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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지은 자의 이야기..

1234567891... |2003.09.16 11:38
조회 1,494 |추천 0

5월 3일 살아생전 처음으로 가본 산부인과라는 곳에서 수술을 받은날이다.

 

이유야 어떻든 나는 그날 살아서는 용서 받을수없는 죄를 짓고 왔다.

 

마취가 깼을때 보이는 수술실, 오가는 간호사, 혼자 정신을 차리고 침대에서 일어났을때 내 눈에 보이던 빨간 핏덩어리

은색 철통 속에 내 속에서 나왔을 빨간 핏덩어리가 보였다.

 

내가 소릴 질렀나?

간호사가 달려왔다.

뭐라고 하는데 내려오라고 했던것같다.

나에게 그걸 보지 못하게 했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눈앞이 빙글 빙글 돌기 시작했다.

가슴이 아프고 숨을 쉴수가없었다.

 

거의 안기다 싶이해서 들어간 회복실에 나와 함께 죄를 지은 사람이 보였다.

옆에 날카로운게 있었다면 아마 그사람을 죽여 버렸을것같다.

호흡곤란으로 쓰러져버린 나를 침대에 눕히고 소리내어 운다.

 

간호사와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데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간호사가 주사를 놓고 나가자 더 큰소리로 운다

미안하다고 다시는 아프게 하지 않겠다고

호흡이 돌아왔을때 아까본 핏덩어리가 생각났다.

우리 애기 데리고 오라고 내손으로 묻어줘야 한다고 울면서 그사람을 때렸다.

한참을 맞고 있다가 알았다고 나간 사람이 조금 지나선 물을 들고 들어오더니 나에게 주곤 억지로 마시게 했다.

 

한시간쯤 누워있었나?

몸이 멀쩡해졌다.

바로 몇시간전까지 심하게 울렁거리던 속이 편하다.

배가 당기거나 아프지도 않고 현기증도 사라졌다.

그렇게 조이던 허리도 편하다.

 

오히려 전보다 몸이 더 가볍고 좋아진것같다.

 

누워있고 싶었지만 빨리 병원을 나가고싶었다.

 

밖으로 나와보니 수술실에 한명 회복실마다 사람이 꽉 차있다.

그리고 대기실에 3쌍의 커플이 앉아있다.

 

그 6명은 놀러라도 온것처럼 둘둘 앉아 서로 이야기하고 떠들고 장난을 치면서 웃고 난리가 났다.

 

커플중 한여자 이름이 불려 여자가 일어난다.

수술을 받으러온 여자 옷을 갈라입고 수술실로 가다 말고 남자에게 손을 흔든다.

남자 하는말 "잘하고와~~방에가서 기다리께"  둘다 웃고 난리가 났다.

 

간호사 둘이 그 사람들을 기분 나쁜 표정으로 쳐다보며 둘이서 뭐라고 이야기를 한다.

 

남자친구가 처방전을 받고 나를 끌기에 나도 따라서 병원을 나왔다.

어린이 날 덕에 휴일이 겹쳐 이사람집에서 몸조리를 했다.

 

손수 미역국도 끓여주고 누운자리도 봐주고

그집에 있었던 3일동안 나는 누워서 일어나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가족들이 모르는 상황이라 그냥 내가 혼자 추스렸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모두가 나에게 손가락질 하는것같았다.

 

3달이 이상 환청과 환영에 시달렸다.

매일 밤마다 새벽 3시면 어김없이 잠이 깨고 그리고 검은 덩어리를 발견하곤했다.

잠이 들었다가도 찬기운에 깨기도 하고 밤새 짐승 울음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어떨땐 누군가 문을 열고 문틈으로 나를 보고있고 있기도했고 누군가 우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기도했다.

 

죽은 아기들이 나를 찾아와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꿈도 꾸고

칼을 들고 누군가 죽이는 꿈을 수없이 꾸고있었다.

 

어떨땐 내 얼굴이 너무 무서워서 거울을 보지 못한적도있었다.

 

무서워서 잠을 잘수없었다.

그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울고 또 울고 그렇게 3달이 자나니 좀 덜하게 됐다.

 

지금도 가끔 꿈을 꾼다.

환청이나 환영을 듣고 보기도한다.

 

하지만 전보다 나아졌다.

 

그날 다른건 다 버렸는데 피묻은 양말만 버리지 못했다.

둘다 정신이 없어 초음파 사진하나 챙기지 못해서 그걸 버리지 못했다.

병원에 전화해보니 사진은 버렸다고했다.

 

겨우 4달 조금 지났는데 나는 거의 일상을 찾았다.

하지만 하나 여전한건

임산부나 아기들을 보면 눈을 뗄수가없다는것이다.

그사람도 그렇게 아이를 싫어했었는데 지금은 아이만 보면 예뻐서 어쩔줄을 몰라한다.

 

저는 지금 후회합니다.

그냥 낳아버릴걸

그때 다 버리고 둘이 도망가서라도 낳아줄껄

저처럼 후회하는 사람이 이제 그만생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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