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연인들처럼 아니 좀 더 다를 수도 있겠지만(다툼이 잦았었다는 말)
다툼도 많고 의견 대립도 잦았고 서로 모진 말로 상처투성이로 만들고
그래도 여전히 미워도 사랑하기에 우여곡절 중에 만나고 있는 커플입니다.
나이차이가 좀 많아요. 11살차이구요. 저는 24살 입니다.
서로 그렇게 자꾸 부딪히고 그럴 때마다 결국 대화를 통하여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바로 엊그제 주말 또 불씨가 터지고 말았어요.
황금같은 주말 토요일 남자친구와 영화를 보기로 약속했고
저는 남자친구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항상 무언가를 해줄까, 어떤 행복한 말을 할까 구상합니다.
참! 교제한지는 이제 5개월 입니다. 한창 좋을 때라고는 하지만 저희에겐 고비가 많았습니다.
여하튼 저는 지난 주부터 남자친구에게 무엇을 선물할까 고심 끝에
지포 라이터를 인터넷으로 주문하였고
비흡연자인 저는 지포 정품 오일까지 편의점에 처음으로 사러 찾아다니며
제가 직접 라이터를 받고 기름도 채우고 그렇게 예쁘게 포장까지 하여 남자친구가 나로 인해
행복한 그 날만을 기다리며 지난 토요일 열심히 일하고 퇴근후,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저는 담배를 싫어하지만, 남자친구는 흡연자이기에 당장 끊으라해서 끊어질 것도 아니기에
이왕 남자친구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었음 좋겠다 싶어, 옷가지 보다는 지포 라이터를 생각한거죠.
항상 일회용 라이터에 xx안마방, oo클럽 등등 이라고 적힌 배너가 보기 좋지도 않았기에 말이죠.
그렇게 우린 서로 기쁘게 만났고 만나도 서로의 얼굴에는 미소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보고싶던 영화를 보고 다음 반주를 할 장소를 선택해야 했죠.
참고로 저는 아주 계획적인 것을 좋아합니다.
영화 보고 어떤 메뉴에 따라 갈 곳이 머릿 속에서 퍼뜩 정리가 됩니다.
그러니 시간 낭비도 없고 지체할 일도 없으며 머뭇거리며 의견 충돌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지요.
여자들은 치밀하지만, 남자분들은 데이트 코스나 철저한 계획에 대해서 너무 여유로운 듯 합니다.
무모하다고 해야 하나요? 싸운 발단이 이렇습니다.
저는 선물도 백에 준비해왔거니와, 오늘만큼은 남자친구와 맛도 좋은 괜찮은 식당이라든가
술집에 가서 기분 좋게 서로 취했을 때... 짜잔~~~~!!!! 하고 이벤트랍시고 내밀려고 했었습니다.
헌데 그날따라 남자친구는 왠 포장마차를 가자는겁니다.............
그래요. 뭐 포장마차라도 상관없지... 함께하는 그 순간이면 족하니까...
그런데 아는 포장마차를 가자는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며칠 전, 평일날 가자고 했던 연예인이 자주 가는 포장마차가 있다며 인터넷에서 발견하여
바로 당일날 가자고 했었는데 남친이 평일은 좀 그렇고 주말에 날을 잡아 한번 가자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했을 뿐.... 제가 가자던 그 연예인 단골 포장마차의 약도를
메모해두지 않았던 것입니다. 가기로 한 당일 날 일찍 찾아서 메모해두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헌데 남자친구는 다음으로 미루었던 그 포장마차 약속을
별안간 영화보고 난 뒤, 토요일날 바로 가자는 것 아니겠나요?
저는 그 포장마차가 강남구청역에만 있다는 것만 알지, 몇번 출구인지.... 어떤 건물을 등지고
있는지 약도를 외워놓지 않았지요. 꺼냈을 때 다음에 가자고 했기 때문에 거절의 의미로 알고
바로 창을 닫았던 겁니다. 저는 말했습니다.
"오빠, 아니 가고 싶으면 낮에 미리 말을 하지. 그럼 내가 다시 찾아서 약도 알아놨을텐데...."
- 너 강남구청역이란건 알잖아? 뭐 가끔은 이렇게 무모할 때도 있는거지. 일단 가보자.
이러는겁니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아니 가서 그 알지도 못하는 동네에 제가
포장마차 간판 이름도 긴가민가 기억이 안나는데 뭘 어떻게 찾겠다는건지... 황당했지만
혹시나 길거리 사람들에게 술집이 밀집되어있는 지역을 물어보면 기억 날 수도 있겠지 하곤
강남구청역에 하차했습니다. 아무 출구나 나왔지요. 그런데 왠일...
넓직한 도로사거리에 아파트 단지일 뿐...... 이런 도로변에 그런 포장마차가 있을 리 없죠.
