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을 즐겨보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오늘 톡을보다가 바람둥이에 대한 이야기가 있길래
문득 몇년전에 만났던 한 남자가 생각나서 써보려고요~
때는 2005년, 그때까지만 해도 20대 중반이었던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중에
지금 생각하면 절대 이해할 수 없으나
그때 잠시 머리에 총 맞았는지;; 학구열이 막 솟구쳐서 대학원에 입학을 했습니다.
낮에는 직장다니고 저녁에는 학교로 가는 나름 주경야독이었던거죠 ![]()
입학전 2월달에 과에서 신입생환영회를 했는데
거기서 그 바람돌이를 만나게 됐어요;;
저를 포함한 신입생이 8명이었는데 그 남자도 신입생이었구요.
인사하고 밥먹고 술마시고 뭐 그러다보니 사람이 참 괜찮은겁니다 ㅎㅎ
바람둥이들의 특징이겠지만 외모가 막 잘생기고 그런게 아니라
외모는 보통인데 말을 잘하고, 분위기 잘 맞추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매너가 굿이잖아요.
그 남자도 좀 그런 편이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6년된 애인이 있다고 하길래
아 그냥 그런가보다..넘어갔죠 . 전 3년째 애인이 없는 상태 ![]()
그렇게 입학을 하고
저희 동기들끼리 많이 친해져서 술도 자주 마시고
놀러다니고 그러면서 그 남자랑도 많이 친해졌어요.
글구 직장인 대상으로 한 특수대학원이라 연령대가 높아서
제가 과에서 막내였구, 선배중엔 저희 아빠랑 같은 나이신 분도 계시고;;
다들 나이 차가 많았는데 그 남자는 저랑 4살 차이. 오빠~동생하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죠~
또 우연히도 사무실이 근처여서 (저는 강남역, 그 남자 교대역)
그 남자가 차가 있으니, 학교가는 날은 저희 회사앞으로 와서 저를 픽업해서 같이 학교가고 그랬거든요.
그렇게 두 달쯤 지났나?
그 날도 수업끝나고 선배들 동기들 다 같이 술을 엄청 마시고 ㅎㅎ
그 남자는 대리운전 불러서 가고, 전 택시타고 집에 왔거든요.
집에 오는 길에 서로 문자를 주고받다가 갑자기 저희 집 앞으로 온다는거에요;;
뭐 저희 집 앞에 같이 갔던 포장마차가 있는데 거기 우동이 먹고싶다나;;
바로 택시를 타고 왔는지 정말 집 앞에 왔길래
우동으로 해장하고 뭐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갑자기 저에게 고.백.을 하는 겁니다 ![]()
좋아했대요. 첨 환영회에서 봤을때부터...
그 날 제가 입었던 옷도 기억하고, 제가 했던 말들 줄줄이 얘기하더라구요;;
황당하잖아요 ㅠㅠ
6년이나 사귄 여자친구는 뭐냐고 했더니, 뭐 헤어지는 단계라나? -_-
진작에 헤어지기로 했는데, 워낙 오래사귀다 보니 단박에 끊지 못하는 것일뿐,
가끔 전화는 오는데 만나지는 않는다고.
솔직히 그 말도 별로 안믿었지만,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허전하고 못잊겠어서..그래서 나한테 이러나 싶고, 기분이 좀 그렇더라구요.
그 날은 술도 마셨고 해서 그냥 별말 없이 보내고, 일단 한번 지켜보기로 혼자 맘을 먹었죠.
근데 그 후부터 정말 더 잘해주고 챙겨주고 막 그러는데
솔직히 엄청 흔들리더군요;; ㅠㅠ
그냥 그렇게 어정쩡하게 지내는 중에,
왜 여자의 느낌이란거 있잖아요.
이상하게 이 남자가 여자친구랑 연락을 계속 하는거 같은 느낌? 뭔가 숨기는 듯한?
나랑 같이 있을때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데, 왜 같은 전화라도
어떤 전화는 내 눈치를 보고, 말하는 것도 부자연스럽고 뭐 그런...
나쁜건 알지만 너무 궁금하고 답답한 맘에
그 남자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첨으로 핸드폰을 열어봤는데!!!
역시나...이름은 무슨 애칭으로 저장되어있고 (오래되서 기억 안남;;) 그 이름의 문자만 수두룩 한겁니다.
