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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 단편 - 봄의 이야기

김봄 |2008.03.24 01:18
조회 1,265 |추천 1

안녕하세요 봄입니다.

 

저의 소설은 순전한 저의 상상력과 역사적인 자료들을 결합함으로

 

써, 여러군데에서 왜곡된 사실이 나올 수 있으니 그 점 유의 하여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워낙 퇴마록과 신비소설 무의 팬이라서 그런지

 

비슷한 스토리나 상황설정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작가의 한계라

 

 

 

고 생각해주시길 ;;;

 

'잃어버린 시간은' 처음에 우리나라의 잃어버린 역사에 대해서

 

저 나름대로의 상상력과 자료를 바탕으로 세명의 주인공이

 

하나씩 하나씩 밝혀나간다는 취지로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그것을 뛰어넘어 세계의 미스터리에 관련된 비밀들과 음모, 그리고

 

나아가서 제가 생각하는 '세상의 종말'에 대해서 쓰고자 합니다.

 

소설의 스토리는 처음에,

 

- 봄의 이야기

 

- 지백의 이야기

 

- 현우의 이야기

 

이렇게 3편의 단편으로 시작합니다.

 

이 3편의 단편은 주인공들의 과거와 내력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4번째부터는 주인공들이 만나는 내용으로써


소설의 진짜 스토리가 나오게 됩니다.

 

업데이트는 최소 2주일에 1편정도로 생각하고 있구요.

 

작가가 워낙 게으른지라 그것도 장담 못하겠네요. 이제 고3이구

 

에구;;;;;;;;;;;

 

아직 부족한 글솜씨지만 많이 지적해주시고 사랑해주세요!!


 

 

 

 

 

<잃어버린 시간>

 

 

 

 

 

-단편

 

 

 

 

<봄의 이야기>

 

 

 

 

 

“뱀이다아 뱀이다아 몸에좋고 맛도좋은.....탁!!”

봄은 눈을 떴다.

 

“아우 젠장 저놈의 시계는 수명도 길어요..”

봄은 뱀모양의 알람시계의 알람을 끄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뭐야 벌써 8시야? 아우 또 늦겠네”

봄은 허둥지둥 옷을 챙겨입고 남자치고는 깨끗한 봄의 자취방을 서둘러 나갔다. 8시 30분 자취집 앞 골목에서 친구를 만나서 학교에 가는 봄은 언제나 늦곤 했다.

 

“야 임마 너 맨날 이러면 나 이제 너랑 같이 학교 안간다!”

20분을 기다린 경호가 화를 내며 말했다.

 

“미안하다. 아이구 내가 매일 정신이 없다. 짜식 오늘은 내가 점심살 게 화풀어~”

 

“녀석...아참 너 입대한다며? 언제가는거야?”

 

“아 벌써 소문이 퍼졌구나. 다음주에 이 몸께서 드디어 군대를 가신다는거”

 

“오...하느님 드디어 저의 큰짐을 덜어주시는군요. 아멘”

 

“뭐야 이자식! 잡히면 죽었어”

 

“어머멍~ 어디잡아보시와요~”

 

경호와 봄이 달리는 거리위로 아침햇살이 펼쳐지고 있었다. 마치 앞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위로라도 하듯이....

 

봄은 부산대학교 간호학과에 재학중인 학생이었다. 수능대박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둠에도 불구하고 의대대신 간호과를 지원해 주위에서 안타까운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은 자신은 그 길이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

남자간호사는 요즈음 취직률이 200%에 육박할정도로 안정적이고 봄의 성격에도 딱 맞는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산뜻한 신입생 캠퍼스 시절이 1년이나 지나갔고 봄은 이제 군대를 가게되었다.

어릴 때 겁쟁이라고 놀림받던 것이 싫었던지 최전방으로 가게 되길  원했던 탓일까 모든 영역에서 1급으로 최전방 백호부대에 입대하게 되었다.

어디서나 그랬듯 뛰어난 적응력으로 부대내에서 인기많은 병사가 된 봄은 군대생활을 즐겁게 보냈고 어느덧 제대 1년을 앞둔 고참이 되었다.

