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외로움이 더 해 가거든
운무에 덥힌 산 밑에 초가집 하나 걸려있다.
빗물은 초가지붕 볏집을 타고 내려와
낙수되여 떨어진다.
이 비 긋치면 서늘한 바람 덩실덩실 춤을
출 것이다.
이렇듯 가을은
차가움을 향해 끝없이 달려가고 있는데
내 마음은 한없이 공허하기만 하다.
빗소리는
공허한 마음을 증폭시키며 끝없이
저밀어 오는데
나는 한낱 곡주타령이다
이런 날이면
빗소리 장단에 맞추어 텁텁한 곡주 한잔
울컥 들이켜보자.
백사발 안에
곡주 한잔 가득채우고
그래도 덜 체워진 공간이 있다면
그 틈을 쓸슬함과 그리고 고독을 더 하여 채우고
그래도 공허한 마음이라면
안주삼아 청양고추에 된장을 덥썩 묻혀
한 입 가득 채워보자.
그래도 가을날의 외로움이 더 해 가거든
차라리 비를 피해서 초막으로 몰려드는
여름날의 하루살이여라.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