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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라는 사람.

아빠 사랑해요 |2008.03.14 14:34
조회 471 |추천 0

누구나 다 이렇게 시작하더군요

톡을 자주 읽는 사람이에요~

 

라구요 ㅎㅎ

 

부모의 관한 톡을 많이 읽었었는데

유난히 오늘따라 아빠가 더 자꾸 생각나서

저도 글을 끄적여 봅니다.

 

 

우리 아빠는

신체장애 1급을 판정받으신

장애인입니다.

 

오른손 한쪽을 크게 다치셔서

장애 1급판정을 받으셨어요

 

아빠는 공고를 다니시면서

기계를 배우시다가 그만 사고로

오른쪽 손을 크게 다치셨습니다

결혼식 사진조차 오른쪽 주머니에 손을 넣고 찍으셔야

했었죠

아빠는 자신 본인이

많이 심하게 다치셔서

저와 동생이 다치거나 넘어지는 꼴을 못보셨습니다

제가 어릴 적 호기심이 무한할 나이에

아빠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했었어요

"아빠는 왜 오른쪽 손가락이 두개 밖에 없어?"

"아빠 다시 붙이면 안돼는거야?"

라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어요

아빠는 쓴웃음을 지으며

큰 딸이 어른이 되면 오른손 고칠꺼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빠에게 대못을 밖은것 같애요..

항상 친구들이 왜 너희 아빠는 한 여름에도 잠바로

오른손을 감싸고 있느냐.

너희 아빠 장애인이라며? 라고 말하면

친구고 뭐고 아빠부터 너무 미웠습니다

집이 정말 가난한것도 아니였는데

담임이 매일 큰소리로

"수급서종이 한장 가져와라"라고

말씀하시면 정말 쥐구멍으로 들어가서 숨고 싶었습니다

아빠가 창피하다고 느껴질정도로 매일 그렇게 미워했습니다

 

이렇게 아빠를 미워하고 또 미워해서

벌받으려고 그런지

중학교 3학년인 저에게도 아픔이 왔어요

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었어요

항암치료를 받고 구토를 하면 매일 아빠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닦아주시고 밤에 옆에 계셔주셨어요 

난 왜 우리같이 힘든 사람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냐고

어떻게 세상은 나에게 이런 시련만 주냐고

어린나이에 맨날 한숨만 쉬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니 부정적이 되버리고

괜히 아빠에게 심통부리고 치료 안받겠다고 도망가버리고 한동안

마음도 굳게 닫고 말도 안하고 그랬죠

그치만 아빤 내가 눈에 넣어도 안아플 자식이라고 매일 웃어주셨어요

 

하지만 아빠도 크게 다치신 기억이 다시 생생하게 나시는지

자꾸 말라만 가는 제 모습이 너무 안쓰러우셨는지

제가 없는 곳에서 매일 울고 계시더라구요.

그때 아빠란 사람이 너무나 나약한 존재라는 걸

깨달았어요

 

 

어느 덧 대학생활까지 오게 되고

많은 트러블이 생겼죠

대학 과가 저에게 맞지도 않고,

항암치료를 받고 나서도 대인기피가 심하게 생겨

적응도 매우 힘들었어요

아직도 모두가 날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술자리 이런데에도 못가게 되니 자연히 대인관계가 멀어지더라구요

물론 제가 극복해야 된다는 걸 알지만 아직은 좀 힘드네요^^;

단지 엄마라는 사람에게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에

아무대학이나 지원해서 그렇게 방황한거죠

지금은 자격증도 따고 열심히 공부합니다 ^^;

 

엄마와 심한 갈등으로 인해 말다툼을 하게 되고

엄마도 저에게 해선 안될 말들..

