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彼岸 |2003.09.19 02:47
조회 350 |추천 1

누항사(陋巷詞)

 

            박인로(朴仁老)

 


1. 작가소개

 

나는 그가 거지인줄 알았다.
세상에 대한 힘없는 그의 모습에서 무력함을 읽었는데
소 한마리 빌리러 갔다가 거절당하고 보여주는

그의 청승은...오래 전의 그 머냐..
그니까 나의 20대 초반의 모습이 아닝가 말이다. --;;
헌데 그가 벼슬아치 였다니 당췌 의아하기 까지 했다.

 

박인로(朴仁老 1561-1642)는 임진왜란 때에는 수군에 종군하였고, 
전란 후 39세 때 무과에 급제하여 수군만호에 이르렀으나, 후에 벼슬을 사직하고
독서와 시작(詩作)에 전념하였다.

 

이 후 오성과 함께 유명했던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이 찾아와 누항(陋巷) 생활의 어려움을 묻자,
이에 답한 작품으로 임진왜란을 겪고 난 뒤 곤궁한 생활을 노래하고 있다.

'누항(陋巷)'이란 '논어'에 나오는 말로,
가난한 삶 가운데도 학문을 닦으며 도를 추구하는 즐거움을 즐기는
공간을 말할 때 자주 사용된다.


약간 유치한 부분도 없쟎아 있긴 하지만서도..에..어쨌든
이웃집에 소를 얻으려 갔다가 맨입으로는 빌려주기 싫노라 거절 당하고
상심한 마음을 읊고 있고 세상 일에 대한 체념적 심회를 피력하고 있다.

사는게 다 기러티..머..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양반이 순진하게스리....쯥.. --;;


그러나 이러한 속세의 구차함을 떠나 마음과 정신만이라도 고절한 경지에
들고 싶다는 초월적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역시 보통 사람과는 다른 뼈대가... *.*;;

어쨌든 사대부의 소외되고 어려운 처지를 직시하고 현실 생활의 빈궁함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 조선 전기의 가사가 보여 주었던 자연 완상의 세계
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는 유자(儒者)로서의 당위와 궁핍한 현실 사이에서 깊이 고심했는데, 이런 문제
의식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이 '노계가(蘆溪歌)'와 '누항사(陋巷詞)'이다.

 

임진왜란이 종결된 이후 조선의 논은 대폭 소실 되었으며
인구 또한 대폭 감소하였다.
허나 까마득하게 우리가 잊고 있었던 점은 바로 그 옛날의 궁핍함이다.

벼슬까지 했던 양반의 행색이 이 정도까지 궁핍한 시대였다는 점에서

현대인들은 얼마나 넘치도록 풍족한 것인지
나는 문득 꼭두새벽에 밥하느라 쌀을 퍼 담으며 새삼 기억해 냈다.

차르락차르락 손에 잡히는 하얀 쌀톨들은 당시 양반, 벼슬아치들도 사소하게
입에 대기 힘들었던 먹거리였던 것이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왠지 초라하다라는 생각이 새록새록 들라치는 그런 날에도

쌀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이 현실은
문득 행복하기에 충분한 조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2.작품소개

 

누항사(陋巷詞)

           

                       박인로(朴仁老)


어리석고 세상물정 모르는 이는 나보다 더한 사람 없다
길흉화복은 하늘에 걸어 두고 
누황 깊은 곳에 초막을 짖고
풍조우석(風朝雨夕)에 썩은 짚으로 불 지피니 
세 홉 밥 다섯 홉 죽 만드는데 연기도 많구나.
설 데운 숭늉에 빈 배를 속일 뿐이다.


사는게 이렇다 뜻을 옮길넌가

안빈일념(安貧一念) 적쟎이 품었던데
곧게 살려니 날조차 저어하는구나
가을이 부족한데 봄이라 여유가 있겠으며
주머니가 비었는데 병이라 담긴 것이 무어 있으랴.
빈곤한 인생이 천지간에 나뿐이로다.

굶주림과 추위에 몸이 끊어진들 일단심을 잊을란가.
분의 망신(奮義忘身)하니 차라리 죽겠노라 전대 망태에 줌줌이 모아 넣고
전란 5년을 죽을 각오로 주검을 밟고 피를 건너 몇 백전을 치뤘던고.


