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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겁게 헤어진 후 너무 성관계가 후회되요.

DK |2008.02.13 13:17
조회 18,929 |추천 0

일년을 만난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지금 한달이 되었어요.

서로 지치구 싸우다 급격히 애정 전선이 하락하더니,

결국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는 했지만,

남자친구 쪽에서 완전히 백기를 들었네요.

잡지도 않고 저 역시 다시 노력해보려고 했으나 마음대로 안되더군요.

제가 몇 번은 말했죠. 안 되는 거 알지만, 노력은 해보자. 라구.

그런데 오빠의 결심은 아주 확고했어요.

서로 정이 너무 많아서, 서로 눈물도 흘리고, 차마 모질게 굴지도 못하고,

그러다 저 역시 그런 오빠의 모습이 너무 힘들어서, 손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어요. 뭐 한 달 중 보름 정도는 연락을 했었죠.

저 역시 헤어지자, 그게 낫다고 생각하면서도

연락이 되면 다시 맘 약해져서, 휴 정말 너무도 힘든 시간들을 보냈죠.

정말 정 무서워요. 사랑보다 더.

이렇게 포기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 후로 보름이 지나고, 나름대로 생각도 안 하려고 노력하고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스케쥴도 빡빡히 만들었습니다.

그 사이 제 개인적으로 큰 일도 몇 번 있으니, 생각이 아주 안 나지는 않아도

가끔씩은 까먹고 살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요즘엔 또 생각이 많이 나기 시작하더니

처음엔 그립다가 그 다음엔 밉다가 그 다음엔 슬퍼지기도 하고

헤어지면 다 이렇겠죠? 감정의 변화가 컸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드는 생각에 오빠를 만나면서 했던 성관계.

그게 너무 후회가 되는 겁니다.

그 때는 그 때의 감정에 충실해서 그랬고 

만나는 동안 절대 후회하지 않았던 그 관계가

이렇게 깨끗이 정리가 되고보니, 후회로 남습니다.

그 때의 영상들이 조금 수치스럽게 느껴지고, 그런 기억이 나에게 있다는 게 싫습니다.

 

할 땐 언제고 헤어지니 또 이러냐 하시겠지만,

그 사람과 뭐 결혼을 하겠단 생각으로 그러진 않았어도,

적어도 감정없는 엔조이는 아니었고,

이렇게 헤어짐이 너무 허무하니 이런 생각이 드나 싶습니다.

 

큰 이유가 있어서 헤어진 게 아니거든요.

 

어느 순간까진 추억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다가

이제는 모든 추억들이 허탈하게 느껴지고,

추억은 힘이 없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오죽하면 내가 왜 그렇게 잘 해줬을까? 이런 생각까지 듭니다.

 

물론 후회없이 해줘서 헤어지고서 대게 하게되는

아, 더 잘 해줄걸 하는 미련은 차라리 없어서 다행이지만

 

다른 남자들 선물받고 할 때 부담스러울까봐 선물도 못 주게하고,

제가 취업하고 나서는 영화나 밥이나 제가 돈도 더 많이 쓰고,

어울리는 옷 구해 사주고 꾸며주고, 피부도 더 좋게 해주려 하고,

좋은데 갈라치면 부담스러워 할까봐 늘 길거리 떡볶이, 오뎅 이런걸로 배채우고,

 

그런데 이 모든 배려들이 싱겁게 헤어지고 나니 다 별게 아닌 겁니다.

 

빠져나와 돌아보니 그 사람은 더 나아졌는데

전 그 동안 살 찌고 피부도 안 좋아지고 옷도 없고, 

스스로에게 너무 아무것도 안 해줬드라구요.

 

 

물론 사랑했으니까 니가 그랬겠지. 그땐 너도 좋았잖아!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참고 배려하는 게 계속 좋았기만 했겠어요? 이렇게 헤어질거면,

좀 더 이기적이 될 걸, 맛있는 것도 더 먹고 좋은 데 많이 가볼걸- 이런 생각 듭니다.

 

그를 너무 이해했기 때문에 그의 이기적인 헤어지는 이유마저 이해하는 제가 싫습니다.

 

성관계도 하지말 걸. 그냥 사랑만 할걸 싶어요.

그냥 그런 건 사귀는 동안 상상 또는 환상으로 남겨둘 걸 싶습니다.

이런들 저런들 이렇게 헤어질 바엔 조금 더 그냥 편안한 모습으로 사랑만 할걸.

뭐, 그렇게 바둥거리면서 살았나 모르겠습니다.

 

다음에 사람 만나면 겁부터 납니다.

그 사람과는 끝까지 가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사랑을 하고 싶어요.

결혼까지 지금부터라도 아껴두는 게 낫다고 생각이 들고요.

또 어떻게 헤어질지 모르는 노릇이니까요.

 

헤어진지 한달밖에 안됐는데 정말로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에 스치는 것 같습니다.

 

휴. 헤어지는 분들, 저같이 생각하는 거 나쁜 건가요?

만나는 것도 쉽진 않았지만, 헤어지는 건 그 몇백배로 더 힘드네요.

잊는 것도 쉽지않고,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도 겁나고, 맘도 안 열려요.

 

내일은 발렌타인 데이인데 정말이지 휴 작년을 생각하니 너무 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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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2008.02.13 18:23
글쓴이 심정 이해해요 잠자리를 가진걸 후회하는게 아니라 잠자리를 가질정도로 정말 사랑했고 사랑을 나눌수있는 둘만의 표시였고 사랑이고 대단한 것이었는데 헤어짐으로인해서 한순간에 끝나버린다고 생각하니 텅 빈느낌이죠......... 글쓴님 말 공감해요 저도 정말 사랑했었던 한 남자가 있었기에..
베플호두과자|2008.02.13 18:12
난 남자친구가 있지만.. 왠지 나도 저렇게 될 날이 올 것 같고... 글쓴이가 글을 너무 잘 써서 그런가... 그냥 감정 그대로 솔직하게 군더더기 없이.. 처음으로 완전 몰입해서 봤다.. 휴.. 나도 예전 남자친구랑 헤어지고서 미웠다가 그립다가 반복의 반복.. 관계가진 것도 후회됐고.. 지금 남친과도 사랑한다는 구실을 들어 하고 있지만.. 정말 안하는 게 나은 것 같다..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게 사람 맘인데.. 솔직히 헤어지고 나서 관계했다는 사실 때문에 여자가 더 약자되는건데.. 아.. 글쓴씨 힘내세요
베플정말..|2008.02.13 14:37
저랑 똑같은 상황인거 같아.. 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흐르네요.. 다시 시작 할수 있을까.. 하는 미련을 가지고 있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그건 아닌듯 싶어 매일 같이 마음만 다잡고 있어요.. 새로운 사람도 만나는게 쉽지 않겠지만.. 같이 힘내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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