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토요일 저녁..
난생처음으로 쓰러진다는 것을 경험했다.
주안행 급행열차를 타고 집에 오는 길이었다.
구로를 지나 개봉쯤이었던가?
갑자기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길래
역곡역에서 내리려고 열리는 문쪽으로 돌아섰는데
그 후론 기억이 안난다...
눈을 떠보니 전철에 누운채였다.
완전히 누워있었더라면 전철 천장이 보였어야 할텐데
이상하게도 사람들 다리가 보였디.
누군가가 내 머리를 받치고 열심히 말을 시키고 있는 거였다.
괜찮냐고, 갑자기 쓰러진 거냐고...
평소에 건강엔 아무문제 없던 터라 나조차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갑자기..."라고 말문을 열다가 고개가 한번 더 뒤로 넘어간것 같다.
날 받치고 있던 남자가 내 팔을 잡아 일으키고 부축해서
역곡역에 같이 내렸다.
날 의자에 앉히고 옆에서 계속 말을 시킨다..
병원 안가도 되겠어요? 집에 전화해 줄까요? 좀 괜찮아요?
몸이 안좋기도 했지만 우선은 그 사람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전철속 많은 사람들 틈에서 오로지 그사람만 나를 도와줬다는 사실과
나때문에 엉뚱한 역에 내렸을 거라는 예감.
저 때문에 죄송해서 어떡해요~
괜찮아요 저 중동에서 내리는데 어차피 내릴 거였어요.
.... 중동이면 부천역에서 내려도 되는데....
나때문에 고생한 그사람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 밖에 할말이 없었다.
부평까지 데려다 줄까요 하는 사람에게 염치없이 네 할수도 없었고...
마침 인천행 전철이 오길래
괜찮으니까 먼저 가시라고 두번세번 말해서 겨우 보내드리고
한참을 그 자리에 앉아있다가
집에 연락해서 무사히 귀가할수 있었다.
다음날부터 나는 후회가 됐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제대로 하려면 연락처나 물어볼껄...
솔직히 얼굴도 잘 생각이 안난다.
그땐 너무 경황이 없어서 어영부영 지나갔지만
어떻게 머리를 짜내고 짜내봐도
다시 만날수 있을까 방법이 없는것 같다.
날 알아볼수 있을까?
기억이야 잘 안나지만 다시 본다면 알수도 있을것 같은데..
어젠 신도림에서 그날 탔던 그 칸에 탔었다.
역시... 아무 진전 없이 집으로 와야 했다.
매일 그 칸에 타서 같이 내린 그 역에서 기다려볼까 한다.
중동역이란 단서가 있긴 하지만
그날 그 사람이 집에 가는 길이었는지,
누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는지는 확실치 않으므로...
그 사람이 이글을 보게 되어
연락이 꼭 오길...
내 주변인들은 그 사람을 "생명의 은인"이라 칭하고 있다...
생명의 은인을 찾을 수 있는 다른 방법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