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24살이 된 전역한 군인, 아니 예비복학생입니다.
저는 여기 계신 분들처럼 글을 잘 쓰지는 못하지만(뭐, 24살이 무색할 정도로 맞춤법 또한 인색하죠.) 그래도 저의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들려주고 싶어 이렇게 키보드를 잡았습니다.
그러니깐 제가 2005년도 한 여름에 어느 한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에어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지만 바쁜 점심 때 여서 그런지 그날도 변함없이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버린 상태였었죠. 그러다 식사하고 있는 한 테이블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자 대학생 두 명이 조초라게 식사를 하고 있더군요.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자신은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이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다녔던 어른인 척하는 소년이였으니깐요. 하지만 그날 그 여자를 보는 순간 저는 눈 앞이 뿌옇고 땀은 더 이상 나지 않았으며 손과 입은 부들부들 떨고 말았습니다.
무슨 용기에서 그랬는지 저는 그 여자애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일한다고 해서 저의 성격이 쾌활하거나 활발하다고는 감히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차라리 쾌활한 척과 활발한 척을 할 줄아는 마음여린 남자가 저에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런 제가 얄팍한 수(?)를 써서 그 여자애의 연락처를 알게 됬습니다.(연락처를 알게 된 상황까지 참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생략하죠.)
연락을 하게 되었고 그 애도 저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둘 다 어린 나이여서 그런지 크게 서로 부담을 갖지는 않았습니다. 어쩜 바보 같은 소리일수도 있겠지만 미리 얘기 하고 넘어가자면, 단 하루밖에 그 애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단 하루 중에서도 저녁의 짧은 시간...
그러고 나서 몇일 후 연락이 잘 되다가 갑자기 연락이 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는 막무가내로 연락을 했지만 그런 바보같은 짓은 역시 저 자신을 바보로 만드는 행동이었습니다. 어느날 전화를 받더군요. 하지만 별말 하지 않고 툭 끓어버린 그 애, 문자가 하나 왔습니다.
"미안해, 평소에 좋아하던 선배에게 프로포즐 받았어."
네..그렇게 저는 그 애를 잊어야만 했습니다. 물론 단 하루 밖에 보질 못했고 저는 그 애를 잘 알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그런 것과는 무관하게 쓰렸습니다. 그렇게 저는 3개월 후에 해군에 자원입대를 하게 되었고 지금은 이렇게 시간이 흘러 전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군대에 있는 동안 가장 힘들 때 저는 부모님도 생각이 낫고 하나 밖에 없는 누나도 생각이 낫지만 단 하루 만난 그 여자애가 그렇게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 애한테 아무 것도 아닌데 저혼자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고 제 자신을 타일러 보기도 욕을 하기도 그리고 잊어보려 애를 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하니 시간은 빨리 흐르더군요.
군대에서 1년 정도 시간이 흘러 이제 풋풋한 기억이 되버린 그 애를 떠올렸습니다. 내심 나는 극복했다는 자신감을 그 애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역시나 바보같은 행동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단호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이 그렇게 멋지게 싸이로 연락을 닿았습니다. 답장이 하나 오더군요.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이럴려고 보낸 쪽지가 아닌데 순간 저도 모르게 정신 나간 사람처럼 웃고 있더군요. 하지만 이내 연락은 자연스럽게 끝기게 되었습니다.
전역을 두달 남짓 남기고 말년병(밖에서 해야할 일들 때문에 잠도 오질 않고 걱정따위를 가슴에 품는 질환)에 시달리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그 애에게서 쪽지가 하나 와있더군요.
이제 곧 전역이니 축하한다는 식의 내용이였습니다. 아...바보는 끝까지 바보였습니다. 혼자 기분 좋아 말년병이고 군인이고 뭐고 없었습니다. 그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애는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저보다 훨씬 경제적 능력도 좋았고 무엇보다 그 애를 행복하게 해 줄수 있는 그런 남자였습니다. 저는 전역을 한 후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보처럼 술먹고 취하지 않은 취기로 그 애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 애를 3년동안 멀리서 봐오면서 느꼈던 얘기와 옛 추억들을 하나 둘씩 뱉었습니다. 후련하게...
편하게 전화를 받던 그 애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우리 둘다 서로에 대해 울먹거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애는 외로운 사람입니다. 부족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항상 웃는 사진만 있어도 그 애는 저처럼 마음도 여리고 그런 바보같은 사람입니다. 행복하지 않다는 말을 저에게 하더군요. 마음이 무엇보다 아팠습니다. 물론 그런 말들이 다른 여자분들이 보시기에 안 좋은 뜻으로 해석이 될 수도 있겠죠.
앞으로 저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결혼은 전제로 만나는 남자친구가 있는 그 애를 곁에서 계속 맴돌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예전처럼 연락 따위는 하지 않고 앞으로 살아갈 것인지... 이거 아니면 이거라는 결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간 저의 스무살의 시덥잖은 남여이야기 였습니다.
역시 글을 잘 쓰지 못하여 읽기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 아니셨겠지만 이렇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련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