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미니홈피 글이야
워낙 유명하고 사람들이 많이 본다지만
새영화 <크로싱> 에서 탈북자 역할 하면서, 느낀걸 직접 쓴 일기.
제발 이번엔 꼭~~ 영화 잘 되었으면 좋겠다 ㅠ_ㅠ
참 인간적이고, 좋은 사람 같은데 말이지...
2007년 5월 15일 막막함.

비행기가 몽골상공으로 접어들자, 뭉게구름이 하늘을 뒤덮었다.
하얀 양떼 같은 구름바다를 바라보던
나는 마치 맷돌을 삼킨 것 마냥 마음이 무거워짐을 느꼈다

나는 이 영화에서 탈북자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내가 탈북자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지난 석 달 동안 인터넷을 들락거리며 읽었던
탈북자수기 몇 편과 몇 권의 책, 그리고 탈북자 출신 스텝과 나눈 몇 마디가 전부였다.
이제 불과 두 달 후면 촬영이 시작될 텐데,
이들을 연기하기에는 그 무엇인가가 결정적으로 부족했다.

이제 불과 두 달 후면 촬영이 시작될 텐데,
이들을 연기하기에는 그 무엇인가가 결정적으로 부족했다.
2007년 5월 16일 배고픔
2007년 5월16일, 이날 저녁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조금 있으면 가시리라 생각했던 오한은 두꺼운 이불과 담요 속에 있는 나를 계속 괴롭혔다.
그리고 잠시 후, 구토가 시작되었다. 내 안의 오물들을 빼내면서, 문득 올려다 본 밤하늘..

밤하늘에 별들이 보였다. 쏟아질 듯 가깝게 내려온
수많은 별들이 거대한 양탄자처럼 온 세상을 뒤덮고 있었다.
표현할 수 없는 대자연의 거대함과 찬란함이 잠시 동안 한기를 잊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떤 생각이 쏜살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 그랬구나. 그들은 이렇게 죽어갔겠구나”

그날 이후,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를 못했다. 사흘째가 되자 정말 배가 고팠다.
먹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겨우 사흘을 굶었을 뿐인데,
나는 세상에서 제일 배고픈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문득 그들과 조금 더 가까워 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투리 선생
제작진은 고르고 골라 두 명의 함경남도 사투리 선생님을 준비했다면서
나더러 둘 중 한 사람을 선택하라고 했다. 둘 중 한 명을 선택하라니..
내가 무슨 재주로, 무슨 자격으로 선택을 하나..


남자 선생은 요즘 낙지를 팔러 다닌다. 얼마 전, 오랜만에 남자 선생을 만났다.
“장사 잘 됩니까?” 내가 물었다.
“잘 안 됩니다.” 그가 대답했다.
“장사 잘 안되면 어쩌죠?” 내가 물었다.
“목숨 걸고 해야죠.” 그가 대답했다.
목숨 걸고 찾아온 대한민국 땅에서 그는 또 다시 목숨을 걸고 있었다.


크로싱의 연출을 맡은 김태균 감독님이 말했다.
“저거 3월초에 심은 거에요.”
영화가 만들어 지지 않았다면, 콘 프레이크를 만들어 팔려고 했을까?주연배우도 없고,
사십억원에 이르는 순 제작비를 책임질 투자자도 없는 상황에서
강원도 영월, 남의 땅에 옥수수를 심는 사람의 심정은 어땠을까?

누구든 이 세상에서 마지막 날을 맞을 것이다.
내 인생을 결제하는 마지막 날, 나에게 던져질 최종 질문은
“내가 옳다고 믿는 바를 실천 했느냐? 아니면 실천 하지 않았느냐?” 일 것 같다.


* 잠시 인터넷이 되지 않는 곳에 갔다가 4월22일에 돌아옵니다.
22일 이후에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러고 아프리카로 봉사간 차인표!!!!
노력한만큼 성과 있길 바래요! 진정성이 느껴지는 배우~