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병원 진료날...
선생님이 자주 오지 말라고 하니까 그 사이가 얼마나 길고 궁금하던지...
저번 병원서 자주 오라고 할 때는 그것도 스트레스였는데...
둘다 늦게 일어난 관계로 남편이랑 애는 놔두고
저 혼자 택시타고 병원 갔습니다.
이제 둘째쯤 되니까 남편이 따라온다는 것도 살며시 귀찮더군요.
겨우 시간맞춰서 초음파 예약 걸어놓고 산전관리 기본 체크하고
식사 못해서 커피전문점서 맛있는 차랑 베이글로 아침 식사했죠.(물론 체중 잰 이후죠...^^)
사실 돈 아까워서 벌벌하는 상황이지만 둘째 낳고나면 이 호강도 한동안 끝이라는 생각에
과감하게 기분 내고 돈 썼답니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 정말 많더군요. 다들 남편, 애 동반하고 왔는데 저만 혼자..
근데 그게 부러운게 아니라 "저 사람들 정말 부지런한가 보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저는 겨우 일어나서 세수하고 화장도 못 하고 춥다고 옷 껴입고 왔는데...쩝...
한참 기다리니 기다리던 초음파 시간이 왔습니다.
둘째 낳기 전에 하는 마지막 초음파라서...미궁에 빠진 성별을 알수 있는 마지막 기회죠...
뭐...모르고 낳으면 스릴 있고 재미있다고 하지만 성격상 그리 못 하는 관계로...
(따꼬맘님이 링크 걸어놓은 동영상에 나오는 정의의 O형...융통성도 없고 모험심도 없고...)
초음파에 만땅 기대 걸고 있는데 검사하시는 분이 깐깐해보이시는 여자분이더군요.
속으로...'알기 글렀다~' -_-;;;;
<- 병원의 원칙상 절대 성 감별이 금물인데 그 이론에 충실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드는...
아니나다를까 성별 이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친절하게 어디 본다고 설명 잘 해주시더군요.
계속 둘째라는 점을 강조하고 첫째는 아들이라는 점도 강조했지만
절대절대 모른 척 하시면서 애 얼굴이 이런 모양이고, 콩팥도 제 기능 다 하고..
몸무게는 3.3~3.4kg정도의 초우량아라는 설명만 해주시더군요.
머리둘레는 눈 좋은 제가 보니...-_-;; 이미 출산 40주 평균을 넘었습니다...T.T
(남아 기준으로 35cm가 평균인데 얘는 36.5cm인가 하더군요..오마이갓~)
그 뒤에 또 한참 대기...
옆에 있는 부부의 대화를 들으니 28주나 되었는데 성별 안 알려줄까?
궁금해 죽겠다~ 이런 류의 대화들을 하시더군요...
'낳기 전이나 알려줄거에요~' 라고 말해주고 싶었더군요. ㅋㅋ
근데 역시나 진료 받고 허탕 치고 나왔나봐요...안 알려준다고 아쉬워하면서 가더군요.
한참 기다렸다가 진료 차례 되서 들어갔어요.
선생님 말씀이 오늘 당장 애 낳아도 될 정도로 애가 우량 모드랍니다.
둘째고 경산이니 언제든지 신호 오면 오랍니다.
역시나 간단명료 1분도 안 되는 면담의 특징...
근데 둘째의 성별을 어떻게든 알아야겠기에(오늘 그거 생각하고 병원 온 건데...)
선생님에게 과감하게 물었죠.
"선생님...둘째고, 커서 언제 나올지 모르는데 성별 몰라서 다 노란색만 샀단 말이에요...
오늘 좀 알려주시면 안 되요?"
선생님이 웃으면서 저쪽에 앉아보라고 하면서 미니 초음파로 봐주시더군요.
(이 분은 절대 내진 안 하시는 분이라서...제가 아주 좋아합니다~)
첫째가 뭐냐고 물으시길래 아들이라고 했더니
한참 보시면서 하시는 간결한 한 말씀 "또네...."
그 이야기 듣는 순간 나름 안도감...
첫째보다 더 큰 머리크기를 자랑하는데 딸이었으면 정말 오만 원망 다 들었을텐데...
차라리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팍팍 들더만요.
거기다 엄마의 조기 판단으로 사 놓은
그 파란 옷들에 대한 원망 역시 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나름 딸 낳아서 외모는 비록 그래도 알파걸로 키울거라는 전에 세워놓은 계획은
소용 없네요...쩝...(말이 알파걸이지 제 성격상 GI제인 하나 만들지 않을까 싶지만..)
거기다 나름 엄마 생각해주는 그 귀여운 몸짓들과도 안녕이라는 아쉬움도..쩝...
(딸 가진 친구들에게 제일 부러웠던 점임...)
또...첫째는 요근래 미운 네살이라고 완전 짱구 뺨치게 말도 안 듣는데..
그일 또 겪을 생각하니 참...가슴이 답답해지더군요.
가뜩이나 큰 목소리...더 커지게 생겼어요..
남편한테는 꼬봉 하나 더 생겨서 축하한다고 문자 보내줬어요...-_-;;;
그 후에 일명 막달 검사라고 피 뽑고 엑스레이 찍고 심전도 측정하고...
뒤늦게 남편이 데릴러 와서 집에 편하게 갔죠.
남편한테 투덜거리면서 그랬죠...
"축하해~꼬봉 생겨서...아주 좋아 죽겠지?
그렇게 아들욕심이 많은데 오죽하시겠어?"
남편..이제 눈치 좀 생겼는지 횡설수설 변명합니다.
"애가 큰애보다 머리가 더 큰데 여자애면 내가 얼마나 원망 듣겠어~
그래서 남자애 바란거지..."
(으구..센스 많이 느셨네그랴~)
원래 25일 노래를 부르다가...
너무 심통스럽게 살지 않기로 결심 + 약간 조산한 친구의 조언(애가 커도 좀 힘들어한다는)
으로 그냥 3월 초에 낳았으면 싶다는 생각으로 급 선회중입니다.
워크샵 갈 준비에 들떠서 겉으로는 안가면 좋겠다는 둥 말하면서
룰루랄라~짐 챙기는 남편보면 살짝 밉긴 하지만...
뭐...첫째도 아니고 도움 구할 곳도 많은데...조바심 내지 않으려구요.
그냥 무사하게 순산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나름 스탠바이 모드 중인 아지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