 

“야, 막내야 일루와봐”

 

“넵! 이병 김정수 대령했습니다!”

 

“짜식 너 진주에 명신고 나왔다며?”

 

“네! 그렇습니다!”

 

“그럼 너 내 후배네?”

 

“어?..선배님이십니까! 영광입니다!”

 

“그래그래...앞으로 나랑있을땐 선배라고 불러 물론 다른 고참들 안들리게 말이야 키키”

 

“네! 선배님!”

 

“짜식아 들려 조용히!”

 

쫄병으로 같은 학교출신인 김정수가 들어오자 봄은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김정수도 삭막한 사막과 다름없는 군대에서 친절히 대해주는 선배를 만나자 한층 더 군대생활을 즐기며 살 수 있었다. 그리고 제대를 3주 앞둔 그날.......운명은 거짓말처럼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봄선배님, 선배님은 제대도 얼마 남지 않았으면서 왜 귀찮게 보초를 서십니까? 그것도 겨울보초를.......으메 추운거~”

 

“짜식아 봄은 빼라 쫌 으이그..... 너 혼자 보초서는게 안쓰러워서 그랬다 왜? 지금이라도 따뜻한 방으로 갈까??”

 

“선배님! 사랑합니다~♥”

 

“어쭈 이자식봐라. 선배 머리꼭대기에 기어오르고 있어. 짜식이 빠

져가지고...기합 좀 받을까?”

 

“아닙니다 선배님ㅜ...”

 

"쳇ㅋ...정수 너는 뭐 전공하다왔냐?"

 

“넵! 전...심리학과입니다. 말은 심리학전공이지만 사실 전 심령현상에 관심이 많아서 그쪽으로 취미를 많이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가량 혼자 흉가가서 분신사바하기라던가....”

 

“별 이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놈일세. 임마 세상에 귀신같은게 어딨어. 다 두려움에서 오는 허상인거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제생각엔 귀신은 꼭 존재합니다. 있을 수 밖에 없구요. 성경에서도 예수님은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셨습니다.

세계여러민족의 역사를 살펴보아도 귀신과 비슷한 존재들에 관한 언급이 있구요. 그런 존재들을 기념하는 날도 있구요. 음력 1월 16일은 우리나라의 귀신날 이잖습니까?

그리고 과학으로도 풀어지지 않은 여러 가지 불가사의한 일들도 벌어지고 있구요.”

 

“단지 그런 예들만 가지고는 그렇게 생각할 수 없어....물론 나도 아예 그런 존재들을 믿지 않은건 아니야. 그렇지만 그런건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건 아니잖아?

귀신이란건 보통 흉흉한 소문이 도는 장소. 그러니까 사고가 난 도로라던가 사람이 죽은 흉가라던가 그런곳에서 많이 보이지? 그건 이런 이유가 아닐까? 사람들의 두려움과 무서운 마음들이 뱉어내는 에너지, 그러니까 마이너스 에너지라고하지 이런걸?

그런 에너지들이 그 흉가나 도로를 매개체로 해서 사람들에게 환영이나 허상을 보여주는거야. 결국 사람들의 두려움 때문이라는 거지. 물론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난 이런것들도 언젠가 과학으로 풀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그나저나.....너 방금 귀신날이라구 했냐? 음력 1월 16일이면.....오늘이잖아?”

 

“어?...그러네요. 와 왠지 오늘 기분이 좀 으스스하다 했더니...지금 우리옆에 귀신들이 있는건 아닐까요?”

 

“짜식아...무섭잖아 젠장 그런소리 하지마.”

 

“선배님은 잘 모르시겠지요. 그치만 전 기가약해서 귀신을 자주 보는 편이거든요.”

 

“그건 기가약해서 너한테 헛것이보이는거야.”

“아무튼 뭐 귀신은 싫습니다.....오늘처럼 추운것도 싫군요...”

 

“그러게 말이야. 아까부터 생각하고 있긴 했는데......날씨 풀린다고 하더니 오늘은 왜 이리 추운거지?”

