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을 읽으며 슬펐다~우울했다~ 열받았다~행복했다~하는
열혈톡커 25세 처자입니다.
공공장소에서 개념없이 욕을 날리는 중.고등학생들 이야기가 많네요
저도 하나 올려볼까 해요.
때는 바야흐로 2007년 10월 27일 토요일..
교수님 심부름으로 신촌에 갈일이 있어 강남역에서 2호선을 타고 신촌역을
가려던 중이었습니다.
평일이었으면 지옥철이라 불리울만큼 고통스러운 지하철이었겠지만 토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한산~한 분위기 였죠.
교대에서 한 자리를 나이스 캐취! 편하게 앉아서 눈을 감고 쪽잠을 청하려던 찰나..
어느새 전철은 다시 환승역인 사당역에 도착하였고, 여러명의 사람들이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역시 토요일인지라 여유가 있었습죠.
서론 길군요. 죄송.
임산부가 타서 기분좋게 양보를 하고는 이번에 내린다고 뻥쳤기 때문에 임산부가
절볼수 없게 저~만치 옆으로 도망을 쳤지요.
암튼, 서있는데...제 옆쪽에 있던 한 2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두 명의 소녀들이...(다들 아시겠죠? 얘네들이 어떻게, 어떤식으로 욕을 했을지..)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목소리 큰건 기본이요. 쌍욕에 육두문자를 거침없이 쏟아내더군요.
아니 뭐, x팔,x나,짱나게,x랄...등등 이정도는 봐줄수 있었습니다.
'그래..언니도 한때 애용했던 말들이란다..너희때 그런말 써보지 언제 써보겠니..'하는
아량아닌 아량을 베풀었는데..
정말 입에도 담기 힘든..니네 애미,애비,x같은 년,죽여버려,x년...등등
옆에있던 아주머니들 다 쳐다보시고, 어떤 아저씨는 불쾌하셨는지 눈살 찌푸리시면서
헛기침하시고..
그래도 이 두 소녀들 거침없습니다. 내 안의 또다른 내가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욱신이 오신거죠...그래도 참았습니다.
'참자..참자..상관말자..나랑은 관계없으니까..'
그때..
칸막이 문을 열고 시각장애인아닌 장애인?(진짜 시각장애인이면 어쩌지?ㅋ)한분이
다리를 절면서 들어오서더라구요...목에는 라디오를 켜시고..
모두다 알고 있을 법한 공공연한 비밀, 그렇지만 함부로 말꺼내기 불편한 그런 얘기를
그 소녀들 사람들 다 들으란 듯이 뱉어냈습니다.
"야. 저거 다 구라래. 우리엄마가. 병신..x발 조카 짜증나지 않냐?"
"인생 개구려.. 내가 저돈 뽀려볼까? 병신이면 모를꺼아냐."
"미친x..해봐해봐.병신아.."
또다시 그 순간 알수없는 내 안의 또다른 내가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안되겠다..한마디 해야지..'
"저기..말 좀 가려서 하세요. 학생들만 있는 곳도 아니구..좀 너무하네요."
저 나름 아나운서틱하게, 깔끔하게 말했습니다.
자...이제부터 Ready...set...Fight..
(눈완전 치켜뜨면서 아래위로 나를 완전 훑어보더니) "짜증나.조카..뭐야..병.."
(표정완전 어이없다는 식으로 웃으며 비꼬는 표정, 뭔지 아시죠)
"뭐래..어이없어..지랄이야.."
저는 쳐다보지도 않고 핸드폰만 보고 있습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한때 잘나갔던, 효리가 뒤로 허리를 90도 꺾던 핸드폰.가로본능...
'저걸 확 부셔?'하는 생각도 들긴했지만 그랬다간 제가 되려 정신나간 여자로 될것같아
참았습니다..
그 칸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는듯 했고, 제 심장은 터질듯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이걸 받아쳐? 따져말아? 그냥 못들은척해? 이런 생각 할 겨를도 없이
저는 이미 전투태세 였습니다.
반 실성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어이없었으니까요.
나 "방금 뭐라 그랬어..다시말해봐"
가로본능 소녀 "크크크 뭐래.야, 보지마 보지마."
나 "아니 뭐라고 그랬냐고 다시 듣고 싶다고...대답해."
앉아있던 소녀 "아 뭐야..진짜. 뭐가요? 어쩌라고 진짜 짜증나.조카."
가로본능 "야, 보지말라고 신경끄라고..받아주지마.."
옆에 계시던 30대 중반의 직장인 언니가 한마디 합니다.
"야, 어른이 말하는데 지금 뭐야? 니네? 보다보다 하니까..정말..나 참네.."
그 순간부터 제 눈엔 저와 그 두 소녀 이외엔 아무도 안보였습니다.
사람이 쪽팔린걸 모르고 당차게 나가면 오히려 여유가 생긴다는걸 전 그때 알았습니다.
