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3살 여톡커입니다.
때는 여름입니다.
아버지께서 사업차 수원에 계셔서(저는 서울) 한달에 2번은 꼭 뵈러가기때문에
그날도 역시 화서역으로 동생과 함께 고고씽 하던 중이였어요.
화서역으로 갈아타기 위해선 금정역까지가는 1호선을 타야했기에 신도림에서 가고 있었는데요.
낮이였지만 주말이였기에 사람들은 만원이였습니다.
더운날씨에 모두 짜증이 슬슬 올라오던 차, 옆칸으로부터 욕설과함께 걸걸한 목소리가 점점 우리쪽으로 크게 들려왔습니다.
육안으로 확인하니 6살정도 돼 보이는 외국인 여자아이였는데(동남아쪽?) 피부는 거멓고 머리는 산발에 넝마가된 나시티와 반바지를 입고..
마치 타잔을 방불케 했어요.
그 조그만 입에서는 글로 표현 못할 욕설을 퍼붓고 있었습니다.
쒸이발~ (발음이 실제 이랬어요 아저씨들 하듯이 걸걸~하게)
X까!
꺼져!!
등등..외국인 여자 아이라고 밑겨지지 않을만큼 능숙한 발음이였습니다.
거기다 대표 제스추어는 뻐큐하기와 나이불문하고 거기있는 사람들 째려보기 였습니다.
거기다 그날따라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이 계셨는데 모두들 어안이 벙벙한채 아이를 보고 있었죠.
그러다 아이가 껄렁껄렁한 자세로 사람들 틈을 가로지르며 우리 자매 있는 쪽으로 오더라구요.
참고로 제 동생은 얼굴에 감정이 그대로 드러내는 편이라
안그래도 더운데 아이의 횡포에 짜증이 날데로 난 표정이였습니다.
아이가 우리쪽을 지나가다 제 동생의 표정을 보고 기분이 나빴던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씩씩거리며 그 고사리같은 손으로 제동생에 배를 힘껏 치는게 아니겠습니까?
제동생... 그날 허기진 상태라 공복이였는데 그 조그만 손바닥으로 내리치니 퍽소리도 아니고 지하철이 울려퍼질정도 크게
터어엉~ 하고 소리가 났습니다. 일순간 모두 침묵... 제동생도 어이없어 암말도 못하다가 당황하여 '너 이게!' 라고 하자
그 아이 갑자기 비열한 표정으로 제동생에게 척,하고 뻐큐를 날리더군요 ㅋㅋㅋ
제동생 정말 어이없었던지 암말도 못했습니다.
저는 그순간 심각했던걸 알지만서도 상황이 너무 황당하여 그만 "풋"
하고 웃음이 삐져나왔습니다.
지하철 안 사람 모두 그런 감정이였는지 뒤에서 얼굴을 가리고 웃는 분도 계시고 풉 이러는 분도 계시고....암튼 나중엔 제동생도 웃고
잠시 폭소의 도가니가 되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횡포는 여기서 끝이 아니였습니다.
여전히 걸걸한 욕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갑자기 노약좌석위에 올라 서더군요
그러더니 들고있던 게토x이를 한모금 마시고는 푸~~~!하고 뿜는게 아니겠습니까?
이건뭐 DOC 연말공연도 아니고...
음료수를 맞은사람들은 모두 뒷걸음질 치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게다가 자리 근처에 어르신분들이 많았는데 이젠 모두 화가 나서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죠
아이는 사람들의 질책을 들을때마다 더 반항적으로 행동했습니다.
마치 야생동물 같았어요, 이제 도시로 막 나온 타잔 같았나고나..
그러다 어떤 할머니와 아가씨가 그 아이를 달래고 나섰습니다.
"꼬마야 엄마는?"
"몰라."
"어디살아? 어디로 가는길이니?"
"서울역"
그리고 아이의 왼손에는 핸드폰 번호가 적힌 팔찌가 있었습니다....아마도 보호자였겠죠?
어떤 사연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꼬마의 팔찌를 보니 아까의 흥분보다는 뭔가 측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역을 찾는거 보니 그 거친 욕설도 서울역 노숙자들한테 배운게 아닐까란 생각도 들구요..
할머니와 아가씨는 서울역은 이쪽길이 아니라고..이번역서 같이 내리자고 아이를 달랬습니다.
그 아이는 끝까지 반항했지만 끝없는 설득에 내리기로 했고
마침 이번역이 금정이라 저희와 같이 내리게 됐었는데. 내리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제 동생과 눈이 마주치자
그꼬마 눈을 치켜뜨고
"꺼져 ㅋㅋㅋ" 이랬더랍니다 ㅋㅋㅋ
정말 제 동생한테만 왜그러는지 ㅋㅋㅋㅋ동생, 수원에 도착할때까지 씩씩거렸답니다. 아무튼 웃지못할 헤프닝이였어요.
결국 그 아이 금정역서 도망치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공익요원분이 겨우 붙잡아 데리고 가셨는데,
어떻게 되었을지 사뭇 궁금합니다. 이제라도 좋은 환경을 만나 바르게 자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