 

이상한 일이었다. 2월초가 다되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해도 오늘밤은 유난히도 추웠다. 모든 것이 얼어붙어있었다. 나무도 풀도.......... 그날 밤........모든 것이 얼어있었다.

 

“부스럭”

 

“선배님 이게 무슨 소립니까?”

 

“냅둬 지나가는 토끼겠지 뭐”

 

“여긴 최전방이잖습니까. 토끼한마리만 잡아도 휴가가 나오는 세상에 가만있을 수 있습니까?”

 

“아이구 넌 저 넓은 풀밭에서 토끼를 잡을 수 있겠냐? 이 밤에? 보이지도 않아 냅둬”

봄과 정수가 보초를 서고 있는 벙커 앞으로는 철책너머로 넓은 억새풀밭이 펼쳐져있었다. 사람키보다 큰 억새풀들이 바람소리에 서걱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봄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때였다.

 

“우우우...”

 

“이게 무슨소리지? 선배님....이상한 소리 안들리십니까?”

 

“나도 들었어......동물 소린가? 이런 소리는 처음 들어보는데”

 

“저...오늘이 귀신날이잖습니까? 이 근처는 6.25때 죽은 사람이 많은 곳입니다. 혹시....귀신이 아닐까요?”

 

“......너 혼자 여기 남아있고 싶은게냐...”

 

“하하...;;; 죄송합니다. 농담인데 그것도 받아쳐주시지 않으십니까.”

 

“뭔가....이상해서..”

 

“후후....전 귀신을 자주 만나봐서 압니다. 저 소린 보통 원한에 가득차서 울부짖은 원령의 소리죠... 이곳도 6.25때 민간인이 많이 죽은 곳이라서 더욱 가능성이 높죠....후후후후”

 

“야 총들어....”

 

“....죄송합니다. 선배님. 다시는 안그러겠습니다.”

 

“빨리 들어! 뭔가 이상해!”

 

“네? 뭐가 말입니까? 저 소린 그냥 동물의 소리일겁니다. 그냥 암호나 물어보죠? 으하함...”

 

“야 임마! 넌 눈깔을 간지로 달고 다니냐? 이 산에 짐승이 얼마나 많길래 저렇게 떼거지로 오는거야!!!”

 

보초를 서고 있는 봄과 정수 앞으로 넓게 펼쳐진 억새풀밭에서 엄청나게 많은 뭔가가 이상한 소리로 울부짖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들이 다가오면서 더더욱 한기가 짙어지고 있었다.

 

“헉 저게 뭡니까? 선배님 어서 암호를!!”

 

“총 장전해.... 진짜 이상하다. 거기 멈춰!!! 암호를 대라!!”

봄이 외치는 소리에는 미동도 없이 그것들은 다가오고 있었다. 풀숲에 몸을 가린채 움직이는 그것들이 내는 소리는 평소 담력이 세던 봄도 오싹하게 만들고 있었다.

 

“하아후....아.....아......사.......사.......라.....미”

 

“선배님!! 경계선을 지났습니다. 앞으로 우리 위치까지 50m 남짓 남았습니다.”

 

“나도 알아 임마!! 젠장 저것들은 뭐지? 도대체 사람 소리를 내는 거 같긴 한데....”

 

“선배님!!마지막 경고를!!”

 

“알았어. 멈춰라!! 앞으로 10m만 더오면 쏜다. 암호를 대!!”

마지막 경고를 외치는 봄의 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그것들은 더더욱 한기를 내뿜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사....사.....라................미............마..........흐”

 

“젠장, 저 선을 통과시켜선 안돼! 앞으로 10m만 더 오면 쏜다! 총 제대로 장전해!”

 

“넵!...으아악!!!”

구름이 걷히고 달이 드러나자 넓게 펼쳐진 억새풀사이로 나타난 그것들의 모습에 봄과 정수를 죽을 힘을 다해 비명을 질렀다. 여기저기 뜯어진 군복과 살점들이 너덜너덜하게 붙어있는 군인들이었다.

