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음색' 조은, 감상용 딱이네
가요계는 현재 미소년과 미소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무대연출과 현란한 의상, 립싱크 문화 등에서 가수의 본령인 음악의 완성도와 가창력으로 그 무게중심이 점차 옮아가고 있다.
조은(21·서울예술대 실용음악과 2년)은 이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신인가수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순수 음반제작비에만 무려 1억5,000만원을 투입했고, 2년여 걸쳐 실력을 갈고닦아 음반을 만들어냈다.
특히 비주얼이 아닌 오디오로 승부한다는 기획의도에 따라 당분간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할 계획이다. 앨범 출시 전부터 조은의 음악만 듣고 그의 홈페이지(www.echoeun.com)를 찾아 등록한 회원만 1만여명에 달하며, 자생적인 카페회원도 1,000여명에 이른다.
타이틀곡은 'I Will Try'(작사 강은경·작곡 이근호 서준식). 전체적으로 R&B풍이기는 하지만 쓸데없이 꺾고 흔드는 스타일을 자제하고 고급스럽고 세련된 팝발라드로 잔잔한 감동을 준다. 조은의 음색은 두텁고 넉넉해 임재범 박효신 김동욱처럼 솔풍 보컬이면서도 미세한 감정을 표현해내며, 묵직함과 부드러움이 환상적으로 결합돼 있다. '감상용'으로 집이나 카페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 수 있는 음반이다.
"극심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가요계에서 생존할 수 있는 수단은 오직 실력뿐"이라고 말하는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조은의 앨범에 대해 "기존의 틀과 사고에서 벗어나 여러가지 방향을 제시하며, 고급 음악 소비자들의 귀높이에 맞추기 위해 한층 업그레이드시킨 것 같다"고 평했다.
싱어송라이터인 조은은 오프닝곡 '러브 레터'에서 작사·작곡 및 피아노 연주까지 해내며 그의 재질을 과시했다.
홍성규 기자 saint@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