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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을 잃어버린 친구의 일기

힝훙 |2008.01.19 18:01
조회 1,926 |추천 0

(*제 친구가 쓴 일기인데 너무 웃겨서 살짝 퍼왔어요 ㅎㅎㅎ)

 

안녕 핸드폰아

 

너와 동거동락하며 지낸 것이 근 1년인데..

변변찮은 이름하나 지어주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너는 지난 주말.. 변기통에 빠진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오지 못한채

나의 가방안에서 죽어있구나..

지금 너에게 나의 심경을 이런 글로나마 표현하고 싶다..

 

 

핸드폰아.

미안하다.

일단 그날 누나가 술에 좀 취했었나보다..

그래서 누나가 .. 너와 한시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았던 마음에

너를 볼일 볼때까지도 들고 갔었던 걸..

그리고 꽉 끼는 핫팬츠에 (그리 끼는지 몰랐다..정말)

너를 꾸겨 집어넣은것도...

근데 그렇게 튕겨저 나오고 싶었니?..

그날 나는 다시는 양변기에서는 볼일을 보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에

나는 나오던 소변마저 싹 들어가더라.. 너를 더럽히고 싶지 않았거든..

 

하지만 너는 아무곳에서도 보이지 않았어.. 차라리 좌변기였으면 너를 찾기 쉬었을 텐데..

어느 곳에도 넌 없었고.. 한참이 지나 혹시나 옆칸을 들여다 보니..

넌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더구나..

왜????

왜 하필이면????? 남의 칸에 들어가 빠져있니.. 미끄러웠니..?

 

핸드폰아..

미안하다..

누나가 너를 좀더 빨리 건져내지 못해서..

그래도 누나 고민 많이했다..

얼굴도 모르는 처자의 용변이 묻어있을 것만 같은 그곳에서..

너를 꺼내올리기란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였다.

한참동안 멍하니 너와 눈을 마주쳤지.

이것이 꿈이길 바랬지만.. 누나는 그래도 너에게 남겨진 할부금을 생각해서

손을 집어 넣었다.. 그렇게 너를 꺼낸거였어..

 

 

그래도 핸드폰아..

누나는 너 생각해서.. 베터리도 분리해서 ..

 

...

 

물로 깨끗이 씻어줬잖니?

혹여나 너와 입이 닿는 그부분은.. 정말.. 칫솔이라도 대고 싶었다

하지만 너는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

다시 눈을 뜨질 않는구나

 

 

 

사실 마지막으로 미안하다..

혼수상태인 채로 그냥 내버려두었어야했던건데...

너를 조금 많이 켰어.. 물을 빼고 싶어서 두들기기도 하고..

술 김에.. 수없이 켰다.. 넌 마지막 진동으로 몸 서리 치더니 이젠 요동조차 않는구나 ..

 

 

 

핸드폰아..

너 알잖니..

작년 8월 .. 너와 같은 기종을 사고.. 24개월 할부를 끊은 채

한달도 채 할부금을 내지도 못하고 분실해버리고..

눈물을 머금고 다시 똑같은 너를.. 똑같이 24개월 할부로 샀었던 거잖니..

아직도 난 10개월 ,11개월의 2중할부가 남아있는데..

그렇게 가버리면.. 나는 어떡하니??

임대폰 쓰라는거니??????

 

 

 

오늘 A/S기사님께서 .. 너를 통채로 갈아야 한다고 하셨다..

10만원 이상의 비용이 나온다더구나.

 

 

 

미안하다..

너의 기억이라도 남아있다면 10만원 줄 수있지만

생판 초기화 된 상태로 1년 쓴 핸드폰에 2중할부에 10만원 더 주기란 쉽지 않구나

그냥 너를 포기하려 한다..

미안하다..

 

 

덕분에..

헤어진 남자친구한테 연락이라도

혹여나 연락이 올까봐 잘때도 너를 안고잤었는데..

그런 기대따위라도 뿌리채 뽑아준건 고맙다고 생각한다..

누나 새롭게 시작할게..!!

 

 

 

핸드폰아..

니가 없어도 10개월,11개월 할부들은 내어주어야겠지..

임대폰을 2중할부라 생각하고 누나 열심히 갚아나갈께..

 

 

부디 다음 세상에서는..

 

누나처럼 성질급하고, 술 좋아하고, 양변기에서 볼일 보는 사람은 만나지 않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그동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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