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울 엄마의 시집살이

노랑나비 |2003.08.16 13:50
조회 1,278 |추천 0

하두 심심해서 울엄마의 시집살이 얘길 써보려합니다.

둘째 며르리로 30년을 모시고살았죠.

저 결혼할때 엄마가 저보구 그러더라구요

나비야 엄마처럼 살지말어.... 엄마가 30년 넘게 살아보니까

무조건 참는다구 다 좋은건 아니더라...

제가 어릴적 늘 엄마처럼은 안살아를 외치고 살았거든요.

 

울부모님은 연애결혼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아빠혼자 연애결혼이죠.

무슨소리냐면 울 엄만 결혼전 상당히 이쁘고(사진보니까 정말 이쁘데요)

아빤 외소한 체형의 쫀쫀한 스탈... 혼자 죽어라 따라다녔답니다.

정말 말그대로 따라다녔답니다. 울엄마 앞서 걸어가면 무조건 따라왔답니다.

물론 지금 울아빠는 아니라고 절대 아니라구 엄마가 따라다녔다고 말도 안되게 우깁니다.

엄마는 동갑인줄 알고있었고 결혼전 조건좋은 다른남자랑 교제중이였는데

울아빠의 무식하게 따라다니기, 편치않는 마음과 조건좋은 남자와의 한판승부로 엄마를 차지했답니다.

더군다나 조건좋은 남자 엄마가 울엄말 찾아와서 단발머리를 들춰 귀를 보구 갔답니다.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던 엄마는 그때 혼자 정리하구 안만나줬더니

누나가 자기동생 죽게생겼다며 만나달라는걸 뿌리치구 아빠랑 결혼하기로했답니다.

 

이케되서 인사차 예배새댁에 추석때 갔더니만 울할머니 아빠랑 들어오는 엄말보더니

바로 장작개비로 아빠를 개패듯 패더랍니다.

연애했다구.... 그때 큰아빠가 연애결혼했는데 문제가 좀 많았거든요(의부증)

엄마 쫄아서 들어가다말구 굳어버리고... 다행히 증조할머니가 엄마를 이쁘게 보셔서

2박3일동안 델구 주무시고 화장실두 쫓아다니셨다네요.

울 고모들 말로는 그때 엄마 첨보구 너무 이뻐서 말두 못부쳤답니다.

 

이케 결혼해서 쪽방에서 살면서 결혼 5년만에 집을 샀답니다 (지금사는 면목동)

그때 시골살림 정리하시구 큰아빠랑 살던 할아부지 할머니는 도저히 큰집에선 못산다구

줄줄이 사탕처럼 시누 셋을 데리구 엄마랑 살기루했죠.

그때 막내고모 초등5학년....

 

울할머니 성격은 엄청깔끔....

시골에서두 버선코에 먼지하나 안뭍힐정도로 깔끔하신분

할머니 할아버지 매일같이 한복을 벗어놓으시고

고등학교 다니는 고모는 5시 학교가구(그땐 교통편이 워낙 후져서요)

깔끔한 시누들 운동화를 매일 3켤레빨아 불에 말려줘야 담날 신고(두켤레루 번갈아가며 그랬데요)

생리할때 생리대없던시절 천으로 만들어 쓰던거 까지 모두 엄마가 빨아줘야했데요

그러니 속옷은 물론이요 깔끔한 시엄니 모시느라 엄청 고생했죠.

그땐 며느린 사람으로도 안봤다네요.

삼시세때 새로밥을 해야하구 애는 연년생 남자애2 이제 막 태어난 저...

거기다 큰아빠까지(의부증으로 별거중)

어쩌다 친정동생이라구 오면 밥상에 딱 남자식구들(시댁식구)수대로 조기가 구어지고

친정동생은 좌불안석... 먹는지 마는지 그냥 가구...

그럼 울엄마는 못사는 친정 속상하구 불쌍하구...

전기밥통하나샀다 이혼당할뻔한 울엄마...

새벽4시면 일어나 밥해야하는 관계로 시누이 아침이나 편히해볼까하는 요량으로

전기밥통하나 샀더니 남편등꼴 빼는먹는다구 아빠한테 이혼하라구했데요

그말에 고민하던 울아빠는 교통사고나구 그뒤로는 아빠한테 이혼하라구안하구

엄마한테 등꼴빼먹는다구, 친정으로 빼돌린다,등등 구박을 하셨죠.

