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고등학교1학년 여자구..; 제가 중학교3학년 때 있었던 일인데 생각나서 끄적여봐요 ^^;
친구랑 놀다가 집에 들어가는 길이였어요
집에 다 도착해갈 때 즈음.. (30초만 더 걸으면 집)
그런데 어떤 아저씨가 길에 쓰러져 계시더라구요.....
저는 속으로 당연히 술취한 사람이겠지 하고 그냥 가려고 했습니다
말이라도 걸어볼까? 물어봐서 댁까지 모셔다 드릴까? 짧은 시간에 이런 생각도 했지만
골목길이라 그런지 낮인데도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그래서 무섭더라구요
가까이 다가가지도 않았어요. 무서워서..
또 제가 여자라 술취한 성인 남자를 일으킬,부축할 힘이 있었던 것도 아니였고....
그냥 가기로 마음 먹고 앞으로 걸어가는데 아빠 생각도 나고 왠지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만약 아픈 사람일 수도 있고...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뒤를 돌아봤는데
뭐랄까..확실하진 않았지만 아저씨가 저한테 도움을 요청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저한테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기도 하구... (힘없는 표정으로 저한테 손을 뻗고 있었거든요)
(그 아저씨가 완전히 누워계신 건 아니였고 상체가 약간 벽쪽에 기대있었어요)
저는 그 느낌?을 받고 빠른 걸음으로 얼른 다가갔죠
그런데 아저씨 손에 들려있는 건 천원짜리.....
되게 힘없는 목소리로 "초코렛좀 사다주세요....." 하시는 거에요.
저는 어이가 없어서 "네?" 라고 했는데
(초코렛 하면 '아 당뇨구나!"생각했어야 하는 건데 제가 그땐 그 병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아저씨께서
"제가... 당뇨가... 있어서요....." 하시는 거에요..거의 목숨끊어져 가는 사람처럼 되게 힘없어 보였어요.
(이 말을 듣고 ..아차 싶더라구요..초등학교 때 잠깐 당뇨병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었기때문에..)
저는 빨리 슈퍼에 뛰어가서 초코렛을 사서 그 자리로 다시 갔어요
"초코렛 사왔어요.." 하니까 아저씨가 입을 벌리시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막 초코렛 까서 ..가나초코렛이였는데 뿐질러서 먹여드렸어요...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제 핸드폰 꺼내서 119에 전화하고 상황설명하고 위치 말해주고 끊었죠
전 그때까지도 몰랐어요..주위에 사람들이 몰려있었다는 것을....
한 10~15명정도 제 주위 삥 둘러서 보고 계시고 창문으로 구경하는 사람도 있고....
그때 벽에 기대있던 상체가 기울어지면서 완전히 쓰러지려고 하는 순간
저는 아저씨 머리 다칠까봐 머리를 재빨리 받쳤죠.
,..다행히 머리가 땅에 쾅~하고 부딪히진 않았어요
주위에서 사람들이 웅성웅성 거리고 어떤 아줌마는 "술췠구만??" 이러시길래
제가 "아니에요^^:; 당뇨가 있으시대요.." 하니까 그때부터 사람들이 끄덕끄덕 하더라구요..
"아가씨가 착하네~~" 이런 소리고 들리고 ㅎㅎ......
그러면서도 전 계속 초코렛 뿐질러서 먹여드리고 있었고요..
아저씨가 "전화....전화........" 이러시길래 아저씨 주머니를 뒤져서 핸드폰을 꺼냈어요
그러니까 "1번...1번..........." 하시는 거에요. 1번을 꾹~ 누르니까 (딸)이라고 뜨대요..?
안 받더라구요..그래서 제가 "아저씨 안 받아요.." 하니까 "2번......" 하시길래
2번을 누르니까 2번은 (사위)였고 받더라구요.제가 상황 대충 말하고 위치 설명하시니까
한 1~2분 정도 뒤에 나오시더라구요.. 사위라는 사람 오고나서 바로 119가 왔어요
주위에 사람들은 얼른 병원 가보라고 119차 타라고 했지만 아저씨는 싫으시댑니다
결국엔 119는 그냥 갔죠
사위가 몸 일으키니까 그때서야 일어나더라구요...아저씨 눈빛도 좀 돌아온 것 같고..
사위가 아저씨 몸 부축인 채로
아저씨는 어린 저에게 자꾸 고개숙여 인사를 하더라구요
사위도 고맙다고 인사하고...
저도 괜찮다면서 고개숙여서 인사했죠..
주위에 아줌마들이 자꾸 웅성웅성 ㅡ.,ㅡ
아까전에 "술췠고만??ㅡ.,ㅡ?"하셨던 아줌마께서
"이 아가씨가 살렸어~~이 아가씨가 살렸어~~" 하면서 제 어깨를 토닥토닥 ㅎㅎㅎㅎ
"아빠 생각나서 그랬지~?" 하면서 또 토닥토닥 ㅎㅎㅎㅎ
암튼 그 날 이후로 전 당뇨병에 대해서 알았고.....(아빠가 알려주심 ^^;;)
몇주뒤에? 그 아저씨를 동네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뒷짐지고 잘 걸어다니시더라구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