아마도 어떠한 건물을 등지고 구석에 있을 법한데.... 길거리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니
어떻게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는....ㅡㅡ;;;; 저는 할 수 없이 지금 이 시간에 컴퓨터 하고
있을 법한 친구들에게 전화를 일일히 했습니다. 지식인에 검색을 해보라는 부탁을 하려구요.
그러나 친구들도 어떻게 그 시간 다 바깥이더군요....(오후 6시 30분)
두명 세명 네명... 슬슬 짜증이 났습니다. 남자친구 역시 뻥쪄서 도로에 그냥 서있더군요.
그리고는 이럽니다.
"안되겠다. 그냥 너가 언젠가 말하던 논현동에 포차 가자."
ㅡㅡ;;;;;;;;;;;;;;;;;;;;;;;;;;
그렇죠. 강남구청에서 논현역은 바로 전방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포장마차 갈 생각도 못했습니다. 포장마차를 무시하는게 아니라 오늘만큼은
둘이 좀 상의하여 괜찮은 식당을 가거나 차라리 괜찮은 횟집을 가거나 좀 기분좀 내려고.....
그때 제가 그 논현역 포장마차를 가기 싫으면 가기 싫다고 말을 했어야 하는데
뭐 씹은 얼굴을 해가지고 남친 말대로 이끌려 논현역 포차를 갔네요.
포차 앞에서 내리자 마자 그 포차를 보니 더욱 들어가기 싫어집니다.
토요일이라 테이블도 없거니와 짜증이 마구 솟구쳤지요. 남친은 들어가려 합니다.
하지만 테이블도 맘에 드는 자리도 없고 나오자고 했고 저는 짜증을 내버렸습니다.
그렇게 길거리에서 실랑이를 벌였고, 남친은 도무지 내가 왜 짜증을 내는지 몰라하며 당황했죠.
아마도 제가 화가 난 것은.... 오늘을 특별한 날이라고 홀로 정하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무모하게 무슨 포장마차를 찾아서 마냥 강남구청역에서 시간낭비...
오고 싶지도 않은 논현동까지 와서 맘에 드는 술집도 없고...
남친도 폭발하였는지 화를 내더군요.
저는 그렇게 빨리 이 다툼과 논현동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무작정 택시를 잡고 화가 나 있는
남친에게 빨리 타라고 내질러 타고 저희 동네 사당으로 와서 결국 흔한 선술집에 들어갔습니다.
저도 모르게 화가 왜 그렇게 솟구쳐 올랐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봐도 내가 무서웠으니까... 아마도 지난 날 남친과 다투었던 속상한 잔재들이 한꺼번에
분출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친입장에서는 황당해 욕이라도 나올 노릇이겠나봅니다.
남자친구 역시 기분이 상할대로 상한지라 소주 한잔을 연거푸 홀로 꺾더니 저를
타이르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화해의 제스쳐도 보입니다. 남자친구는 왜 화가 났는지
제게 묻습니다. 저는 노발대발하여 차분치 못하고 화를 내며,
"앞으로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미리 말을 해!
내가 다 약도 기억해서 올테니까! 무모하게 좀 움직이지좀 말고 계획 있게 하자고!!!!"
그러자 남친은 말합니다.
알았어. 그래서 논현동으로 가자고 했을 때, 너가 싫으면 안가겠다고 하면 되지 않느냐?
전 말했죠.
아니 그럼 오빠가 그렇게 오늘따라 포장마차들을 가고 싶어하는데 단박에 거절해?
난 생각도 못했다고. 아니 왜 하필 오늘 예기치 않게 포장마차야?
오빠 : 그래서 안들어가고 나왔잖아. 그럼 된거 아니야. 그게 그렇게 화 낼 일이야?
나 : (난 오늘 나름대로 특별한 주말을 보내고 싶었단 말이다... 선물도 준비해왔다고.......)
그렇게 둘은 다투었고 남자친구는 저를 더욱 화나게 만들었습니다.
불붙은 집에 부채질 하는 격이었습니다.(저에겐 그랬다는 말)
"화가 났어도 오빠가 더 황당하고 더 열받아야 할 상황 아니겠나... 네가 잘못했다. 맞지 않나?"
라고 자꾸만 확인사살하는 기분에.... 저는 풀릴 리 없었고
남친 역시 내 이벤트를 꿈꾸던 속도 모르고 그렇게 저희 둘은 기분 나쁘게 술잔을 기울였고
그렇게 둘이 3병을 먹고 2시간동안 길거리서 실랑이 한지라 피곤하고 시간도 늦고........
저는 그제서야 선물을 내밀었습니다. 남친이 취하고 나서........
호들갑 떨며 라이터를 보고 기뻐할 거라 상상해오던 지난주의 계획이 산산히 어긋나며....
그렇게 우린 술집을 나왔고 저는 3정거장인 집으로 가는 전철을 탔고 남친은 따라왔습니다.
소주 좋아하는 남친과 한번쯤은 좀 피자먹으러 가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남친이 살짝 취해서 그러더군요.
