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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과 직장

잠 못 이루... |2008.03.07 04:44
조회 1,172 |추천 0

밑에 보육과 직장을 고민하시는 분 글을 읽고,

저 역시도 고민중이라..관심깊게 읽고,

또 그 글에 달려있는 리플을 읽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리플 내용들...참 도움이 되는 얘기도 많은데....

물론 이 시친결이 정말 힘들게 사는 며느리들이 많고...

또 그 분들이 글을 올림으로써 위안을 받고 조언을 받고 있음도 알지만...

사실..황당한 시집이 아닌 평범한 시집을 만나

나름대로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 정도의 고민을 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전세값 4000만원....

물론 작은 돈은 아니지만...

요즘 서울에서 전세 4천만원으로는 원룸도 힘들지 않습니까...

흠... 그걸보고 나는 월세 보증금도 못 받았다라고...하며 질책하는 것은...

글쎄요... 나름대로의 사고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결혼할 때 직장근처의 아파트 전세를 얻느라,

시댁과 친정에서 모두 도움을 받아 아파트를 얻었습니다...

저와 신랑 모두 대학을 막 졸업한 상태에서 사회 생활 1년차에 결혼을 한지라,

신랑과 제가 학교 다니며 과외해서 모은돈 2천만원을 부모님께 드리고,

도와달라고 간청했어요..

 

이랬거나 저랬거나, 할건 다 해야한다는 시댁의 무언의 압력으로- 머..울 집엔 예단 돌릴 곳이 많으니 좀 신경써야 할거다.. 이런거?-,

혼수(가전, 가구모두)도, 예단 천만원도 했고(물론 모자라서 돈을 보태셨다 하더라구요...), 예물도 잘 받았고...

굳이 양가를 비교하고 시댁을 원망하려 들면 섭섭한 마음도 들겠지만..- 머..나름대로 말로 하시는 사고를 가끔 터뜨려주십니다. 예를들어 며느리가 차한대 사주면 좋겠다...머 그런거? -

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립니다...

꼭 받고 싶어서 그러시겠어요? 그냥..아들 며느리 손주까지 보셨으니, 든든한 마음에 한번 상상만 해도 기분좋은 그런 소리를 하시는 거겠죠....

 

저는 울 아기 낳기 2주전까지 그리고 아기 낳고 24일만에 직장으로 복귀했습니다.

흠... 많은 분들이 직장스트레스보다 육아스트레스가 더 심하다 하시는데,

직장맘들의 스트레스는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스트레스지만,

젖먹이 아기를 떼놓는 가슴이 찢어지는 스트레스도 가중되지요...

저 같은 경우는 모유수유를 했기 때문에 직장에서 유축을 하면서,

눈물도 흘렸습니다.. 젖은 퉁퉁 불어서 아프고, 바빠서 유축할 시간도 없어서 옷이 흥건이 젖고...

머... 나름...몸도 으슬으슬, 팔목 발목 이런건, 일이 서 있는 시간도 많은 일이라, 머 안아플 수가 없고, 하루 종일 붙어있던 아기가...종일 눈에 밟혔습니다...

 

처음 아기를 맡기고 나오는 날 결심했습니다.

비록 엄마가 일을 하러 나가지만,

엄마가 밤에는 널 꼭 데리고 자야겠다.

그래서 그 날로 전세집을 내놓고, 며칠 후 시댁으로 이사했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하면 육아와 직장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이제 아기 낳은지 5개월이 되었는데,

지금은 그때와 또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시부모님께서 울 아기를 너무너무너무너무 예뻐하셔서 저에게 잘 안주신다는거죠...

밤에도 데리고 못자게 하구요...

제가 피곤해서라고 하세요...제가 괜찮다고..아기 엄마니까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한동안 데리고 잤을때도 쌩쌩하니, 오히려 생활의 활력소가 됐거든요...

그런데, 아기를 보려거든 어머님방에서 봐라, 데리고 가지마라 하시더군요....

정말, 신랑 붙잡고 두달동안은 얘기했어요...

우리가 합가한 이유가 뭐냐... 난 어떻게든 울 아기 내 품에서 재우고 내 품에서 일어나게 하고싶다.

부모가 되었으면, 고통이 있더라도 아기와 함께해야 한다... 당신이 내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고 생각해 봐라... 특별히 나에게 불편하게 대하시지 않고 잘해주셔도 편할수만은 없는게 며느리라는 자리다.... 하지만 난 다 괜찮다...내 새끼만 내가 데리고 잘 수 있다면....

 

참... 벽에다 대고 많이도 소리치고, 가슴앓이 하고... 그러다가도 아가를 그렇게 예뻐해 주시니, 마음놓고 일 할 수 있게 해주시니,정말 감사하다...이러다가도....내 배 아파 낳은 내 자식인데 내가 이토록 원하는데도, 데리고 잘 수 없다니...가슴아파하다가....

 

이런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자격이 없는 걸까...

