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 가고 있네요.^^
청승을 떨면서 이 여름을 보내버리기에는
젊음이 너무 아깝죠?
("오홋~ 젊으신가요?" 이러는 분들이 보이네요 ^^;)
저 여행 다녀왔어요.![]()
남해바다를 보고왔습니다.
육지 네개를 하나로 이은 다리가 있다는 말에
그만 삼천포로 빠져버렸더랍니다.
(정말정말 삼천포에 있습니다 그 다리
)
장관이더군요.
삼천포항에서 남해창선까지 쫘~악 이어지는
빨갛고 웅장한 다섯개의 다리들~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건
바다를 보며 다리위를 걸어다닐 수 있게 해놓은
양쪽 갓길이었답니다.
삼천포에서 시작되는 다리에서
남해창선에 도착하면 끝이나는 다리까지
천천히 걸으면 약 50분 정도,
왕복은 약 한시간 반정도 걸리는 것 같았습니다.
바다위 걷기...
참 행복한 경험이었어요.![]()
저는 바다 한중앙에서
난간에 기대
눈이 짓무르도록 바다를 보고 서 있다 왔습니다.
그런데
눈밑의 시퍼런 소용돌이를 가만히 보고있자니
인생이 하찮게 느껴지는 폐단이 있더군요.![]()
까딱 잘못했으면
치마 뒤짚어쓰고 풍덩 뛰어들뻔 했습니다.
정말 다행이지요?이렇게 돌아와서.
말씀들 안하셔도 저 반가워들 하시는거 다~압니다 ![]()
그나저나
바다위 바람은 장난 아니게 세차더군요.![]()
옷은 미친듯이 펄럭거리고
머리는 깃발마냥 나부끼고
몸도 흔들흔들 박자를 타더랍니다.
제가 조금만 더 약했더라면
휘익하고 날라갔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약하다 생각하시는 여자분들은
남자분이랑 동행을 권하는 바입니다.
근데
막상 같이 갔는데
발에 못이라도 박아논양 꿈쩍도 안하면
그것도 난감한 노릇이니까
직접 몸을 흔들흔들 해주는 기술이 이부분에서는 중요할듯도 하네요. ![]()
에니웨이~ ^^
저는 3시간이 조금 넘게 다리위에 서 있었습니다.
바다를 보다가
저 멀리 섬들을 보다가
등대에 불이 들어오는걸 보고서야
자리를 떳지요.
그렇게 오래 서 있었는데도
돌아서는 걸음이
아쉬워
나라에서 허락만 해준다면
다리위에 집이라도 한채 지어놓고
평생을 살고싶었더랍니다.
그치만 누가 그런걸 허락해주겠습니까.
무슨 검문소도 아니고...![]()
돌아나와서는 근처 횟집에서
하모회
(여름 한철밖에 나지않고,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곳에서만 잡을 수 있으며,
대부분을 일본에 수출하는 보기 귀한 회라고 하더군요.
)
한접시를 시켜놓고
소로우의 '월든' 을 읽었습니다.
참,이번 여행에는
가방에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
하나만 넣어갔더랬습니다.
여행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바다로 난 포구,
혹은 마을 입구 정자나무 아래,
가끔은 어느 소도시의 커피숍
뭐 그런데서 읽는
마음에 와 닿는 한구절의 글이 아니겠습니까.![]()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그 북소리의 음률이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이 대목을 읽곤
책을 손에서 놓고 가만히 생각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걸어가는
그런 단계를 밟지 못한다 하더라도
조급해하지 않겠다고요.
넘어지면
이렇게 쉬어도 가면서
내 나이에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제길을 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분명
종종 조급해지겠지요.
때 맞춰 결혼하는 친구를 보거나,
그 나이에 맞게 학업을 마치고,
또는 승진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사람인 이상
조급해지고
어쩌면 나 자신이 못나보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 길을 가겠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순간에 내가 중요하다 생각하는 일들을 할 것이며
세상의 기준에, 틀에
나를 끼워맞추려 하지 않을거라고..
뭐 이런 생각들을 했더랍니다.![]()
즐겁게 떠난 여행은 아니었지만
나 자신이 가벼워진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
이래서 길들을 떠나는 거겠지요.
평소에는 엉켜있던 생각들이
한줄로 정리가 되는 묘미에...
그리고 뭔가를 놓고오는 가벼움에...
비오는 화요일..
잘들 보내고 계시죠?
몇일 지나지 않았지만 그리웠습니다.
혼.사.방의 사람사는 이야기가요... ^-^
Daniel Gerald 의 'Butterfly(German)'이라는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