군복은 다른 나라의 군복 같았지만, 생김새는 도저히 인간이라고 할 수 없었다.

눈알이 시신경에 매달려 대롱대롱 거리는 병사부터 아예 얼굴이 없는 병사까지 너무나 끔찍한 모습이 봄과 정수는 하마터면 정신을 놓을뻔했다.

 

“젠장! 저게 뭐야. 발포해 발포!!”

 

“네!! 으아아아!! 탕! 탕! 타다당! 탕탕!”

봄과 정수의 미친 듯한 난사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더욱 더 빠르게, 더욱 짙은 한기를 내뿜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젠장...선배님 이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어서 신호탄을!!”

 

“어? 여기 있던 신호탄들이 다 어디갔어?”

옆에 쌓아뒀던 신호탄들이 모두다 증발이라도 한듯 사라져 버린 것 이다.

 

“안되겠다. 선배님 선배님께서 어서 달려가셔서 부대원들에게 전하십시오! 총소리를 들었으니 아마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을것입니다!!”

 

“뭐야 임마! 감히 선배한테 명령질이야! 내가 남는다! 어서 니가 가서 전해!!”

 

“지금 그런걸 따질때입니까? 제가 심령현상에 관심이 있다고 말씀드렸죠? 저것들은 필시 사람이 아닙니다. 귀신도 아닌것 같지만 아마 제가 상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퇴마의식을 좀 알거든요!! 어서 가세요!!”

 

“그럴 수 없어! 난 최강의 백호부대 대원이다. 저딴 놈들에게 무릎을 꿇어라고?”

 

“선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니까요!! 저놈들은 총도 통하지 않는다구요! 어서!!”

 

“하지만...”

 

“어서!!”

 

“이......이런 젠장........너 꼭 살아있어야 한다!! 저 개자식들 조금만 막아줘 반드시 돌아올테니!!!”

 

“빨리 달리라니깐요!!! 탕탕!”

 

“이런 제기랄..에잇!!”

봄은 300m 뒤에 있는 본기지로 가기위해 숲이 우거진 산길로 달렸다.

 

“선배님... 퇴마의식은 뻥이었어요. 제가 뭐 퇴마록에 나오는 사람들입니까 하하....개자식들 어디 한번 해보자꾸나! 지금까지 살아온 거 후회는 없다!! 에이잇!!”

 

달리는 봄의 뒤로 엄청난 폭음과 함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봄은 눈을 감고 싶었다... 차라리 꿈이었으면.. 그러나 꿈은 아니었다. 엄연한 현실......

 

“이런 빌어먹을....빌어먹을........으아악!”

달려가던 봄의 뒤통수를 무언가가 강하게 내려쳤다.

 

“안돼....안돼.....알려야...알려야 되는......”

그렇게 봄은 의식을 잃었다.....

 

얼마나 지났을까.....문득 차가운 흙냄새에 깨어난 봄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밤은 더욱 깊어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워져 있었고 숲은 더욱 괴기스럽게 보였다. 그것보다도 더욱 봄을 두렵게 하는 건 바늘 떨어뜨리는 소리도 들릴 만큼 조용한 숲의 모습이었다.

 

“얼마나 쓰러져 있었던 거지....젠장...머리가...아우.....안돼 여기서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봄은 부대원들을 깨워야 된다는 생각으로 냅다 뛰었다. 쓰러질 때 충격으로 휘청거리긴 했지만 이 일을 알려야 된다는 생각에 정말 목숨을 걸고 뛰었다. 그러나....

기지에 도착했을 때 그는 주저앉고 말았다.

 

탱크, 미사일, 무기창고.....모든것이 불타고 있었다. 무언가의 습격을 받은 것이 분명했다. 봄은 망연자실했다. 그리고 터덜터덜 숙소로 향했다. 아무것도 제대로 있는 것이 없었다. 이상한 것이라고는 부대원들의 시체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상하다...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이지?...으윽..”

 

“끼익...철커덩”

 

“아!!”

봄은 놀랐다.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부대원들은 한명도 다치지 않고 봄이 나올때 봣던 그대로 다들 누워자고 있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지... 이런 소동이 일어났는데... 야 다들 일어나!!”