역시 내 느낌이 맞았구나...
씁쓸하고 표정관리가 안되더라구요 ![]()
근데 문자를 대충 훑어봤는데
뭐 보고싶다, 잠이 안온다, 힘들다...그런 내용중에 눈이 뒤집힌 문자 하나......
'오빠, 난 오빠한테 뭐야? 정말 그 생각만 하면 미칠꺼 같아' 뭐 이런 비슷한 내용이었는데,
중요한건...그 남자의 여자친구는 그 남자랑 동갑이라고 알고 있었거든요?
오빠?? 그럼 이건 뭥미?
여자친구 말고 또 다른 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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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했죠.
짧은 순간에 본거라 내가 잘못 본건가? 아님 내가 잘못 알고있었나?
혼자 계속 그렇게 의심을 키워가던 중...드디어 일이 터진거죠 ㅎㅎㅎ
월요일 저녁 수업이 휴강이 된 적이 있어요.
보통 휴강되기 전에 공지나 문자로 알려주니까 며칠전부터 알고있었구요.
그래서 그 날 영화 보러 가자고, 자기가 예매를 한다더라구요;;
미리 예매를 하고 그 날 분당 CGV에 영화를 보러 갔죠.
영화표 출력하고 티켓팅 하려고 가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가 막 소리를 지르는거에요.
정말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_-;;
뭐지? 이러고 있는데 그 여자가 저랑 그 남자앞으로 무섭게 걸어오더군요;;
그러더니 그 남자한테 막 악을 쓰면서 하는 말이
"이 여자 뭐야?
무슨 사이야? 언제부터 만난건데?
여기가 학교야? 수업 듣는다며?
오빠 어제도 나 만나서 같이 잤잖아?
난 뭔데? 뭐냐고???"
"니가 뭔데 이래?
니가 내 여자친구야? 여자친구도 아니면서 왜 오바하고 지랄이야?"
이러더니 정말 기분 나쁘게 그 여자를 밀치고, 저를 데리고 영화관으로 들어가려는 겁니다.
잉? 이건 또 뭥미?? 여자친구가 아닌거??
그럼 이 여자가 그 문자의 주인공인건가?
순간 정말 뒷통수 한대 맞은거 같고, 뭐가 뭔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그래서 그냥...둘이서 얘기 하라고 난 간다고 그러고 돌아섰네요.
그랬더니 나보다 몇살은 어려보이는, 10센치는 족히 작아보이는 이 여자,
저를 잡더니 무슨 사이냐고 계속 캐묻길래,
나는 학교 동기인데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고, 그러는 너는 누군데 이런 짓을 하냐고 했더니,
그 여자...직장 동료랍니다. 저보다 4살이나 어린;;
여자친구 있는거 알고, 2년전부터 만났답니다.
저한테 얘기하면서 눈물을 펑펑 쏟는데, 이건 난감해 미칠 지경 ㅠㅠ
그제서야 자기도 주위 시선이 챙피했는지, 죄송하다고 영화 재밌게 보시라고 말하고 가네요.
결론은 그 남자, 여자친구도 만나고 있고, 그 직장동료도 만나고, 저한테까지 ㄷㄷ
거기다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여자가 있을수도~
정말..기가 막혔던건 그 여자가 말한 같이 잤다는 어제라는 날, 낮에 저 만났거든요.
근데 친구 만난다고 가더니 그 여자 만난거였고...
그동안 내 오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알고보니 그 남자가 절 감쪽같이 속인거였고...
남자, 여자를 떠나서 인간적으로 너무 실망이더라구요 ![]()
그 후론 뭐...술먹고 찾아와서 울고 집앞에 몇시간씩 있고
그렇게 해도 학교에서도 아예 없는 사람 취급을 해버렸어요.
내 마음도 너무 안좋았지만 그렇게 밖에....
그렇게 1년 넘게 일주일에 몇번을 마주치고 같은 수업들어도
정말 말 한마디 않고 지내면서 어느덧 4학기가 다 지나가고..
지금은...전 작년에 학위받고 졸업했구요,
그 남잔 종합시험 떨어져서 논문도 못쓰고 휴학 상태에요.
그런 일 진짜 친한 동기 한명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데,
자격지심인지 뭔지 과모임이나 행사에 전혀 안나오네요..
지금은 그 여자들과 어찌 되었는지 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