"너 이대로 갈거야?" 그래서 전 말했죠. "어."
"내일 정오에 피자헛가자...."(같이 있자는 말) 듣고 싶은 말 이제서 듣게 되었네요.
- 집에 갈거야."
남자친구가 외박을 하자고 할 때, 바로 그래 갑시다~ 할 여자분 없을 것 같은데...
순간 집에다 무어라 거짓말을 하며라고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같이 있고는 싶지....
망설이다가 남자친구가 세번째 물었을 때, 정리가 되어 알았다고 할 수도 있는건데
남자친구는 한두번 물어보고 말아버립니다. 여기서 남녀 심리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요.
남자친구가 1번 같이 있자 물으면 거절을 합니다.
남자친구가 2번 같이 있자 물으면 생각을 해봅니다. 이 부분이 시간이 길면 길 수록
남자친구와 함께 있어도 되겠지? 날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지? 어쩌다 괜찮겠지?
그래... 집에다가 찜질방 간다고 하는거야...라고 동조하려던 참에 남자친구는 세번째 말합니다.
알았어. 잘 들어가. 이때 열이 받는 거죠.
여자인 내 딴엔, 아니 왜 같이 있고 싶다고 해놓고 맘이 끌려가니 왜 집에 보내는 거지?
남자친구가 택시 태워서 보내려는 거, 저 술도 취했겠다 열받아서 바로 버스타고 가버렸습니다.
전화와 문자가 오더군요. 대체 너 왜그러는지 모르겠다... 맨날 그렇게 혼자 속앓이 하지 말고
말을 좀 해라....
일일해 해달랍니다... 아니 일일히 어떻게 설명을 하나요? 일일히 설명하면 또 여자인 나는
쪼잔하고 소심한 여자가 졸지에 되지 않나요? 일일히 서운함을 말하자면 남자는 듣고 있지도
못할겁니다. 일일히 말하면, 또 이럽니다. 넌 어떻게 그런 사소한 걸 가지고 다 토라지냐???
가끔씩은 저는 생각합니다.
내가 정신이 좀 이상한걸까? 내가 정말 그렇게 문제가 있는걸까? 라고 자괴감에 괴로워하다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거나 인터넷을 보면 내가 이상한게 아니라 나와 똑같은 여성의 심리들이
다분하며 저마다 속상하다고 남자는 알 수 없다고 올리는데....
그럴 때마다 남자친구가 원망스럽습니다.
나이차이도 많은데다가 이건 뭐 동갑같기도 하고... 일일히 말을 해달라니...
지금 남자친구 말고도 연애 몇번 해봤죠. 나이 차 많은 사람도 만났었습니다만
지금처럼 이렇게 여자의 맘을 몰라서 일일히 말해줘야만 이해하는 남자는 처음입니다.
이러다 제가 지치겠고 저만 미쳐가는 것 같아 대체 앞으로 얼마나 다투고 헐뜯고 미쳐가야
서로를 알아가는 걸까요? 그 생각하니 끔찍해집니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퉈왔는데...
(연애 초기에는 너무 무뚝뚝하고 무관심해서 제가 가슴앓이가 심했었음. 지금은 적극적임.)
저도 제가 왜 이렇게 예민하게 변해버렸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사랑해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싶고 내 능력이 된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 길을 가다 어울릴 것 같은 넥타이... 사주고 싶은 맘
당연한데...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하라고 해서 하면 이렇게 또 상처뿐이네요.
참고로 그 지포 라이터 선물하고 고맙단 말 못들었습니다.
이 역시, 속으로 쌓아두라고 하지 말라고해서 저 문자 보냈습니다.
"어제 싸운건 싸운거고 고맙단 말도 안하나?"
그러니
잘쓸게 고마워
딱 이럽니다....
이제는 선물 같은 것도 사주고 싶지도 않네요.... 이렇게 해서 남는 것도 없고
참 남는 걸 따지냐고 또 하시겠지? 주는 사랑도 받는 상대방의 표현에 따라 달린 것 아니겠나요.
저 같은 경우는 상대방에게 푹 빠지면 간이고 쓸게고 다 빼주는 편이라
사랑을 조절하고 아끼고 이런 것 잘 못합니다... 헌데 이제는 점점 겁쟁이가 되어가는군요.
다시 화해하면 시간만 좀 길뿐... 다시 사랑한다 서로 속삭이겠죠.
그리고 다투면 저는 또 미칠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자친구는 그런 나에게 지쳐가겠지요.
영문도 모른체 차이는 기분이라며 또 말하겠죠. 모르겠습니다. 어디서부터 꼬인건지....
너무 우울하네요....
안그래도 요즘에 직장 문제 집안 문제로 너무 힘든데(장녀임) 가장 기쁨이어야 할 연애까지
이렇게 갑갑하니.... 충고좀 해주세요.... 다시 안정을 찾고 밝아질 수 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