누구나 그렇죠? 어릴적, 소싯적 한가닥 했다고....저도 여느누구와 마찬가지로
한성질 하죠. 그리고 주변친구들로 부터 10년 넘게 인정받아온 정의감을 가장한
똘끼...오지랖이 넓다고도 하죠..암튼.
순간 들리는 반가운 안내멘트, 이번역은 합정, 합정역 입니다. 내리실 문은...
2 라운드..Go!
1. 합정역 도착, 문이 열린다.
2. 가로본능의 가방을 잡았다.
3. 잽싸게 끌고 내린다.
4. 문이 닫혔다.
5. 앉았던 소녀, 순발력 부족으로 미처 따라 내리지 못하고 멍 때리고 문밖을 쳐다본다.
어.이.없.단.듯.이...
#가로본능 소녀, 끌려나올때 핸드폰 떨어뜨렸음..아마도 친구가 챙기지 않았을까 하는..
역시 소녀라 그런지 가냘퍼서 잘 끌려 나오더라구요.
운동을 전공한 제가 힘이 좀 쎈것도 있었던 듯.ㅎ
가로본능 소녀, 말을 잊지 못하고 욕만 해댑니다.
발 동동 구르면서 지금 뭐하는 짓이냐고, x발 짱난다고,재수없다고,경찰서에 신고할거라고
난리를 피네요.
"말해봐, 아까 나한테 뭐라 그랬는지,,말만하면 보내줄게..어?어?말해보라고, 내가 못들어서
그래..나한테 했던 말 아니었어?
"아씨..뭐야..왜이래요 정말~ 짜증나게!"
"(목소리 완전 크게)왜? 왜? 친구없으니까 못하겠냐? 어?어?(손가락으로 이마 밀면서) 해보라고..해봐..한번...누군 쌍욕 못해서 안하나..이게 어따대고.."
조신조신하게 말했던 아까와는 다르게 원래성격대로 대하니까 이 소녀..당황한듯..
아무말 못하고 얼굴이 빨개져서..결국엔 눈이 빨개지더군요..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듯, 독기 가득한 표정은 여전합니다..꼭 복수할 거라는 듯한
그런 무서운 표정. 그리고 재수없다는 말의 반복...
"너 그거봐, 니 친구없으니까 한마디 못하잖아. 너 그런 앤줄 알고 내가 데리고 내린거야..
알아? 눈에 힘 빼라. 레이져 나오겠다...재수가 없어? 남말한다. 너 계속 그러고 입에
걸레물고 댕겨라~ 하루건너 한번씩 이런일 매번 겪을걸?"
마무리로 한번 확 째려주고 뒤돌아 계단을 올라가서 개찰구를 통과하려는데
뒤에서 소녀가 부릅니다.
"저기요!"
못들은척 할라다.."왜!"
"문자하나만요."
"뭐? 이게 뭐래..니꺼써! "
"저 끌고나올때 폰떨어뜨렸잖아요! "
순간..'아..맞다...' 찔리긴 했죠..
참....당돌한...가시내..였죠. 끝까지 어이가...헛웃음만 나왔습니다.
"말해. 내가 찍을거야."
"나, 합정이야. 2번출구에 있을테니까 빨리와."
"왜? 미친년 만나서 조카 짱난다는 말은 안하고?"
"......"
"니번호 불러"
"왜요."
"보낸번호 니껄로 할거야. 내 번호 남기기 싫거든? 내가 미쳤니?"
"010 ......"
"됐지?"
그러고는 그 소녀와 헤어졌죠..
다시 버스를 타고 학교로 들어가는 길에..참...기분이...씁쓸했습니다.
내가 애들 상대로 뭘한건지..그냥 넘어갈걸 그랬나..내가 속좁은 어른인가..
그치만 전철안에서 욕을 들은 그 순간만큼은 너무 화가나서...
읽다보니...왠지 악플이 달릴것도 같네요.
그냥 요즘 톡 보면 개념없는 중,고등학생 때문에 상처받는 분들 계셔서..
제 경험담 적어 봤습니다.
공공장소에서 개념없는 중.고등학생들 보고 그냥 지나치시는 경우가 많죠?
저도 그런 적이 있긴하지만...
저는 한 10번 중에 5~6번은 꼭 한마디씩 따끔하게 말합니다.
간혹, 잘못을 알고 죄송합니다~ 혹은 그냥 하던 행동들은 멈추는 양심적인
학생들도 있어요. 그런친구들한테는 되려 제가 미안하기도 해요.
저 나이땐 잘 몰라서 그런건데..내가 너무 쪼잔한가?
그치만 위에 두 소녀처럼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학생들도 적지 않아요.
그래서 남자 고등학생들이랑 시비 붙은 적도 있구요..
(신촌역 맥도날드 앞에서 친구 기다리는데 교복입고 나한테 담뱃불 빌리러 왔다..
쉽새들.)
암튼 잘난척은 아니지만, 공공장소에서 버릇없이 행동하는 학생 혹은 사람들 보면
한마디 정도, 자제시켜 주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오지랖 넓은 제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