불을 켜고 봄이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 일어 날 수가 없었던게 당연했다. 그들은 누워 있는 그 상태로 모두 죽어있었던 것이다.

 

“얘들아...야 김일병! 정상병!! 야 임마 다들 일어나 보라고!!”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다른 숙소도 모두 같은 꼴이었다. 최강을 자랑하는 백호부대원들. 그 중에서도 최전방을 지키는 엘리트 대원들 200명이 모두 하루아침에 전멸해 버리고 만것이다. 봄은 울부짖었다. 허나 아무도 위로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곳엔 봄 혼자 뿐이었다. 아니..... 200구의 시체와 함께...

 

다음날 봄의 연락을 받은 국방성에서는 급히 파견부대를 보내고 대대적인 조사와 수사를 벌였다. 봄은 중요한 증인과 목격자로 여기저기 끌려다니며 증언했다.

 

“그 말이 사실이오. 전부다?”

 

“저도 정말 믿고 싶지 않습니다만..... 제가 한 말에서 전혀 한점 거짓말도 없습니다.”

 

“자네는 지금 나보고 그 말을 믿으란 말이야? 도대체가..”

 

“저도 미치겠습니다. 미치겠어요! 흐흐흑...”

봄은 망연자실했다. 더 이상 말할 기운도 움직일 기운도 없었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그 자리에 쓰러진 봄은 들것에 실려 나갔다.

 

“휴... 이보게 사령관. 자네는 이 사실을 어찌 생각하는가?”

 

“봄군이 말한대로 라면.... 사실이지 않겠습니까?”

 

“그렇겠지... 저 놈이 꾼 꿈에서 본 사실!!”

 

“하지만...”

 

“알았네 알았어... 어쨌든 저 놈은 지금 1급 관리대상이야. 저놈이 나가서 떠들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군의 위용은 땅으로 떨어지고 있지도 않은 귀신을 만들어내야해....저런 놈은 병원에서 치료를 좀 받아야 겠구만. 정신과 치료 말이야.”

 

“아..... 네 그 말씀 알겠습니다.”

 

“아...사령관... 200명이나 죽었는데... 한명쯤 죽은 것으로 처리해도 아무상관 없겠지?”

 

“......그렇겠지요...바로 처리하겠습니다.”

............

.................

..........................

..............................

‘캄캄하다....어둡구나......아니 밝은가?....어차피...나에겐 아무 소용없는 것을...’

 

봄은 눈을 떴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방의 한가운데에 있는 침대에 봄은 누워 있었다. 그 사건이후로 군은 봄을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하고 정신병원에 가두어버렸다. 그러나 봄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봄은 이미 대한민국 국민에서 삭제되었다는 것을. 200명의 사망자명단 어딘가에 봄의 이름도 끼어있을 것을............... 봄이 노리는 것은 탈출할 기회였다. 이미 병원에 갇힌 지는 며칠이나 되었다.

그러나 경계근무는 좀처럼 느슨해지지 않았다. 봄은 기다렸다. 경계근무가 느슨해질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수고하라구~”

 

“그래 자네는 가서 좀 쉬어. 젠장 무슨 정신병자 하나 지키는데 하루종일 근무를 서지?”

 

“낸들 아니? 그저 특별관리대상이라잖아. 우리같은 놈들은 그져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지 뭐..”

 

“그치만 매일 이러는것두 지겹다 이제... 어차피 잠금장치도 4개나 되는데... 그걸 다 뚫고 탈출할 리는 없잖아?”

 

“....그럼...오늘밤은 땡깔까?”

 

“..걸리면 죽는데...그래 뭐 하루쯤이야. 유후 오늘밤은 좀 쉬어보자고!!”

 

온 몸의 신경을 귀에 쏟고 밖의 동태를 살피던 봄은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드디어, 여기서 벗어날 때가 왔군. 이 날을 위해서 바깥에서 빼둔 클립이 있었지.’

