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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유령 (3)

시간공작소 |2003.09.04 07:30
조회 445 |추천 0

3.

아침부터 약간씩 비가 오더니
점심시간을 지나고 얼마 안있어 갑자기 후드득하고 장대비가 내린다.
고수는 책상위에 주먹을 층층으로 쌓고 그위에 고개를 두고 창밖을 바라본다.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보고 있으면
머리가 텅비어 버리는것 같다.

박과장은 지나가다가 고수 옆으로 와서
"어이~ 최사장 일안해?"
고수는 창에서 눈을 떼지 않고
"과장님"
"왜?"
"비가 참 예쁘게 내리네요"
"그러냐? 그러면 저 예쁜 빗속을 뛰어가는 너의 모습을 상상해보렴"
"-_-;;;;;;.........."
"청승떨지 말고 오늘짜로 계약만료된 제일전자 연장재계약 따와..
정사장이 너 아니면 재계약안한다고 하더라.가봐~얼릉.."
"저기여...상반기결산보고서 다 못했는데요..."
"그런 놈이 비구경하고 있냐?"
박과장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웬수화상아~ 어제 은진씨가 대신 다했다.
그런데 어제 보니깐 은진씨 엑셀 진짜 잘하더라.
타닥타닥 하더니 딱하고 다하더라..정말 무슨 프로게이머처럼
키보드를 날라다니던데..
엑셀무시기어쩌구저쩌구하는 국제공인자격증도 있다는데..
너는 무슨 자격증있냐?"
고수는 당당하게
"운전면허증이요"
"그리고?"
고수는 운전면허증이요하고 작게 우물쭈물 말한다.
"이 한심한 종족아~은진씨한테 고맙다고 해라.그리고 너도 은진씨한테 좀 배워라."
"은진씨 고맙습니다."
고수는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은진씨는 자신에게로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자
부끄러운듯 고개를 숙이고
"아니에요..별로 한것도 없는데요."
"은진씨는 영어도 잘해요"
이때 윤보라가 한마디 했다.

윤보라...
최고수와는 입사동기....
아참 그래 그러고보니...그녀의 이름이 윤보라였다..

아직도 그날의 악몽을 떠올리면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박과장...
창사체육대회때였다.
영업부는 모든 경기에서 참패를 하고 유일하게 윤보라만이 여성 팔씨름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여기까지는 얼마나 꿈결같이 순조로운 흐름이던가?
우승시상식을 하고 윤보라가 단상에서 내려오는데
누군가 박과장님과 팔씨름 한판해봐요라는 소리가 느닷없이 들려왔다.
그러자 이곳저곳에서 그것 재미있겠는데 하면서
한판~ 한판~ 하면서 다들 원했다.
박과장은 웃으면서 처음에는 거절했는데...사장이 재미있겠는데 해봐라라는 소리에
번외경기로 하게되었다.
박과장은 핸디캡을 준다면서 윤보라의 손목을 잡았다.
푸하하~ 지 무덤을 파는구나..

윤보라는 잡힌 손목을 풀고 도리어 박과장의 손목을 잡았다.
순간 박과장은 얼굴은 창백해지면서 경직되어갔다.
손목이 끊어지는듯한 느낌이 오는것은 당해본 사람만이 알수 있다.
시작하는 소리와 더불어 여기저기 응원하는 소리가 들렸다.
박과장를 응원하는소리 특수부대~ 특수부대
그러나 특수부대라는 응원소리가 3번이 나오기전에 박과장은 넘어갔다.
박과장은 여자라서 한판 봐줬다
삼판양승제니깐 한판 더 해야 한다고 했다.
누가 그랬던가? 떠날때를 알고 떠나는 자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그리고 낙타의 등이 부러지는것은 마지막 짐이라고 했던가?

두번째판이 시작되자마자 박과장은 한판만 봐달라는 애처로운 눈빛을 날렸지만
과감히 쌩까면서 윤보라는 쾅하는 소리와 더불어 넘겨버렸다.
다들 박장대소하고
사장은 박과장보고 집에서 밥 안주냐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후로 박과장은 한달동안 침맞으러 다녔다.
그다음부터 윤보라는 이름보다는 힘녀로 불리우게 되었다.
그런데 처음 팔씨름하라고 느닷없이 소리지는 사람은 누구일까?
(고수는 딴짓을 하는척 하면서 먼산을 보면서 히죽웃는다~ ^^)

"영어도 잘해?"
박과장은 물었다.
"키튼어학원에서 이번달이 파이널레벨이래요."
"아니..언니.."
은진씨는 보라에게 말하지 말라는듯 표정을 짓는다.
그동안 보라는 혼자서 여자라서 내심 적적했을텐데 은진씨가 입사하면서
짧은 시간동안에 급속히 친해졌나 보다 언니라고 할정도면..
더불어 보라도
은진씨 영향인가? 조금씩 나름대로 여성적으로 변했다...나름대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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