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이제 스물 넷...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돌아가신 울 아버지...
3남 3녀 중 장남... 아버지 위로 누나 한분...
우리 막내 삼촌...
물론 큰 애가 초등학교 4학년이긴 하지만....
아직도 떨어지지 않는 말... 삼촌........
올해 나이 서른 아홉이더이다......
시간 차암 빠르더라구요...
작은 엄마는 서른 여섯...
아직까지 살아 계신 울 할머니...
내년이면 팔순이더이다.....
옛날부터 치장하시기 좋아하시고...
마실 다니기 좋아하시던 우리 할머니.....
몇년 전부터 몸이 이상해서 병원에 갔더니.. 진단이 나왔습니다.
뇌에 흐르는 모세 혈관 중에 열개 정도가 막혔다구요...
작년까지만 해도 삼촌 집 근처에 있는 고모댁에 가실 정도는 되셨던 울 할머니...
이젠 밖에도 못 가고...
삼촌 집에 얼라가 있는 관계로(늦둥이라지요... 제 막내 사촌동생임돠.... 이제 18개월정도 되었을듯...
참고로 제 조카... 28개월임돠......)
현재 울 할머니의 거처 = 고모네 집.
울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농사일로 바쁜터라...
할머니는 우리 집과 고모네 집에서 번갈아가며 모셨습니다.
우리집은 시골, 세명의 고모는 서울시 용답동이란 동네에...
걸어 5분도 안걸리는 거리에 모여 살고 계셨죠.
현재는 삼촌도 용답동에 살고 계십니다.
엄마, 아버지가 일하러 가시면 할머니가 우리들을 보셨죠.
머, 그렇다고 꼼꼼하게 잘 본거는 아니예요.
우리 큰 언니...
오른쪽 검지와 세번째 손가락... 한마디씩이 없습니다...
어렸을 적에... 소 여물 써는 작두라는 것을 가지고 놀다가 잘못해서 잘랐다고 합니다.
울 할머니... 이리와라, 이리와라 부르기만 하셨지, 큰 언냐가 작두 가지고 놀게 계속 놔두셨답니다.
그래서 우리 큰 언니... 오른쪽 검지와 세번째 손가락... 첫마디가 없습니다.
글씨를 많이 쓰면 손가락이이 퉁퉁 붓곤하죠.
그리고
우리 넷째...
여름에 등이 깊게 파인 옷 못 입습니다...
등에 커다란 화상자국이 있거든요.
옛날에 우리 넷째가 젖먹이일 때...
논에 일하러 가신 가족들 참을 내가신다고...
할머니가 애를 업고, 밥이며 국을 담은 커다란 다라를 이고 가셨답니다.
하지만....
보통 국은 흐르지 말라고 국을 제일 밑에 놓고 그 위에 밥을 올리죠.
울 할머니...
거꾸로 밥을 놓고 국을 제일 위에 올렸답니다.
걸으면서 그 국이 엎어지고...
등에 업혀있던 우리 넷째한테 그 뜨거운 국이 다 쏟아졌답니다.
그때 일은 저도 기억을 합니다.
정말로 작았던 우리 넷째...
온 등에 커다랗게 붕대 붙이고..... 약 잔뜩 바르고...
겁에 잔뜩 질려서 훌쩍거리던 그 모습...
지금은 커서 흉터가 작아지긴 했죠.
그래도 등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흉터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울 아버지 돌아가실 때 워낙에 안좋게 돌아가셨던 터라....
할머니는 부산에 살고 있던 큰 삼촌이 모시기로 하고 데려갔답니다.
그런데 지금...
부산에 있는 큰 삼촌... 지 마누라하고 지 새끼들하고.... 경주로 이사가서 잘먹고 잘 살고 있답니다.
할아버지 제사는 이제 자기가 모시겠다고... 그러더니...
할아버지 제사...
서울에 있는 막내 삼촌이 모시고 있습니다.
제사날.... 작은 엄마만 죽어라고 고생하고...
경주에 있는 큰 삼촌... 혼자 딸랑 와서 제사만 드리고 간답니다....
더군다나 명절 때 차례...
할머니도 없는데.... 친척들도 없는데....
경주에서 차례 모신다고 바득바득 우겨서...
열받은 우리 막내 삼촌...
작은 엄마는 친정에서 푸욱 쉬라고 친정 보내고, 큰애만 데리고 경주에 다녀 오신다네요.
뇌에 있는 혈관까지 막혀서 거동도 불편한 할머니....
사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는 딱 한번 뵜습니다.
삼촌네 집에는 몇 번 다니러 갔었는데, 할머니는 왠지 보기 싫어서...
일부러 할머니 고모네 집에 보내라고... 않그러면 않간다고...
근데 이제 내년이면 팔순이라는 우리 할머니...
왠지 안스럽네요....
불쌍하기도 하구요.....
계속 살아계시면 몸도 더 안좋아지실거구...
착한 우리 작은 엄마한테 계속 할머니 뒤치닥거리 맡길 수도 없고....
차라리 빨리 돌아가시길 바랬습니다.
고생하실거면 경주 큰삼촌네로 가버리던지요.....
아무것도 없는 집에 시집와서 고생한거는 우리 엄마나 작은 엄마나 마찬가지거든요.
나랑 열 두살 차이밖에 안나는 우리 작은 엄마...
큰 언니랑은 겨우 여덟살 차이밖에 안나는 우리 작은 엄마...
마냥 착하기만한 막내삼촌...
어렸을 때부터 좋기만 했던 우리 막내 삼촌....
할머니...
나 옛날에는 할머니 참 좋아했었는데....
이젠 못된 손녀가 되어버렸네요.....
더 이상 작은 엄마하고 삼촌 고생시키지 마시구요....
차라리 빨리 돌아가세요.......
큰 언니가 애기엄마된거도 모르시는 우리 할머니...
언니가 손을 볼때마다 얼마나 우는지도 모르는 우리 할머니....
넷째 등에 있는 흉터 볼때마다 가족들이 얼마나 가슴아파 하는지 모르는 우리 할머니....
죄송해요....
나 못된 손녀네....
할머니 빨리 돌아가시길 바라기나 하고.....
미안, 할머니.....
그래도 나 옛날에는....
할머니 참 좋아했어요.... 정말로 좋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