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을 만난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지금 한달이 되었어요.
서로 지치구 싸우다 급격히 애정 전선이 하락하더니,
결국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는 했지만,
남자친구 쪽에서 완전히 백기를 들었네요.
잡지도 않고 저 역시 다시 노력해보려고 했으나 마음대로 안되더군요.
제가 몇 번은 말했죠. 안 되는 거 알지만, 노력은 해보자. 라구.
그런데 오빠의 결심은 아주 확고했어요.
서로 정이 너무 많아서, 서로 눈물도 흘리고, 차마 모질게 굴지도 못하고,
그러다 저 역시 그런 오빠의 모습이 너무 힘들어서, 손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어요. 뭐 한 달 중 보름 정도는 연락을 했었죠.
저 역시 헤어지자, 그게 낫다고 생각하면서도
연락이 되면 다시 맘 약해져서, 휴 정말 너무도 힘든 시간들을 보냈죠.
정말 정 무서워요. 사랑보다 더.
이렇게 포기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 후로 보름이 지나고, 나름대로 생각도 안 하려고 노력하고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스케쥴도 빡빡히 만들었습니다.
그 사이 제 개인적으로 큰 일도 몇 번 있으니, 생각이 아주 안 나지는 않아도
가끔씩은 까먹고 살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요즘엔 또 생각이 많이 나기 시작하더니
처음엔 그립다가 그 다음엔 밉다가 그 다음엔 슬퍼지기도 하고
헤어지면 다 이렇겠죠? 감정의 변화가 컸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드는 생각에 오빠를 만나면서 했던 성관계.
그게 너무 후회가 되는 겁니다.
그 때는 그 때의 감정에 충실해서 그랬고
만나는 동안 절대 후회하지 않았던 그 관계가
이렇게 깨끗이 정리가 되고보니, 후회로 남습니다.
그 때의 영상들이 조금 수치스럽게 느껴지고, 그런 기억이 나에게 있다는 게 싫습니다.
할 땐 언제고 헤어지니 또 이러냐 하시겠지만,
그 사람과 뭐 결혼을 하겠단 생각으로 그러진 않았어도,
적어도 감정없는 엔조이는 아니었고,
이렇게 헤어짐이 너무 허무하니 이런 생각이 드나 싶습니다.
큰 이유가 있어서 헤어진 게 아니거든요.
어느 순간까진 추억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다가
이제는 모든 추억들이 허탈하게 느껴지고,
추억은 힘이 없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오죽하면 내가 왜 그렇게 잘 해줬을까? 이런 생각까지 듭니다.
물론 후회없이 해줘서 헤어지고서 대게 하게되는
아, 더 잘 해줄걸 하는 미련은 차라리 없어서 다행이지만
다른 남자들 선물받고 할 때 부담스러울까봐 선물도 못 주게하고,
제가 취업하고 나서는 영화나 밥이나 제가 돈도 더 많이 쓰고,
어울리는 옷 구해 사주고 꾸며주고, 피부도 더 좋게 해주려 하고,
좋은데 갈라치면 부담스러워 할까봐 늘 길거리 떡볶이, 오뎅 이런걸로 배채우고,
그런데 이 모든 배려들이 싱겁게 헤어지고 나니 다 별게 아닌 겁니다.
빠져나와 돌아보니 그 사람은 더 나아졌는데
전 그 동안 살 찌고 피부도 안 좋아지고 옷도 없고,
스스로에게 너무 아무것도 안 해줬드라구요.
물론 사랑했으니까 니가 그랬겠지. 그땐 너도 좋았잖아!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참고 배려하는 게 계속 좋았기만 했겠어요? 이렇게 헤어질거면,
좀 더 이기적이 될 걸, 맛있는 것도 더 먹고 좋은 데 많이 가볼걸- 이런 생각 듭니다.
그를 너무 이해했기 때문에 그의 이기적인 헤어지는 이유마저 이해하는 제가 싫습니다.
성관계도 하지말 걸. 그냥 사랑만 할걸 싶어요.
그냥 그런 건 사귀는 동안 상상 또는 환상으로 남겨둘 걸 싶습니다.
이런들 저런들 이렇게 헤어질 바엔 조금 더 그냥 편안한 모습으로 사랑만 할걸.
뭐, 그렇게 바둥거리면서 살았나 모르겠습니다.
다음에 사람 만나면 겁부터 납니다.
그 사람과는 끝까지 가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사랑을 하고 싶어요.
결혼까지 지금부터라도 아껴두는 게 낫다고 생각이 들고요.
또 어떻게 헤어질지 모르는 노릇이니까요.
헤어진지 한달밖에 안됐는데 정말로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에 스치는 것 같습니다.
휴. 헤어지는 분들, 저같이 생각하는 거 나쁜 건가요?
만나는 것도 쉽진 않았지만, 헤어지는 건 그 몇백배로 더 힘드네요.
잊는 것도 쉽지않고,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도 겁나고, 맘도 안 열려요.
내일은 발렌타인 데이인데 정말이지 휴 작년을 생각하니 너무 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