돈이라도 왕창, 집장만이라도 해놓고 애를 낳아,

남편 벌어다 주는 돈으로 저금하며, 아기 키우며, 집안 살림하며, 남편 뒷바라지를 했어야...

그랬어야 내 새끼 안고 있을 자격이 되는건가...

여자의 인생은 그런건가....아니 내가 여자의 인생에 대해 운운할 자격이 있는 걸까....

실질적으로 아기를 키워주시는건 어머님이시니,

어머님의 허락 없이 아기를 내 뜻대로 하는건, 옳지 못한건가...

난 그럴 자격이 없는 걸까...

 

시댁에 들어온지 5개월... 뭐 불편한거야...나보다는 시부모님이 훨씬 불편하실테고....

며느리 있어봐야 일끝나고 들어오면 저녁 8시가 넘는데, 오히려 어머님이 밥차려주시고,

빨래해주시고, 며느리야 지 방청소, 설겆이 하는게 땡이니...오히려 육아에 집안일에...

불만을 가지려면 어머님이 가지셔야 하는데....

이 못난 며느리는 지 잘났다고 육아가 어쩌고 애착이 어쩌고...이러고 있는 걸까...

울 엄마 말마따라 호강에 겨워 요강에 빠지는 건가...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한 내가 집에서 육아를 한다고 불만이 없어질까?

육아를 하면, 또 힘드네 우울증이 생기네 마네 이러고나 있지 않을까?

 

물론 내 글을 읽은 시친결 식구들은,

아파트 전세금 뺀 돈으로 집에 있겠다 , 혹은 육아가 먼저다, 애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고

말씀해 주실것이다....또 자랑질 하고 있다고 혼내시는 분도 있을거고...

그래서 그 골머리 썩으면서도...한번도 글을 올리지 못했어요....

 

엊그제는 울 친정엄마한테 회사가 바쁜 5월까지 일을 하고 육아휴직을 쓰던지 퇴직을 해야 할것같다고... 아기는 엄마가 키워야 하는게 맞는것 같다고... 난 여지껏 아기를 누군가가 키워만 준다면 아기를 낳아도 당연히 회사에 복직하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야 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아기를 낳으면 엄마가 키워야 하더라...난 왜 바보같이 내가 키워도 된다고 생각을 못한걸까...라고 했더니... 정답은 없는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엄마가 양육은 뒷전에 두고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옳은건지 그른건지도, 할머니가 키워서 잘못되거나 이상해 진다는 것도, 엄마가 키운다고 해서 잘 된다는 보장도, 모든게 정답은 없는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주어진 상황을 해피하게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라고... 아기와 널 그렇게 사랑해주시고, 주변에서 모두 니가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느라 얼마나 노력들이냐... 그런데, 그런 불만을 가지면, 인생이 너무 우울해 지지 않겠냐... 사실 엄마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아기를 그냥 맡기고 개인 시간도 좀 가지고, 남편과 오붓한 시간도 가지고, 니 자신도 좀 꾸미고 했으면 좋겠다...  아기 갖고 나서 임부복을 빼놓곤 옷 한번 사지않고, 머리 한번 하지 않았거든요... 친구 모임도 한 번 나가지 않았고요...

엄마는 며느리 봐도 사돈어른 만큼 해줄 자신이 없다... 왜 들어온 복을 차려고 하니..하시더라구요...

 

물론 선택은 아직 저의 몫입니다...

예전에 어머님께 휴직을 하고 육아를 하겠다는 뜻을 비췄더니,

그건 절대로 안된다고 하십니다... 머.. 금전적인것도 있고, 제가 아주 집에 눌러있게 될까봐도 있고......일단...내일 어떤분이 육아에 대해 연구한 자료를 언급하신 내용을 프린트해서 어머님께 보여드리고, 퇴근후에는 제가 데리고 있겠다고, 그 때 부터는 온전히 제가 보는 걸로 해 주십사 부탁을 드려볼까 합니다.  지금은 아기를 제가 데리고 있으면 거짓말 안보태고 5분만 되어도 오셔서 달라고 하시거든요....

 

사실 제가 일하는 엄마 밑에서 사랑을 많이 못 받고 자랐습니다... 뭐..게다가 갓난아기때 조부모님께서 키워주시고 머 이렇고 저렇고 나름대로 사연있는.... 어떤 분 말마따라 부모 사랑을 온전히 많이 받지 못해, 애착관계가 형성이 안된... 그치만..크면서 부모님 사랑을 느낄려고 노력하는...그런 상태입니다... 울 아기는 저처럼 안되게, 듬뿍 사랑 주며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참... 사람일은 마음대로 되지가 않나 봅니다. 

 

지금은...이런생각도 드네요...

도대체 내가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 건지...

돈을 위해?

내 미래를 위해?

그렇지 않으면... 주변 시선을 위해?

 

정말..제가 원하는건 울 아가를 위하는 건데...

제가 그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최선은 무엇인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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