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전, 여기 톡에 글을 쓴 인천에 사는 30살 시한부 청년입니다.
제가 그날 영정사진을 찍고 나서 쓴 글 오늘 이제야 확인하니까 꽤 댓글이 많이 달렸더군요.
(1주일 전 쓴 글 : http://pann.nate.com/index/index.do?action=index&boardID=2309023)
다들 저에게 희망적 메시지를 주신 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1주일 동안 솔직히 말씀드리면 다른 때에 비해 많이 아팠습니다.
제가 워낙 체질상 추위를 많이 타다보니 더욱 그랬던 것 같네요.
댓글을 보니까, 제가 말하는 그녀가 누군지 알고 있는 이도 있더군요.
그녀는 한참 결혼 준비 중이겠지요? 전 어렸을 때, 과연 난 누구와 결혼할까 그리고 어떠한 결혼생활을 할까 궁금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기분이 어떨까? 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네요.
모레 다음 주 월요일은 그녀의 만 29번째 생일이네요. 묘하게도 그녀의 결혼식과 생일이 모두 같은 달이네요. 제가 묘하게도 그녀의 고백을 제대로 받아주지 못하고 유학간 달도 2월인데......(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신 시한부 기한도 2월이군요.)
어쨌든, 올해가 미혼으로써 그녀의 마지막 생일이 되겠군요. 제 삶의 마지막 그녀의 생일이 될 확률도 높고요. 저는 그녀와 3년 전 지금 앓고 있는 병 때문에 그렇게 연락을 끊은 뒤 그녀의 생일만 되면 그동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선물을 커녕 생일날 밥 한번 못 사준 것에 대한 미안함이 자연스레 들더군요. 솔직히 삶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겠지만 올해만큼 만은 그런 미안함이 들기 전에 눈을 감았으면 했습니다.
묘하게도 그녀의 생일은 입춘입니다. 매년 달력을 볼 때마다 그녀의 생일 날짜 밑에 입춘이라고 쓰여져 있는 글자를 보면 한 때 그녀와 함께 했던 제 삶의 봄날을 회상합니다. 그러는동시에 언젠가는 내 인생에 진정한 봄날이 오겠지라는 희망도 가지곤 하였습니다. 그렇게 또 1년, 또 1년이 흐르다보니 그녀와의 5년간의 추억은 기억하기 점점 힘들어지고 내 인생의 새로운 봄날이 올 거라는 희망 또한 점점 멀어지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지금은 그녀가 뭘 좋아했는지 조차 기억이 안 나서 생일선물을 해주고 싶어도 뭘 해주어야할지 모를 정도가 되었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일들 말고는 특별히 기억나는 게 없네요. 옛날 기억을 하면 뇌의 부담이 많이 가나봅니다. 머리가 많이 아프네요.
다음 생애만큼은 편안히 누굴 사랑하고 저 또한 편안하게 사랑을 받고 싶습니다.
2주 뒤 일요일인 17일은 그녀의 결혼식입니다. 하느님께서 저에게 자비를 베풀었으면 합니다. 그녀가 미혼인 모습으로 기억된 채 웃으면서 편히 눈을 감았으면 합니다. 솔직히, 자살을 하고 싶어도 이젠 곧 홀로 계실 아버지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제가 중학교 때 들어놓은 보험 때문에 그러지를 못하겠네요. 사실 묘하게도 그 보험이 저의 결혼 자금을 위해 해 놓으신 보험인데 약정에 결혼하기 전에 죽으면 사망에 대한 보상으로 위로금이 꽤 되거든요. 그렇다보니 자살을 하면 약정상 보험금도 못 받으니 이제 저 죽으면 홀로 되실 아버지 더욱 힘드실텐데 가뜩이나 부모보다 자식이 먼저 가는 것도 불효인데 제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다면 이래저래 아버지를 힘들게 할 것 같아서 제 마지막 자존심이 허락하지를 않네요.
하느님, 그러니까 제발 자비를 베풀어주셔서 그녀가 결혼하기 전에 제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요즘따라 이 말이 많이 와 닿네요.
‘모르던 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사랑하던 이를 모르는 이로 만드는 것이 백배이상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