봄은 조심조심 문밖의 기척을 느꼈다. 아무도 없었다. 최고의 기회였다. 오늘을 놓치면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 지 몰랐다.

 

“오케이. 내가 마술동아리 였다는것을 하느님께 감사드려야겠군.”

봄은 마술동아리를 하면서 자물쇠, 잠금장치 따는 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4개의 잠금장치 푸는 것쯤은 누워서 하품하기 보다 쉬웠다.

 

“철컥”

 

“휴... 아무도 없는게 확실하지...”

 

다행히도 봄의 앞길을 막는 장애물은 아무것도 없었다. 봄은 조용히 병원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고향인 진주로 내려갔다. 진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봄은 정신병자로 수배되어 있었고 매우 경계가 삼엄했다.

군으로써는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도망쳤기 때문에 있는 힘을 다하여 봄을 잡으려했다. 자신이 수배되어있는 포스터를 보면서 봄은 씁쓸했다.

부모님의 아파트에도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봄은 10층에 올라가 자신의 집 대문을 바라보았다. 차마 누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눌러야만 했다.

 

“딩동”

 

“누구세요?”

 

“....어머니...봄입니다...”

 

“덜컹”

봄의 어머니는 빠르게 문을 열고 나와서 봄을 끌어당기듯이 집으로 들여보내고 문을 닫았다.

 

“어머니?”

 

“긴말 하지 마라. 지금 우리집 주위에도 군인들이 배치되어있단다. 이것아 그걸 모른단 말이야?”

 

“집은... 그대로네요. 아버지는요?”

 

“아버진 무척 바쁘셔. 그렇지만 언젠가 꼭 니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씀하셨지. 우리아들... 고생이 많았지?”

 

“어머니.... 흐흑...”

 

봄은 한참을 울었다. 그동안 쌓였던 울분과 응어리들을 풀었다. 어머니의 품은 참으로 따뜻했다. 한참을 운 후에 봄은 어머니께 그 동안의 일들을 자세히 설명했다.

 

.....“처음에 우린 니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 했었단다. 그렇지만 그 얼마후에 바로 니가 정신병원에서 탈출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포스터가 붙어서 여간 당황스러운게 아니었지....

그렇지만 우린 니가 미치지 않았다고 확신했단다. 우리도 세상 돌아가는 것쯤은 알고 있지.

그래 니가 본 그것들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니가 억울하게 당하고 있구나... 그러나 지금 넌 우리나라의 어느곳에서도 살 수 없게 되버렸지..... 아버지께서 일이 이렇게 될줄 어떻게 아셨던지 미리 손을 써두셨단다.”

 

“네? 손이라뇨?..... 제 얼굴을 완전히 뜯어고치지 않으면 전 대한민국에서 살 수가 없어요.”

 

“미카엘 신부님 기억하니? 왜 너한테 세례주신 그 외국인 신부님”

 

“아...그... 아버지 생명의 은인이셨던?”

 

“그래. 그 신부님께서 지금 이탈리아에 계시단다. 아버지와도 막역한 사이시고... 아버지께서 부탁하셨단다. 널 그 곳에 보내겠으니 받아달라고.”

 

봄은 무척 놀랐다. 이탈리아라니...

 

“어머니. 전 지금 죽은 사람으로 되어있어서 여권도 안되고 출국이라고는 전혀 되질 않은 사람인데요. 어떻게 이탈리아로 갈 수 있겠어요.”

 

“걱정마렴. 이미 위조여권을 만들어두었으니, 니 친구 성훈이가 그쪽에서 일을 하고 있잖니?”

 

“아.....성훈이가요? 그렇지 참...”

 

봄의 친구인 성훈은 여권을 발급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서로 대학교를 다른 곳으로 간 후에는 연락을 한 적이 없어서 잊고 지내던 친구였다.

 

“성훈이는 우릴 믿어주더구나. 바로 여권을 만들어주겠다고 그랬어. 어찌나 고맙던지....”

 

“그랬군요... 성훈이가...”

 

“아이구...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얼른 이 여권을 가지고 가거라. 이탈리아 로마로 가면 공항에 신부님이 계실거다. 연락해 놓으마.... 어딜 가든지 잘 살거라... 내아들..”

