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자경부봉선현영회오백자)
- 杜甫(두보) -
* 두보가 중국 당나라 수도로부터 봉선현으로 가면서 마음을 읊은
500자의 시
杜陵有布衣(두릉유포의)
두릉에 베옷입은 이 있어
老大意轉拙(노대의전졸)
늙어갈수록 그 뜻은 더욱 치졸해졌다.
許身一何愚(허신일하우)
어찌 그리 어리석은지
竊比稷與契(절비직여설)
옛 명신(名臣) 직(稷)과 설(契)에 비하기도 한다.
居然成濩落(거연성확락)
어느덧 영락한 몸 되어
白首甘契闊(백수감결활)
머리가 희어져도 애쓰기를 달갑게 여긴다.
蓋棺事則已(개관사즉이)
관뚜껑이 닫힌 후에야 모든일이 끝나지만
此志常기豁(차지상기활)
그 뜻 한번 펴기를 항상 바라왔다.
窮年憂黎元(궁년우여원)
평생 백성들을 근심하여
歎息腸內熱(탄식장내열)
탄식하니 애가 타는 듯.
取笑同學翁(취소동학옹)
동학(同學)한 노인들이 비웃기라도 하면
浩歌彌激烈(호가미격렬)
그 노래소리 더욱 커진다.
非無江海志(비무강해지)
강이나 바다에 은거하여
蕭灑送日月(소쇄송일월)
세월을 보내고 싶은 마음 없지 않으나
生逢堯舜君(생봉요순군)
생전 요(堯)나 순(舜)같은 임금 만나
不忍便永訣(불인편영결)
영영 이별하기도 차마 못하겠구나.
當今廊廟具(당금낭묘구)
지금 조정에서는 인재들 많아
構厦豈云缺(구하기운결)
큰 집을 짓는데도 모자람이 없건만
葵藿傾太陽(규곽경태양)
해바라기가 태양을 향하듯
物性固難奪(물성고난탈)
그 본성을 빼앗을 수는 없어라.
顧惟누蟻輩(고유누의배)
땅강아지나 개미같은 미물들을 생각하면
但自求其穴(단자구기혈)
단지 거처할 구멍만 구하면 될 것을
胡爲慕大鯨(호위모대경)
어쩌자고 큰 고래를 사모하여
輒擬偃溟渤(첩의언명발)
항상 그를 흉내내어 넓은 바다로만 나가려 하는가.
以玆悟生理(이자오생리)
이로써 사는 이치를 깨달았으나
獨恥事干謁(독치사간알)
청탁하는 일을 스스로 부끄럽게 여겨
兀兀遂至今(올올수지금)
꼿꼿이 버티며 지금에까지 이르러
忍爲塵埃沒(인위진애몰)
흙먼지 속에 묻혀 사는 것도 참아왔다.
終愧巢與由(종괴소여유)
옛 은사(隱士) 소부(巢父)와 허유(許由)에게는 끝내 부끄럽지만
未能易其節(미능역기절)
그 뜻을 바꿀 수는 없어라.
沈飮聊自遣(침음요자견)
괴롭게 술을 마셔 스스로를 달래기도 하고
放歌破愁絶(방가파수절)
큰 소리로 노래불러 시름을 잊기도 한다.
歲暮百草零(세모백초령)
한 해는 저물어 풀들은 시들었는데
疾風高岡裂(질풍고강열)
매서운 바람은 산언덕도 찢을 듯.
天衢陰쟁嶸(천구음쟁영)
서울의 거리는 음산하기도 한데
客子中夜發(객자중야발)
나그네는 한밤중에 길을 떠난다.
霜嚴衣帶斷(상엄의대단)
서리는 차서 옷의 띠가 끊어져도
指直不能結(기직불능결)
손가락이 곱아 매기도 어렵다.
凌晨過驪山(능신과여산)
이른 새벽 여산을 지나니
御榻在질얼(어탑재질얼)
임금 계신 곳은 저 높은 곳이겠지.
蚩尤塞寒空(치우색한공)
치우(蚩尤)가 찬 허공을 가리고
蹴踏崖谷滑(축답애곡활)
벼랑과 계곡을 걸어가니 미끄럽기도 하네.
瑤池氣鬱律(요지기울률)
온천에서는 김이 모락모락나고
羽林相摩알(우림상마알)
우림군(羽林軍)의 창소리는 쨍그랑거린다.
君臣留歡娛(군신유환오)
임금과 신하는 머물러 즐기니
樂動殷膠葛(악동은교갈)
음악소리 아득히 울려 퍼진다.
賜浴皆長纓(사욕개장영)
목욕하는 이는 모두 갓끈 긴 사람들이고
與宴非短褐(여연비단갈)
잔치에 참여한 이도 백성들은 아니구나.
동庭所分帛(동정소분백)
궁궐에서 비단을 하사하는데
本自寒女出(본자한녀출)
이는 본래 가난한 집 아낙에서 나왔을테지.
