..
그렇게 시간이 천천히 간다...
내가 왜 울었는진 모른다.
그냥 가끔은
타인의 모습에서
내 기억들이 묻어나기도 하는 모양이다.
차 한잔 데울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남자는
여자가 떠나간 반대방향으로 발길을 떼어놓았다.
남자가 떠나고 난 뒤에도
나는 한참을 더 울었다.
사랑이 끝나는 자리엔
무언가가 꼭 남는다.
떠나간 자의 빈자리가 남고
남겨진 자의 눈물이 남고
가끔은
불쑥하니 그 장면을 봐버린
제 3자의 추억이 남는다.
그래서 사랑이 끝난 자리는
언제나 질퍽질퍽하다.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다.
사랑이 끝나는 장면 같은건...
절대 사양이다.
?
모닝본드의 '보고싶어'라는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