 

“으흑...흑.... 어머니...”

 

“어서가! 시간이 없다. 조금있으면 군인들이 우리집을 순찰하러 올꺼야. 어여가렴”

 

“어머니...어머니..”

 

“우린 어디서나 가족이야. 살아있으면 꼭 다시 만날 것이야. 그때까지 잘 지내려므나”

 

“네.... 흑..... 아버지께 안부전해주세요.”

 

“어여 가렴. 아참 이 키를 가지고 가거라. 지하에 가면 6345라는 번호판을 가진 차가 있을거야. 얼른 가렴. 그 차안에 웬만한 짐은 챙겨놨다.”

 

봄은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이별이었다.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도 모르는..... 봄은 믿었다. 언젠가 다시 꼭 만날 것이라고.

 

“어머니. 꼭 돌아오겠습니다. 꼭!”

 

봄은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계단으로 뛰어내려갔다. 현관문에서 봄의 어머니는 소리죽여 울고 있었다. 왠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봄은 지하로 내려갔다. 그리고 6345차량을 찾았다. 그 아파트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차였다. 뭔가 특이한 마크가 붙어있긴 했지만 그런것을 신경쓸 겨를이 없던 봄은 바로 차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했다.

중간에 많은 검문소가 있었지만 왠지 봄의 차량은 검사를 하지 않았다. 알고보니 그 차는 소위 말하는 고위계층의 사람들이 타는 차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마크는 그것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아버지께서 많은 것을 준비해놓으셨구나..... 그나저나 공항에서는 어떡하지 내 얼굴이 다 드러날텐데... 이 마크를 떼어가면 효과가 있으려나..”

 

공항에 도착한 봄은 아깝단 생각이 들었지만 지하주차장에 차를 버려두고 짐을 챙겨 나갔다. 비행기표는 예약이 되어있었다. 아마 봄이 떠나자마자 어머니께서 예약해주신 것 같았다.

공항으로 올라가기 전에 봄은 마크를 떼어왼쪽 가슴에 붙였다. 공항은 굉장히 경비가 삼엄했다.

여기저기서 무장을 한 경비원들과 전경들이 무전으로 무엇인가 연락을 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했지만 왠지 두근거림을 참을 수 없는 봄이었다. 봄은 빠른 걸음으로 비행기를 타러 걸어갔다. 왠지 모든 사람이 봄을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권을 보여주시겠습니까?”

 

“여기요.”

 

공항직원은 봄의 여권을 한참 살펴보더니 말했다.

 

“저기... 마스크를 좀 벗어주시겠습니까?”

 

순간, 봄은 매우 당황했다. 등에선 식은땀이 흘렀다.

 

‘젠장... 여기서 잡히는 것인가...하느님 아버지 도우소서.’

 

“아 제가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요.”

 

“잠깐이면 됩니다. 본인 확인을 위해서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여기서 실랑이를 벌이면 근처에서 매서운 눈으로 째려보고 있는 경비원에게 들킬 것만 같았다. 그러나 마스크를 벗으면 바로 들통나는 상황이었다.

 

‘아....어쩔 수 없는 것인가....여기까지 왔는데...잡히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건 당연할터...’

 

봄은 망연자실한 심정으로 마스크를 벗으려고 하였다. 그때였다.

 

“...아.....죄....죄송합니다.... 제가 늦게 알아차렸습니다.... 네...본인확인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공항직원은 갑자기 태도를 바꾸더니 매우 당황한 모습으로 봄을 통과시켜주었다. 알고보니 봄의 왼쪽 가슴에 달린 마크를 보고 당황한 눈치였다.

 

‘아...이것이 대단한 마크구나. 이걸 구하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아버지는.... 아버지...’

 

봄은 솟아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비행기로 향했다. 그리고 몇분 뒤 비행기는 이탈리아 로마로 날아올랐다. 장장 11시간에 걸친 비행 끝에 봄은 무사히 로마에 도착했다.