鞭撻其夫家(편달기부가)
그 남편과 가족을 매질하여
聚斂貢城闕(취렴공성궐)
모질게 거둔 것을 공물로 대궐에 바친 것이리.
聖人筐비恩(성인광비은)
임금이 이 물품들을 하사한 뜻은
實願邦國活(실원방국활)
원래 나라를 구하고자 한 것이었는데
臣如忽至理(신여홀지리)
신하가 이 뜻을 이루기를 소홀히 하여
君豈棄此物(군기기차물)
임금이 하사하신 이 물건들의 뜻을 어찌 버리게 하나.
多士盈朝廷(다사영조정)
많은 선비들 조정에 넘친다지만
仁者宜戰慄(인자의전률)
어진 이라면 마땅히 두려워 떨어야하리.
況聞內金盤(황문내금반)
하물며 대궐 내 황금기물 모두
盡在衛곽室(진재위곽실)
위씨와 곽씨 집으로 갔다더라.
中堂有神仙(중당유신선)
집안에는 신선같은 여인들
煙霧蒙玉質(연무몽옥질)
안개같은 옷으로 옥같은 살결 감쌌다.
煖客貂鼠구(난객초서구)
손들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담비가죽옷이고
悲管逐淸瑟(비관축청슬)
구슬픈 피리소리는 맑은 거문고소리를 따른다.
勸客駝蹄羹(권객타제갱)
손에게 낙타굽으로 만든 탕을 권하고
霜橙壓香橘(상등압황귤)
잘 익은 유자 아래 향기로운 귤이 놓여있다.
朱門酒肉臭(주문주육취)
붉은 문 안에서는 술과 고기 냄새요,
路有凍死骨(노유동사골)
길에는 얼어죽은 사람들의 뼈가 구른다.
榮枯咫尺異(영고지척이)
영화로움과 괴로움이 지척간에 판이하니
추창難再述(추창난재술)
슬픈 마음 이루 다시 표현할 수 없다.
北轅就涇渭(북원취경위)
북으로 수레를 돌리니 경수(涇渭)와 위수(涇渭)라,
官渡又改轍(관도우개철)
관에서 운영하는 나루터에서 다시 수레를 갈아 탄다.
群水從西下(군수종서하)
큰 물줄기 서쪽으로부터 내려 온다.
極目高줄兀(극목고줄올)
시야 끝까지 아득히 높으니
疑是공동來(의시공동래)
이것이 공동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싶고
恐觸天柱折(공촉천주절)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에 부딪혀 부러질까 두려워라.
河梁幸未坼(하량행미탁)
강의 다리는 다행히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枝撑聲실솔(지탱성실솔)
교각이 지탱하고는 있으나 삐걱거리는 소리 불안하다.
行旅相攀援(행려상반원)
길가는 나그네들 서로 끌어 도와주는데
川廣不可越(천광불가월)
강이 넓어 넘기가 매우 힘들다.
老妻寄異縣(노처기이현)
늙은 처는 딴 고을에 부쳐 사는데
十口隔風雪(십구경풍설)
열 식구가 바람과 눈 속에 떨어져 있다.
誰能久不顧(수능구불고)
뉘라 오래 돌보지 않을 수 있으랴.
庶往共饑渴(서왕공기갈)
굶주림도 목마름도 같이 하자며 왔네.
入門聞號도(입문문호도)
문을 들어서니 부르며 우는 소리 들린다.
幼子餓已卒(치자아이졸)
어린 아들이 굶주려 죽고야 말았구나.
吾寧捨一哀(오영사일애)
내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으리.
里巷亦嗚咽(이항역오열)
마을 사람들도 역시 흐느껴 우는구나.
所愧爲人父(소괴위인부)
부끄럽다, 사람의 아비가 되어서
無食致夭折(무식치요절)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게 만들다니.
豈知秋禾登(기지추화등)
가을이라 벼도 거두었건만
貧구有倉卒(빈구유창졸)
가난한 집에는 이런 변고 당하는구나.
生常免租稅(생상면조세)
나야 나면서 조세도 면제되었고
名不隸征伐(명부예정벌)
이름도 병적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撫跡猶酸辛(무적유산신)
지난 날 돌아보면 아픔뿐인데
平人固騷屑(평인고소설)
백성들의 괴로움은 얼마나 하리.
默思失業徒(묵사실업도)
가만히 일자리 잃은 무리 생각하고
因念遠戍卒(인념원수졸)
멀리 수자리 사는 병졸들 떠올리니
憂端齊終南(우단제종남)
걱정은 종남산(終南山)만큼 높아
홍洞不可철(홍동불가철)
그 혼란스러움 종잡을 수 없어라.
기=豈+見
누(루)=벌레충+婁
쟁=山+爭
질=山+帶
얼=山+[自/木]
알=一/自/戈
동=丹+터럭삼
비=竹/匪
곽=雨/새추
구=求/衣
추=심방변+周
창=심방변+長
줄=山/卒
공=山+空
동=山+同
실=穴/悉
솔=穴/卒
도=口+兆
구=穴/婁
홍=삼수변+工+頁
철=재방변+[輟-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