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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휴일

님프이나 |2008.04.06 18:13
조회 291 |추천 0

  “너 큰 일 났어?”
  “무슨 일인데?”

 

  “회사 배관공사 때문이야?
  수현은 남자친구와 함께 손가락으로 부장의 방을 가리켰고 유리는 의아해 어깨를 으쓱하며 천장을 바라보았다.

 

  수현은 유리를 따라 천장을 한번 홀깃 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건물 어떤 미친 자식이 화장실 변기에 뭘 잔뜩 버렸나봐. 그래서 건물 배관이 여기저기 난리가 났어. 오늘 하루 종일 화장실 못쓴데. 근데 문제는 그건 아니야.”

 

  수현은 부장의 사무실 도어를 손가락으로 다시 한번 가리키곤 두 손으로 머리 위에 뿔딱지를 그렸다. 유리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참! 말을 말아야지.’
  사랑의 폭풍우가 지나가고 아침부터 우스운 일들이 자꾸 생기니 말이다.

 

  “톡 톡”

  유리는 노란색 코트를 벗고 결재 파일을 하나 들고 부장의 사무실 쪽으로 걸어들어 가며 노크했다.

 

  “굿모닝!”

  사무실 도어를 열자 낯 설은 30대 초중반의 재수 없어 보이는 여자 한명이 못마땅하다는 듯이 유리를 맞아주었다.

 

  “Sorry!”
  결재 파일 너머로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는 유리가 아주 모르는 사람은 아니었다. 얼마 전 동남아에서 저술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그녀는 국적은 한국이지만, 미국에서 초중고를 나와 대학만 달랑 한국의 명문대를 다녔다. 아이비리그가 아닌 한국의 명문대를 나온 것은 네트워크화 된 한국사회의 인맥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다시 도미 MBA, 세계 각국을 다니며 자신의 캐리어를 쌓았는데, 그녀의 동남아에서의 저술활동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유리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녀도 유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리가 그녀를 부러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히 미인은 아니지만, 175센티도 넘는 아주 큰 키에, 세련될 정도로 다소 마른체형, 최고의 능력까지 갖춘 그녀는 그녀가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유리는 그런 그녀가 싫다.

 

  사랑의 후유증으로 며칠 나오지 않은 사이 상사인 부장은 바뀌었고 바뀐 상사는 그런 그녀였다. 잡지에서 보아온 그녀가 회사 사장과 교류를 하는 장면을 먼발치서 보기는 했지만 바로 자신의 직속상관으로 올 줄은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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