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들어오자마자 용호와 눈길이 부딪혔다.
“참! 그쪽은 손용호씨죠?”
“Hi!”
“아까는 미안했어요.”
용호도 그와 눈길이 부딪히면서 오른손을 들어 올려 가볍게 인사했고 그는 그녀를 향해 걸어 들어왔다.
“앤지가 그렇게 갑자기 찾아올 줄은 몰랐어요.”
“아니 괜찮아요. 찾아 온 사람이 앤지가 아니라 제이슨이라서 다행일 뿐이에요.”
서로 간 어찌할 수 없는 문제였다. 최고의 순간 누구도 방어할 수 없고 누구도 예방할 수 없는. 더군다나 그보다 먼저 도착해서 그녀의 아파트를 차지하고 있는 용호라는 친구도 거슬렸다.
“정말 괜찮아요?”
“제이슨, 그럼 내가 어떨 것 같아요?”
“난 들어가 잠이나 자야겠다!”
그와 그녀의 팽팽한 분위기에 용호 역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물론 고소하기는 하지만 그냥은 싫었다. 용호는 잠을 핑계로 쿠션을 하나 들고 유리의 방으로 들어가는 척하는 동안 마침 물 컵이 눈에 띄었고 그것을 손으로 툭 쳐 제이슨의 발을 향해 나뒹굴어지게 떨어뜨렸다.
“참! 발에 물이 잔뜩 묻었네요.”
“Oh, really?”
제이슨은 기가 막혔다. 나뒹굴어 떨어진 물 컵은 제이슨의 발을 흠뻑 적셨고 용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쿠션을 들고 유리의 방으로 사라져버렸다.
“Sorry.”
미안하다며 콩콩 사라지는 용호의 뒷모습을 보면서는 더했다. 그리고 자신이 왜 손용호가 싫은 지 생각해보았다. 방금 전까지는 몰랐는데 콩콩거리며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에서 제이슨은 그것을 보았다. 그것은 용호가 가진 화이트칼라 특유의 냉소이다.
유리 피식 웃음이 나왔다. 확 부셔버리고 싶은 상황에서 일어난 일들 치고는 너무나 웃겼기 때문이다. 유리는 그에게 방금 말린 듯한 수건을 건네주었다.
“lap top, Cheeper whore?”
기가 막힌 제이슨은 유리가 건네 준 수건으로 발을 닦으며 소파에 앉았고 소파에 앉아선 노트북에 올려진 메시지들을 보았다.
“손용호씨와 함께 작성한 메시지들이군요.”
게시판에 아직 업로드 하기 전의 깜짝 메시지들이었다.
유리는 그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