이탈리아는 공항의 경계근무가 느슨했다. 쉽게 통과하고 공항 문을 나선 봄의 앞에 <spring come on> 이라는 팻말을 든 신부님이 있었다.

하얀 로만칼라가 매우 잘 어울리는 신부님이었다. 어릴 때 몇 번 본적이 있던 봄에게도 낯익은 얼굴이었다.

 

“익스큐즈 미... 미카엘??”

 

정중하게 물어본 봄을 바로 껴안으며 미카엘 신부는 말하였다.

 

“나도 한국말은 잘 한단다. 어서오너라. 봄”

 

그 포근한 목소리를 들은 봄은 왠지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미카엘 신부는 간단히 인사를 한 다음, 봄과 함께 자신이 머무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 도착한 봄은 매우 놀랐다. 그곳은 바티칸 시국이었다. 바티칸 시국 또는 교황청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이탈리아의 로마 북서부에 있는 가톨릭 교황국이다.

19세기 이탈리아가 근대 통일국가로 바뀌면서 교황청 직속의 교황령을 상실하게 되자, 1929년 라테란(Laterano) 협정을 통해 이탈리아로부터 교황청 주변지역에 대한 주권을 이양받아 안도라, 산마리노와 함께 세계 최소의 독립국이 된 곳으로써 10억 가톨릭의 정신적 지주인 교황이 머무는 곳이었다. 봄은 왠지 모를 엄숙함과 긴장감으로 몸이 떨려왔다.

 

“너무 떨려하지 말거라. 이곳은 앞으로 니가 머물고 배워야 할 곳이니.”

 

“네? 제가 여기서 머문다고요? 머무는건 그렇다치고 배워야 한다니요?”

 

“앞으로 여기서 많은 것을 배울 것이야. 바티칸 시국은 이 도시 자체로 한 독립 국가이고 교황님이 계시는 곳이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압박에서 자유로운 도시지.”

 

“그렇군요..... 제가 지내기에는 최적의 공간인 것 같습니다.”

 

“이미 허락을 얻어놔서 니가 지낼 공간도 마련해뒀으니 편히 쉬거라.”

 

“감사합니다. 신부님.... 휴... 너무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지나가서...좀쉬어야 겠습니다.”

 

“그래 안내해주마. 그전에...... 봄아...니가 도착하기 몇 시간 전에...... 으흠... 오자마자 이런 소식을 가르쳐줘야 해서 안타깝구나... 그렇지만 바로 알아야 니가 적응을 할 것 같구나...”

 

“네? 무슨....”

 

“니가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로 오는 동안...... 너희 가족들이 모두 살해됬다더구나....”

 

“예?! 신부님... 그게 도대체...무슨.....무슨....”

 

“너희 아버지의 친한 친구이자 나와도 친구인 분에게 전해들었다...강도의 칩입이라던데... 아마....... 강도를 가장한 것이겠지...군에서....증거를 인멸하고자...”

 

“아아.........신부님... 거짓말이지요? 그렇죠?....설마...군에서 그렇게까지야.....아......아니겠지요??....거짓말이야!!!”

 

봄은 바티칸시국 앞 광장에서 울부짖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쳐다보건 말건 그런건 중요한게 아니었다. 봄은 모든걸 잃었다. 국적도, 가족도, 친구도...... 모든 것을...

 

“미안하구나..... 난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구나...너희 아버지와는 막역한 사이인데...”

 

미카엘 신부도 눈물을 떨구었다. 한참 그 거리에서 봄은 목놓아 울었다. 그러나.... 앞으로 겪게 될 기구한 운명과 거대한 일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그렇게 봄은 울었다.

 

얼마나 거대한 운명이 마치 괴물처럼 입을 벌린 채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른채..... 잠시 후 울음을 그친 봄과 미카엘 신부는 교황청을 향해 걸어갔다.

 

앞으로 엑소시스트로서 엄청난 일을 하게 될 봄의 미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뒷모습이었다. 그렇게.... 봄은 자신의 시간을 잃어버린 채 걸어갔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속으로............

 

<봄의 이야기> 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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