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아시다시피 요즘 과외 구하기가 넘 넘 힘듭니다. 일년 전엔 더 그랬던 것 같아요..
하루는 방송국서 박수치고 육천원인가 받아서 오믄서.. 집에 돌아오니까 차비,
간식값 제하고 나니까... 한 삼천원 남드라구요..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그 날로 집에 들어가서 과외 전단지를 만들었죠..
저는 국어나 영어 과외를 주로 하는데(공부 못하는 학생만 골라합니다..
실력이 딸려서..하하..)
과외 전단 붙이고 다음날 가보면 누가 뗐는지 흔적도 없고 하드라구요..
저희집 앞에 들어선지 얼마 안된 꽤 뽀대나는 아파트가 하나 있는데요...
아무래도 저기 가서 붙여야겠다 싶었죠.. 근데 어쩜.. 잡상인 드가지 못하게 왜 그거 있자나요... 번호 누르고 드가는거...
아파트도 열라 좋고 깨끗하고... 왠지 이곳은 돈이 벌릴 것 같드라구요...
그래서 거기 게시판에 붙이고 돌아서는데 왠 할아부지께서..
할아버지: 학상...것다 붙이면 오분뒤 떼어.
나: 네?? 누가요?
할아버지: 누구긴... 관리인이 떼지.. 돈내고 붙여야해...
나: ?? @@
참 내...세상 인심도 각박하여라... 놀고 있는 게시판 활용좀하지...
붐비면 또 몰라... 그걸 돈받고 붙여주냐... 그래도 저는 워낙에 공짜 좋아하는 사람이라...
할아버지께 고맙습니다. 하고는 ... 그래도 붙이고 나왔죠. 그런데 담날 가보니 역시...없더라구요...
할 수 없이 관리사무소에 가서 물어봤더니 보름인가 붙이는데 글쎄 칠만원내라는겁니다.
아저씨: 칠만원.
나: 네에???
아저씨: 학생.. 왜 그래? 눈 튀어나오겠어.
나: 아니 종이 몇 장 붙이는데 무슨 칠만원이래요??
아저씨: 돈 안받으면 아파트가 종이투성이가돼.. 드러워져.
나:(애교 만빵 담아서...)아저씨이.... 이만원만 깍아주세요..네?
아저씨: 난 공정한 사람이라 안 돼.
나: 꿍시렁꿍시렁..... --##
아저씨: 아니 학생. 뭐 그런걸 아까워해? 어차피 과외 들어오면 본전치기지. 사
람은 쓸데 쓸줄 알아야 하는 겨... 요즘 과외하려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정도는 투자해야지..
그야 틀린말은 아니지만 전 당시 수중에 정말로 칠만원이 없었슴다.
날이갈수록 어려워지는 부모님 사업...아이엠에프 이후로 결코 들어오지 않는 용돈...--;;
말이 자립심 있는 여성이지(남친에게 말했거든요: 난 이 나이에 용돈받는 거 존
심 상해. 지 용돈은 지가 벌어써야지! ^^) 사실 저라고 용돈 받아 편히 학교 다
니고 싶지 않았겠어요?--;;
남친에게 칠만원을 빌려볼까..고민하다가..(그는 이런 제맘도 모르고 시디선물을
줬는데...자기가 좋아하는 선물 막 골라서요..그게 한 칠만원어치 되는 것 같았
어요...막 화나더라구요..--)
남친:(엄청 실실 웃으며) 들어봐. 열라 조아. 새로 나온 거야.
나: (몽땅 다 락 헤비메탈 이런거죠...자기가 조아하는 가수것만..)어... 근데 이거 다 얼마야?
남친: 그건 왜?
나: 아니...이거 돈으론 못바꾸남??
(잠깐동안의 썰렁한 분위기에 저는 분위기 파악하고 애교 만빵 담은 목소리로 )아니이... 농담이지이~~하하.... ^^
남친 : 한 육칠만원 쯤 될걸?
나: 육..칠만원? 너 요즘 돈 많나봐? (이런 일은 흔한 일이 아님다)
남친 :어...사실...나 엊그제 화장실서 십 만원을 주웠다. (엄청 큰소리로)하하
하! (무지 기분 좋은지 다리 떨며 우쭐한 표정으로)그래서 너 주려고 이거 샀
어.
나: 뭐??@@ (그래도 혹시나 하는맘에) 그럼...삼사만원 남았네??
남친:(것도 달란 말이야? 하는 눈으로 절 보더군요...)응..근데 내 것도 하나샀지...
나:(무진장 아쉬운 눈으로) 그래?
하지만 결국 것도 자존심이라고...나 요즘 돈이 궁하니 돈좀 빌려줘 그말은 끝내 못하고 말았슴다...
하지만! 겨우 이 정도로 굴복할 제가 아닙죠. 이것은 저만의 비밀이었는데...^^
관리 사무소에 가서 칠만원 대신 그 시디들을 받아달라고 사정했음죠.
아저씨: 이게 다 머여?
나:(히죽히죽...^^) 아저씨 혹시 제 나이또래의 아드님 없으세요? 이거요... 요즘 애들이 열라 조아하는 시디예요... 헤비메탈인데...
아저씨: 헤.....비메탈? 귀 찢어지는 거 말여? 뭐 준다니까.. 받긴 하겠지만... 어쨌든 고마워..
나: 뭘요... 그럼 언제 붙이면 되죠?
아저씨: @.@?? 아니! 그러니까 학생은 칠만원대신 이걸주겠다 뭐 그런 말이여?
나: 그럼 뭐 제가 공짜로 준다는 줄 아셨어요? 그거 칠만원 더 되요. 종이 며칠 붙여주고 칠만원 어치 시디 받으면 아저씨가 이익이죠... 제가 손해보는 거예요.
아저씨: 학상... 지금 장난해? 난 아들도 딸도 없어. 지금 다 유학갔어. 그래서
이런거 당장 쓸데도 없어. 로비를 하려면 맛난걸 가져오거나 아님 우리같은 사람
들이 조아하는 뭐...
옆에 있던 아줌마 갑자기 끼어드시더니(아저씨의 여자친구 같음....--;;)
아줌마: 설운도나 현철 뭐 그런 거 있자나! 난 그런게 좋더라...
나: --;;
저는 황당해서 그냥 나와버렸음다. 정말 기가막혀서....헐...
암튼 그런다고 포기할 제가 아닌지라...
돈내고 붙이는 게시판에 뻔질나게 돈 안내고 갖다 붙였슴다.
거의 두시간 단위로... 게시판 앞에 앉아 있다가 경비 아저씨가 와서 떼면 또붙이고 또붙이고......
그런 피나는 결과...!! 드디어............전화가!!!
그렇게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지연이를 만나게 된 것임다. 그러니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겠죠?
그 전단지를 본 유일한 사람이 바로 지연이 어머니였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