이 한 몸 무슨 겨를이 있어 집안을 돌아보랴

늙은 종은 분수를 잊었는데  봄이 왔다 기별해 줄리 없고
밭 가는 일은 종에게 물으라는데 뉘더러 물을란고
직접 밭가는 일이 내 분수인줄 알리로다
농사짖고 밭 갈던 은나라 이윤, 진나라 진승을 천하다 할 사람이 없건만은
아무리 갈려한들 무슨 소로 갈로손고

 

가뭄이 심하여 농사철이 다 늦은 때
서주(西疇) 높은 논 잠깐 지난 비에
길 위로 흐르는 임자없는 물 끌어 반쯤 대어 두고
'소 한 번 빌려 주마' 엉성한 말을 듣고
친절하다 여긴 집에 달없는 저녁 허위허위 달려가
굳게 닫은 문 밖에 어득히 혼자 서서
큰 기침 아함이를 한참이나 한 후에
'어와, 귀 뉘신고?' '염치 없는 내올시다.'
'초경도 거의 지났는데 귀 어찌 와 계신고?'
'해마다 이러하기 구차한 줄 알건마는 소 없는 가난한 집에서 걱정이 많아 왔삽노라.'
'공것이거나 값을 치거나 간에 내주었으면 합니다만
 어젯밤에 건넛집 사람이 목이 붉은 수꿩을 구슬 같은 기름에 구어 내고
 갓 익은 좋은 술을 취하도록 권했거든 이 은혜를 어이 아니 갚을런고
내일 주마' 하고 굳게 약속을 했었거든
약속을 어기는게 편하지 못하니 머라 말하기 어렵네라.
사실이 그러하면 설마 어이할꼬
헌 모자 숙여 쓰고 축 없는 짚신에 설피설피 물러오니
풍채 작은 내 모습에 개들이 짖을 뿐이로구나.

 

달팽이 집에 들어간들 잠이 와서 누웠으랴.
북창을 기대 앉아 새벽을 기다리니
무정한 오디새는 이내 한을 돕는구나.
아침이 가도록 상심하야 먼 들을 바라보니
즐기는 농부가도 흥없어 들리난다
세상 물정 모른 한숨은 그칠 줄 모른다.

아까운 저 쟁기는 볏보임도 좋을씨고
가시 엉킨 묵은 밭도 쉽게 갈 수 있으련만
빈 집 벽 한가운데 쓸데없이 걸렸고야.
봄갈이도 다 지났겠다 그냥 집어쳐 버리자.


자연을 벗삼고 살겠다 꿈꾼지도 오래더니
먹고 사는 일이 걸리적거리니 어허~ 다 잊었도다.
냇가를 보니 푸른 대나무도 많구나.
잘난 선비들아, 낚싯대나 빌려라.
갈대 깊은 곳에 명월청풍(明月淸風) 벗이 되어
임자 없는 풍월강산에 절로절로 늙으리라.
무심한 백구(白鷗)야, 오라 하며 말라 하랴?
고달프지 않을데는 이 뿐인가

 

별볼일 없는 이 몸이 무슨 소원이 있으리마는
두세 이랑 되는 밭논을 다 묵혀 던져 두고
있으면 죽이요 없으면 굶을 망정
남의 집 남의 것은 전혀 부러 말렸으라.
내 빈천이 싫다고 가라 손헤친다 물러가며
남의 부귀 부러이 여겨 오라 손을 친다 나아오랴?
인간 어느 일이 명(命) 밖에 생겼으리
가난해도 불평없이 사는게 어렵다고 하건마는
내 생애 이러하되 서러운 뜻은 없노왜라.
밥 한사발 물 한모금, 이도 족히 여기노라
평생 한 뜻이 잘 먹고 잘 입는 데는 없었노라.
태평천하에 충효를 일을 삼아
형제 화목하고 벗끼리 잘 지내는게 나쁘다 할 놈 뉘 있으리 
그 밖에 남은 일이야 생긴대로 살렸노라.
 

* 원문이 좀 어려워 알기 쉽게 고쳤습니다.
  원문이 필요하신 분은 인터넷에서 검색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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