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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집안문제입니까?

호두과자 |2008.03.29 20:47
조회 1,236 |추천 0

써놓고 보니 글이 꽤 깁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24살 직장인 여잡니다.

남자친구는 저보다 두살 많고 학생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6개월 조금 넘게 만나왔습니다.

 

음..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요즘들어 부쩍 남자친구와의 미래 생각에 가슴이 답답합니다.

남자친구는 보수적인 집안 장남입니다.

아래로 남동생이 있는데 다들 그렇듯 차남의 연애문제에는 별 신경을 안쓰시지요.

그런데 남자친구는..

남자친구 어머니가 신경을 많이 쓰나봅니다.

저희 모두 각자의 집안에는 사귀는 사람이 있는 것 정도만 알고 있지만,

저는 비교적 그런문제에 개방적이신 부모님 덕택에(?)

데이트던, 집안에서의 통화던, 애인얘기던 숨기지 않고 합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부모님이 귀국하시는 날부터 (외국에 계심)

출국하시는 날까지 저를 안만납니다.

같이 있을땐 전화통화도 잘 안하고, 문자나 간간히 하는 정도고

안계실때, 혼자 있을 때 잠깐 통화합니다.

 

초반에는 그런 분위기에서 자란 남자인 줄 몰랐습니다.

그저 아들이 엄마를 많이 믿고 의지하고 사랑하는 줄로만 알았지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가끔 나오는 엄마에 대한 얘기를 듣자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엄마가 어떤 여자를 만나라고 했는지에 대해 어렸을때부터 얘길 들어왔으며,

그런 쪽으로 주입교육을 많이 받았나보다... 고 다 자란 남친은 얘기합니다.

그리고 저 만나기 전에 좀 오래 만났던 여자가 있는데

그 여자를 소개했을때 헤어져라 하셨답니다.

전 모르는 이유가 있었겠지만

남친 말로는 엄마가 여친생겼다고 하면 질투한답니다.

 

보통 어른들은 딸을 더 케어하고 걱정하지 않습니까?

아들은.. 좀 풀어주고 '너 알아서 해라' 분위기지 않나요?

남자친구는 엄마의 지극한 사랑과 보호 아래 자라서 그런지

술도 잘 안먹고 외박도 안하고 놀 줄도 모릅니다.

남자친구는 한번도 엄마말에 반기를 든 적 없는 말잘듣는 아이였답니다.

한번은 남자친구와 밥을 먹는데

남친이,. '난 결혼해서 집 알아볼때도 엄마랑 같이 볼거야.

엄마가 그런문제는 잘 아니까..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하면 돼.'

라고 말했을 때, 저 조금 기겁했습니다.

평소에도,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고 받아주고 사랑해주는 여자는

엄마라고 말하며.. 엄마같은 여자가 좋다고 얘기합니다.

(그 정도는 이해합니다)

 

친구들은..제가 너무 예민하다고, 너무 앞서간다고 얘기하는데

둘다 아주 어린 나이도 아니고, 연애를 짧게 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라서

아마 큰 이변이 없는 한 몇년은 더 만날 것 같습니다.

둘이 서로 많이 좋아하기도 하구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이렇게 만나다 나이가 차면, 헤어지지 않는 한

결혼 얘기도 나올 것 아닙니까..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이런 말 하면 웃기지만,

어려서부터 한번도 반항한 일 없이 말잘듣는 아들로 자라온

똑똑하고 잘생긴 남부럽지 않은 아들이 보통 여자 데려온다고 해서

인정해주지 않을거라 이 얘깁니다.

저 무역회사 다니고 앞으로 계속 이 분야에 있을건데,

학벌이 안됩니다. 집안도 안되구요.

남자친구는 잘살고 학벌이든 외모든 어디 나가서 말 못할 정도도 아닙니다..

엄마가 아들의 애인문제에도 민감하고 욕심도 많아보이는데

저 노력해서 더 업그레이드 하고 당당하게 뭐한다고 말할 수 있게 성장하면 됩니까?

 

저도 작지만 꿈이 있고 욕심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 앞에서 그건 말그대로 '작은' 꿈일 뿐,

성에 차는 정도는 아니라는 뉘앙스 계속 풍깁니다..

제가 레벨업하면 남친이 당당하게 여친이라고 소개할까요?

한편으로는 제가 왜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 화가 납니다.

무슨 드라마도 아니고, 숨겨가며 연애해야 하는지 답답해요

남친 부모님이 외국에 계시니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만나지도 못했을겁니다.

 

그나마 초반에는, 부모님계실 때 연락 더 없었고 아예 만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기가 보고싶어서 와야겠다고 약속잡았으니

조금 변하기는 했습니다.

정말 목숨만큼 사랑한다, 이 여자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랑하게 되면 더 변할까요?

저는 그렇게 변화시킬 자신도 없고..

주변 사람들도 저더러 곰이라고 하지 절대 여우아니라고,

연애 여우같이 못한다고 합니다.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도 많고, 여기 시친결 게시판도 자주 보고,

과거 남친의 집안과도 왕래가 많았었기에

제 또래 여자들에 비해서 결혼이나 시집문제를 잘알고, 많이 민감합니다.

남자친구 사귈때도, 깊은 관계가 되기전에

집안 분위기를 먼저 살필 정도로 머리로 계산도 하구요...

돈이나 배경을 떠나서, 다 자라도록 자식들을 놔주지 않고

품어안고 사는 부모님이면 부담스러워서 못만나니까요

 

제가 욕심이 많아요.

특히 남친이 엄마의 과도한 사랑을 받으면 민감합니다.

저희 집은 안그렇거든요.

부모님 서로 사랑하시고 당신들끼리 사실거고,

저는 나갈(?)사람이다... 주의기 때문에

부모님이 저에게 간섭 안합니다.

저희집은 아들이 없는데 전 거의 아들처럼 자랐고

아버지께서도 절 크게 터치 안하십니다.

결혼하면 니 인생, 니 가정 니가 알아서 잘 꾸려야 한다 말씀하실 정도니까요.

남친 집은 제가 보기엔 30다 될때까지 끼고 살것 같구요.

말 그대로 이게, 단순한 집안분위기의 차이인지

아니면 남자 친구 어머니가 좀 유별난건지..

알고 싶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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