다시 병걸려서 죽어버려라는 말을 듣고

(자꾸 무기력해지는 나에게 이런 말들을 함으로써

오히려 제가 더 악착같이 더 열심히 살꺼라는 생각에 충격요법을 줬다고

엄마를 미워하고 증오해도 좋으니 반쯤 정신을 놓은(?) 나에게 정신차리게 하기위해서

한 말이였다고 너는 엄마 배에서 나온 자식이니 절때 진심은 없었다며 오해는

나중에 풀렸어요..^^; )

 

정말 미친듯이 울고 울다가

아빠에게 와달라고 전화를 했어요

 

엄청 부은 눈으로 아빠를 쳐다보니

씁쓸한 표정만 지으시며

저를 다독여 주셨습니다

 

저는 그냥 너가 참아라

이런 말만 하고 넘어가실 줄 알았는데

 

의외의 말을 꺼네셨어요

아빤 오른손이 이렇게 불편한데도

우리 큰 딸 맛있는거 먹여주고 싶고

사달라는 거 다 사주고 싶어서 열심히 일하는데

큰 딸은 현실에서 도망가면 안되는 거라고,,

아빠는 사업 하면서 병신 주제에 이런일은

할 수나 있느냐는 말을 듣고도

매일 웃으면서 더 악착같이 열심히 했다고

너무나 힘들고 쓰러질것 같아도

큰 딸 생각만 하면 갑자기 힘이 팍 솟는 다고

그러나 지금 손이 불편한것에 대한건

전혀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더 열심히 더 노력하며 살라는 의미로

좋게 받아들이고 있으시다며

남을 의식하지 말고 나를 위해 살라고 말씀하셨어요

한번 사는 인생 큰 딸 인생은 큰 딸꺼니까.

 

원래 표현을 잘 못하시는 분이라

이런 말씀들을 안하시는데..

 

마지막으로

"아빠가 언제나 큰딸 옆에서 큰딸을 지켜줄게

큰딸이 없으면 아빠도 삶의 이유가 없어져.."

 

평생 아빠의 오른손 얘긴 단 한번도

하신적이 없는 분이신데..

 

아빠의 오른손 얘길 꺼내시면서까지

큰 슬럼프에 빠져있는 저에게 힘을 주고 싶으셨나봐요

 

거기에 당뇨병까지 앓고 계셔서

힘드시거나 신경을 자주 쓰시면 안되는데..

그 날따라 아빠가 너무나 작게만 보였습니다

아빠의 등이 너무나 슬퍼보이셨습니다

제 대학 등록금 대주시고

일도 많이 힘드셔서 돈도 없으 실텐데

계속 엎드려 울고있는 제 기분을 맞춰주려고

 3만원을 쥐어주시며 맛있는거 사먹고 기분 풀라며

 

"내일 아빠 생일이니까 우리 큰딸이 제일 좋아하는

갈비 한턱 쏴야지~"

라고 웃으시면서 말씀하시면서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가셨어요

 

그때 아빠 얼굴을 보게되면

아빠에게 달려가서

미친듯이 울어버릴꺼같아서

아빠 어깨에 파묻혀서 너무나 울어버릴꺼 같아서

 

숨죽이곤 이불속에서 눈물만 훔치고 아빠의

뒷모습만 몰래 봤습니다

 

왜 그렇게 그날 따라 아빠가 마르셨는지

그날따라 아빠의 오른손은 더 작게만

오른손목은 더 가늘게만 느껴졌습니다

 

마르신 체구에

책 하나라도 더 팔기위해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매고 나가신 아빠의 뒷모습

자꾸만 아른거려요

 

그저 사달라는거 사줄때만

그저 먹고싶다는거 먹여줄때만

그렇게 반가웠던 아빠를

 

몸이 불편해도 나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시는 아빠를

괜한 핑계되며 말도 안되는 일에 미워했던 제 자신이 너무

철이 없게 느껴지네요

 

저도 표현력이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아빠에게 직접 내 입으로 사랑한다는 말씀을 해드린적이

없습니다

이번엔 진심을 담아서 제 마음을 전해주려구요

 

매일 무거우신 가방 들고 다니시느라

몸이 많이 지치실 텐데

이 글을 마치고

사랑한다는 말과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면서

안마를 해드려야 겠어요

 

아빠

항상 언제나 뒤에서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언제나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많은 사람들중 누군가 아빠에게 많은 손가락질을 했을테지만

아빠의 마음을 짓밟고 무시했을 테지만

그 밝은 웃음 하나로 지금까지 와주신것만으로 정말 감사하게 느껴요

아빠 사랑해요

 

-못난 큰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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