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몇번 기다리시죠?
도서관을 나온 시간은 저녁6시.
버스를 기다리다 눈앞에 어떤 여학생을 발견하곤 머리속에서 나의 용기를 북볻아
주는 말한마디가 생각났다.그래 " 남자로 태어나서 여자한테 말한마디 못걸어보겠냐"
그녀는 차림새는 청바지에 티셔츠 그냥 대충 묶은듯하지만 머리결리 좋아보였고
먼곳을 응시하고 있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눈.하얀운동화.165정도 되는 키.
가끔 시계를 쳐다보며 어딘가에 급하게 가야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참을 응시하다 그녀가 움직이는 사이에 111번 버스에 그녀가 몸을 실는다.
순간 뇌리를 스치며 무심코 올라선 버스의 이정표를 보면서 생각한것이
내가 지금 왜이러고 있는거야???
그리곤 내옆에 그녀가 서있다.
순간 심장에선 박동수가 빨라지고 머리에선 나름대로의 버스에 올라온 이유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타이밍 그래 타이밍이야....한참을 생각하다 말을 건내려는 순간 '다음 정류장은XXX 입니다"
란 카랑 카랑한 여자목소리에 다시금 타이밍을 놓쳐버린다.
이미 버스는 집의 반대편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이렇게 된거 말이나 한번 붙여보자" 버스값이 얼만데..아놔......
그리곤 사람들로 붐비는 버스에서 그녀의 종착점이 과연 어딜까 하며 생각하고 있을
무렵 그녀가 사람들을 헤치고 문앞에 서서 내릴 기세를 하고 있다.
1997년 어는 봄..나는 친구들과 도서관에서 중간고사를 준비하느라 새벽일찍부터
도서관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며 입장시간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름 공부는 썩잘하지 못하였지만 나름 열심히 하는 노력파였다.
일요일은 항상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어느때는 일찍나와서
커피숍에서 죽치고 음악들을때도 있었다.
그날도 조금 심란한 터였고.고3때라 스테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멍하게 하늘만 보고 있자니 답답하고 그냥 집에일찍가서 따뜻한 김치찌게에
밥이나 말아먹자는 심보로 도서관을 나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흔들리는 버스에서 그녀가 내린다.
사람들이 몇명내린후 나도 그녀가 내린 버스에서 나도 내린다.
이젠 어쩐다..초등학교때도 좋아하는 여학생이 내이름만 불러도 귓불까지
빨갛게 달아오르던 나였는데 이쯤까지 왔으니 결판을 보자란 심보였을꺼다.
요즘세상은 스토커니 뭐니 낯선사람을 경계하는 세상이라 어떻게 보였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다.
그녀의 뒤를 조심스레 따라가서 말하면 놀랠까봐 빠른 걸음으로 그녀앞을 지나
몸을 돌린뒤 "저기요"라고 말하고 섰다.순간 무슨말을 더 길게 ~~해야할까란
말이 머릿속을 멤멤돌며...그래 다 말해버리자.
"아까 버스정거장에서 보고 따라왔어요" 나쁜사람아니니 안심하세요!
뭐 찔리는게 있는지 첫마디가 나쁜사람아니라고 말해버렸다.
그리곤 그녀와 눈을 맞추쳤을때 그녀는 하얀이를 들어내보이며 멋쩍은 웃음과 조금은
경계하는듯한 태도로 나를 대하고 있었다.
그러자 말이 술술 나오기 시작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봤는데 너무나 이뻐서 감히 말한마디 걸어보려고
여기까지 오게됐습니다.제 집은 반대편이고 지금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네요"
별다른 약속없이 집에 그냥 가시는거라면 커피한잔 할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라며 길건너편의 자판기를 가르킨다.
땡스랑 거스름돈이 떨어지며 길커피를 받아들고 잠깐 멋적게 서있는데 그녀가 말을
꺼낸다.
여:몇학년이에요..
나:고3요
여:공부안해요?
나:오늘 하루종일 시험공부했는데..
여;진짜에요?
나:책가방 보여드려요?
여;까르르르...
순간 나를 심문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난 본분을 다하는 성실한 학생임을 강조하듯
그녀에게 말했다.
그모습이 우서웠는지 꺄르르르 헤게 망칙한 웃음소리를 낸다.
10분정도 대화를 해보니 세침하게 보이는 외모와는 다르게 소탈한 성격이였다.
인연의 끈을 오래 가진하고 싶다며 연습장을 찢어 삐삐번호를 적어준후
그녀을 뒤로하고 급하게 집에 가는 버스에 올랐다.
그뒤로 몇번의 전화통화와 두 어번의 만남을 통해 영화에서 자주 단골 메뉴인
"좋은 대학가~~그때 연락하자" 란 말을 남긴후 인연의 끈은 시시콜콜하게
끊어져 버린것 같다.
제2탄 지하철 그녀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