밥을 먹어도 아빠랑 식구들이 먹으면 모든 반찬을 아빠앞으로 밀어지죠.

오빠랑 먹으면 오빠들한테 저랑 먹으면 저한테...

엄마랑 먹으면 그냥 그자리에 있습니다.

하두 화가나서 아빠한테 이런적도 있어요

앞에있는 반찬만 드시라구... 아빠 젓가락만 가면 몽땅 아빠한테 가니까..

나중에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그래두 너랑 먹음 너한테 다 가잖니..

 

이케 살면서 사업하던 큰아빠 정말 바람나서 이혼하구

사업자금 대준다구 집잡히고 딸라빛내서 얻어주고...

잘나가던 사업 홀딱망해먹구 우리집은 빨간딱지 천지에

매일같이 빛쟁이가 드러누웠습니다.

그때 제가 7살... 오빠들은 시골에 보냈는데 전 어려서 못보냈데요.

엄마가 거의 정신이 반 나갔었죠. 집을 못찾아 헤매고 다녔을 정도니까요

그와중에 큰아빠의 새마누라(새큰엄마)는 콩알만한 다이아를 끼고다니더랍니다.

고모랑 같이 찾아가서 사정얘길했더니 자기는 돈주는거 못봤다나...

 

그 빛을 10년 넘게 다 갚고 살만해지니까 큰아빠 이혼하게 500만원 해달랍니다.

전부인이랑 이혼이 안된거예요. 새큰엄마는 말그대로 첩이였죠.

그때 새큰엄마 한말이 그돈을 꼭 갚겠다

믿어보자싶어 해줬더니 자기는 그 돈 모른다구 했답니다.

이걸 계기로 큰집과는 거의 인연이 끊어졌죠.

 

잠깐 얘기가 셋습니다만 일일이 나열하자니 너무 많아 고만해야겠네요.

어쨋든 근 30년을 모질게 시집살이하신 엄마는 그래도 아주 밝으시죠.

한번도 아빠랑 싸우는걸 못봤어요. 제가 보기엔 엄마가 무척많이 참으시죠.

자식들한테도 한번도 매를 안드셨어요.

모질던 할머님도 언제부턴가 엄마를 최고로 치셨죠.

나중엔 식사하구나면 엄마한테 꼭 커피타주시고 과일깍아 쥐어주시고하셨어요.

고모들도 울엄마만 올케언니로 인정하고 이런 올케없다구 늘 칭찬하구 챙겨주구 그래요

그런 할머니가 몇년전에 돌아가셨죠.

그때 참 많이 울었어요 저두 엄마두.. 엄마는 못해드린것만 생각난다구...

염할때 거의 실신하셨죠. 근데 그 재섭는 큰엄마는 한다는 소리가

"자넨 참 눈물도 많네" 그러면서 저보구두 인사성없다구 잔소릴하데요

그러면서 큰집자식들은 탈상하는날 오더군요. 기막혀서...

 

어쨋든 글케 돌아가신 할머니가 지금은 너무 그립습니다.

저한테 너무 잘해주시고 이뻐해주셨는데.... 그땐 왜그랬는지...

아프실때 (대장암으로 돌아가셨어요) 자주 찾아뵙지 못한게 너무 죄송하네요.

글구 울엄마....

엄마란 이름만 불러두 가슴이 싸해지구 뭐가 울컥하구...

엄마처럼 살진 않겠다구 늘상 말해왔지만 엄마 반두 못따라가는 부족한 딸내미...

날 낳쿠 글케 울었답니다. 아들아닌게 섭섭해서가 아니라 엄마같은 세월을 살까싶어서...

딸로 태어난 내가 너무 불쌍해서...

 

참 글이 길어졌네요. 사실 하구싶었던 말은 한번두 못해본 말인데요

"엄마 사랑해 그리고 존경해요"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존경받아야할것 같아요.

 

이노무 주책없는 눈물이 나네요 사무실인데....챙피해라..

두서없이 길기만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