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라고 말씀드리기도 모하고 그렇다고 아줌마라고 하기엔 좀 늙으신 하여튼 전
할머니로 정의를 내리고 그할머니에 대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의 동생부부가 보정역에 살아서 분당선 보정역에서 어제 하루 출근을 하였습니다.
좀 늦은탓에 허겁지겁 지하철에 올랐는데 종점인데도 불구하고 자리가 없더군요.
계속 자리를 찾다 보니 할머니 옆에 그리고 그옆에는 아주 두꺼운 패딩옷을 입은 아저씨 사이에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 비어있는 자리엔 할머니의 가방이 올려져있었구요.
저는 다가가서 가방을 치워달라고 부탁하고 그자리에 앉았습니다. 선릉역 까지 갈라면 1시간은
족히 가야 하고, 자리가 있는데 가방이 앉아서 갈 자리는 아니였으니까요.
제가 자리에 앉았을때 제 양옆에 있는 두꺼운 패딩옷의 아저씨와 제 왼쪽옆에 할머니께서
신문을 읽기 시작하셨습니다. 자리가 쫍은터라 제가 할머니 쪽으로 약간 자리가 이동되었기는
하였지만, 신문을 활짝 피신 두분 사이에서 저는 가만가만 아침에 동생이 싸준 빵을 야곰야곰
먹고있었습니다. 제가 반정도 먹고 싸준빵을 다시 가방에 넣고 신문을 볼때쯤 두분은 신문을 다 보셨는지 신문을 접으셨습니다. 저는 약간 팔을 벌려 신문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아까 활짝 활짝 펴서 보셨던 할머니께서 슬쩍 슬쩍 제 옆구리를 콕콕 찌르시는 겁니다.
보아하니 제 어깨가 할머니와 약간 닿았는데 그 느낌이 싫으셨던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빼셨다
넣으셨다 반복을 하시는거였습니다. 저랑 닿는게 싫으셨던 게지요. 저도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싶었으나, 제 옆에 앉아계셨던 아저씨께서 워낙 등치가 크셔서 움직일수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민폐가 될것 같아서 신문을 접고 가만히 고개숙이고 잠을 청하였습니다.
할머니께서는 핸드폰을 꺼내서 시계를 보시고 다시 넣으신다음 가방에서 돋보기를 꺼내시고
한번 닦으시고 집어넣으시고, 그러다가 갑자기 몸을 앞으로 일으시켰다가 저를 몸으로 쿡 누르시는겁니다. 아마도 그때도 할머니 어깨와 제 어깨가 닿아서 그랬나봅니다.
약간 포개져 있었는데 눌리는게 싫으셨나봐요. 그리고는 저를 보고 모라고 하셨는데
제가 노래를 듣고있어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듣지를 못하였습니다.
계속 저랑 몸이 안닿게 하실려고 부던히 노력을 하시고 계셨습니다.
전 아침부터 짜증내는것도 그렇고 뭐 별거 아닌걸로 계속 그러시기에 그냥 조용히 고개 숙이고
또 잠을 청하다가 진짜 잠이 들었습니다.
잠을 실컨 자면서 가고있는데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깜짝 놀래서 고개를 들어보니 할머니 앉은 자리 위에 어떤 아저씨가 보온병을 올려놓으셨는데,
그 보온병이 지하철이 멈추면서 할머니 머리위로 쾅하고 떨어진겁니다.
할머니는 머리를 움켜쥐시고 앞에 서계시던 아저씨한테 막 모라고 욕을 하시면서 막
째려도 보시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런데 솔직히.. 저 너무 웃겼습니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그런 말 있쟈나요. 딱 그 할머니 보니까. 그런생각이 들더라구요.
고소했습니다. 많이 아프셨을꺼예요 스텐레스던데..
좀 통쾌하기도 하고 좀 즐겁기도 한 아침 출근길이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